6일간의 짧을 피한(?)여행에서
오늘 돌아왔습니다.
아직 새해 인사를 못드린 모든분들에게
새해 인사 드립니다. (꾸벅~~)
내가 살고 있는 도시는
겨울이 길고 추워서 우리집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2주간의 짧은 방학을 이용해서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갑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10-15도가 낮은 한파가 오래 우리동네에 머무르고 있어서
그저 여기보다 조그만이라도 따뜻한 곳으로 피하고 싶은차에
평소에 좋아하는 샌프란시스코로 가게 되어서 마냥 기분이 좋아서
아무 미련없이 영하 29도의 공항을 뒤로 하고
바다, 자유, 문화와 예술이 잘 조화된 샌프란시스코로 떠났습니다.
도착시의 밖의 기온은 영상 12도라는 말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떠올랐습니다.
방문 시기가 마침 정초이기도 하고 몇년만에 방문이라서
샌프라시스코과 근교에 살고 계시는 주로 시댁 친척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맛난 음식을 나누면서 그동안 밀린 얘기로 밤을 지새우면서
처음 이틀을 잘 보냈습니다.
세번째날은 학회 참석차 이 도시에 방문한 남편은 회의에 가고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자 시댁쪽 식구들과 만나느라
나름 차려 입었던 옷들은 훌훌 벗어던지고
간편하게 레깅과 헐렁한 셔트에 편하고 따뜻한
ugg 부츠를 신고 카메라만 목에 달랑 걸고
묵고있는 호텔에서 불과 한블록만 떨어진
샌프란시스코의 명소인 유니온 스케어(Union Square)로 일단
룰루랄라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부리나케 걸어 나갔습니다.
이번이 네번째의 방문이지만
일때문에 어린 애들때문에
정작 제대로 구경한 곳이 별로 없어서
미리 집에서부터 정해 온 top ten places를 시간과 체력이 바쳐주는대로
자유부인처럼 발 가는대로 쏘다니기로 작정을 하고
우선 시내를 한눈에 구경할 수 있게
천천히 움직이는 케이블카부터 타려고 나섰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예전부터 자유분방한 도시로 유명한데
시내에 거의 중심가에 위치한 이 곳은
항상 세계 각국에서 모인 오만사람들과
시내의 한가닥하는 인물들로 항상 붐비는 곳으로
그냥 그자리에 한참 서서 오가는 사람들만 구경해도
그 자유분방함을 질서안에서 잘 표현할 수 있기에 참 재미있는 장소입니다.
이 도시의 상징인 케이블카를 타려고 한시간 이상을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카메라에 담은 모습들...
넓은 거리 사이에 있는 조그만 거리에는
명품가게가 즐비하다. 눈요기를 하고 있는데 어데선가
너무도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서 따라 가 보았더니
비록 집채만한 체구지만 저명한 오페라 가수를 뺨치는 미성으로
앞에 놓인 synthesizer의 반주에 맞추어서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부르고 있었다.
시끄럽고 복잡한 시내 한복판에서 이런 성스러운 노래를
듣노라니 저절로 바삐 걸어가든 사람들도 노래가 끝날때까지
조용히 생각에 젖어서 듣고 있는 모습에 묘한 감동이 밀려 왔다.
이 흑인 아저씨는 연상 싱글거리면서
커다란 플라스틱 물통에 각기 다른 높이의 물로 채워놓고
노래도 불러 가면서 신명이 나서 저렇게 버스 스톱옆에서
드럼을 치고 있다.
아이디어도 색다르고
드럼치는 수준도 꽤 높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친절히 happy new year라고
인사도 잊지않는다.
앞에 보이는 넓은 길은 Market Street이다
일명 시장통길인데 시내 한복판을 질러가는 이 길은
양쪽에 유명한 백화점, 명품가게점들, 은행등등으로
즐비해있다. 왼쪽에 보이는 시계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장소로
인기있다.
이 길을 죽 타고 내려가면 ferry building이 나오고
샌프란시스코 bay(만)과
Bay Bridge가 나온다.
복잡한 횡단로 한중간에
회개하고 예수를 믿으라고 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분도 보인다.
안그래도 사람들로 복잡한 곳에
이렇게 kiosk 상인들은 값싸고 신기한 물건들을
진열하고 시끄러운 소리로 흥정을 한다.
오른쪽에 약간 보이는 중후하게 생긴 곳은
다름아닌 공중 화장실인데
그야말로 100년 전 빅토리아 여왕시대에
런던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이다.
이 넓은 길에는 많은 종류의 public transport가 있다.
이런 street car도 있고 전동 버스도 있고, 디젤 버스도 있고
지어진 년도에 따라서 아주 다양한 디자인의 차들이 오가서
이 또한 재미있다.
한쪽 구석에는 어느덧 서너개의 테이블이 세워지더니
금방 열댓명들이 모여 앉아서 주위의 소음과 인파에 아랑곳없이
체스 게임들이 서너판 벌어지기 시작했다.
다들 너무도 진지하기만 하다.
왼쪽으론 느긋하게 구두를 닦고 계시고
오른쪽에는 무슨 중국 악극단의 공연을 알리느라
시끄럽게 꾕가리와 북을 치면서 사자춤까지 곁들여서
길을 하루종일 오르내리면서 공연 선전을 한다.
신발이 얼마나 더러웠는지 20분 후에 와도 아직도 닦고 있다
앗~~ 저 그림자는?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요즘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까지 한다.
한국처럼 머리에 빨간띠 두르고 무시무시한 단어와 행동으로
험악한 분위기의 데모가 아니고
주위에 경찰들이 유유히 그냥 서 있고
자기들이 주장한 바를 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들이나
근처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않으면서
자기들의 주장을 평화스럽게
알리는 데모문화가 참신해 보였다.
참고로 같은 시간에 어떤 중년의 유태인 아줌마가
바로 저 무리들 바로 뒤에서
저들을 반박하는 연설을 쉬지않고 친 이스라엘을 큰소리로 호소하고 있었고
바로 옆에는 예수를 믿으시오 라면서 소리치면서
맘에 좋게 생긴 흑인 할머니가 팜플렛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지금 세계각국에서 전쟁과 굶주림, 그리고 병으로 시달리는
나라가 너무도 많은 이 시대에
이렇게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사는
시민들은 이런 큰 축복을 알기나 할까....
1시간 이상을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린 덕에
내가 탈 케이블카가 드디어 도착했다.
넓은 바다가 보이고,
Golden Gate Bridge, Bay Bridge가 있는 곳을 향해서
일단 출발~~~~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