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이 되면 늘 그래 왔듯이 지난 일요일에
벽난로 옆에 3미터 높이의 메인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서
반짝거리는 300개의 램프도 달고,
10여년간 모아 두었던 수많은 트리 장식들도 달았다.
그리고 이미 준비된 선물은 포장해서 트리 아래에 두고,
조금 더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는 서재에,
또 하나는 다이닝 룸에 세워 두었다.
그리고 실내의 도어마다 크리스마스 리스/Wreath를 걸고,
garlands로 층계 난관과 벽에 치렁치렁 달아 주고,
벽난로 위에는 식구 수대로 크리스마스 스타킹도 걸고,
여덟 개의 포인세티아 화분도 적절한 곳에 두었다.
대문 밖에도 크리스마스 화분과 리스로 장식하고,
앞마당에도 밤에 화려하게 불을 밝혀주는 장식 트리와
지붕에는 반짝거리는 크리스마스 전구들을 달고나니
하루가 후딱 가 버렸다.
그리고 좀 이른 감이 들지만,
크리스마스 캐롤 음악을 들으면서
예년과 다름없이 올 크리스마스 명절엔
누구와 무슨 음식을 장만해서
어떻게 보낼까 하는 생각에 미치자
올해도 암담한 현실에 그만 맥이 풀렸다.
지난 2주간 합창단 단짝 친구들, 이웃 그리고 오래된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나 연말 모임에 관해서 슬쩍 운을 떼어 보았더니
다들 올해도 역시 작년처럼 가족끼리 단촐하게 보낼 계획이라는
말이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어느 명절이든, 여러 사람들이 오랜만에 함께 모여서
먹고 마시면서 시끌벅쩍하게 보내야 제대로 명절 맛이 나기 마련인데
정작 제일 중요한 사람들이 빠져 버린다는 생각에
비록 집 안팎을 명절 분위기로 잘 장식을 했지만
명절의 설레임과 흥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사람의 관계를 뒤바꾼 코로나로 꿀꿀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추억의 달달한 붕어빵을 오랜만에 만들어 먹기로 했다.
우선 팥 1파운드(450 그람)를 6-8시간 정도 물에 잘 불린 후
약 45분간 푹 삶아서,
Masher로 잘 으깬 후,
소금 1 티스푼과 설탕 1 1/3컵(단 맛을 좋아하시면 추가로 더 넣으셔도)을 넣고...
팥 앙꼬를 준비한다.
(남은 팥 앙꼬는 냉동고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녹여서 사용하면 간편하다.)
붕어빵 반죽은
1 컵 다용도 밀가루
1/2 tsp. 소금
1/2 tsp. 베이킹 소다
1 Tbs. 설탕
1 컵 + 2 Tbs. 물
1 Tbs. 식용유
을 넣고 거품기로 잘 저어서 준비한다.
(Makes 10-11 붕어빵)
반죽을 컵이나 주전자에 담아서 사용하면 편하다.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홍콩에서 배달된 붕어빵 틀에
기름을 조금씩 바르고 달군 후...
반죽을 틀의 반 정도 부은 후,
팥 앙꼬를 추가한다.
반죽을 앙꼬 위에 부어주고, 양쪽이 노릇노릇할 때까지 구워 주면...
짠~~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달달한 앙꼬 맛이 나는 추억의 붕어빵이 만들어진다.
(Note 1: 붕어빵이 눅눅하지 않기 위해서 와이어 랙/wire rack에 식히면 좋다.)
(Note 2: 사진은 위의 재료 2배를 사용해서 22개의 붕어빵을 만들었다.)
이렇게 넉넉히 만들어 두고, 남는 붕어빵은 얼려 두었다가
토스터에 넣고 구워서 먹으면 바삭바삭한 붕어빵 맛을,
마이크로 오븐에 데워 먹으면 보드러운 붕어빵 맛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
저녁 식사 대신에 따끈따끈하고 달달한 붕어빵 세 개로 먹으니
기분이 많이 업이 된다.
마음 같아서는 블친님들에게 몇 개씩 건내 드리고 싶네요.
비록 집에 손님을 초대할 수는 없어도
작년처럼 대여섯가지의 크리스마스 쿠키들이 담긴
헬렌표 크리스마스 쿠키 세트를 만들어서
일일이 방문해서 직접 쿠키와 자몽 생강차,
그리고 일년 내내 만들어 온 스카프와 숄을 전달하고
문 앞에서라도 잠시 명절 인사도 나눠야 겠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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