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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Travel Log/스페인

[스페인 세비야 8] 세비야의 밤거리에서...

by Helen of Troy 2011. 5. 26.

스페인의 서남쪽에 위치한 세비야는 반사막성의 기후로

여름에는 특히 낮시간은 40도를 넘는 높은 기온으로 아주 더워서

활동하기보다는 그네들의 시에스타라는 풍습이 있어서

집이나 실내에서 쉬거나 잠을 자면서 더운 오후를 지혜롭게 잘 보내고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7시가 넘어서야 도시가 다시 활기를 되찾는다.

 

따라서 식당들도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열고,

9시가 되서야 북적거리기 시작해서 자정까지 느긋하게 밤시간을 즐기면서 보낸다.

처음에는 이 스케줄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며칠 후에는 그곳에서 사는 주민들처럼 삶을 관조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그네들의 페이스가 몸에 배이기 시작했다.

특히 올빼미처럼 밤잠이 없는 내게는 너무도 괜찮은 생활패턴이어서

일생동안 그렇게 살아 온 것처럼 편하기까지 했다.

 

여행을 다니면 많은 것을 새로 접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중에서도 삼시 세끼를 사 먹어야 하기에

여행지의 고유한 새로운 음식을 맛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매일 낯설은 곳에서 수많은 식당 중에서 맛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그저 식당 밖에 적힌 메뉴와 감으로 정하고 한 식당을 지정해야 하는 고충도 따른다.

다행히 머물었던 호텔의 친절한 직원이 추천해 준 식당들이 그

중 우리 입맛에 맞기도 하고 분위기도 좋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둘째날 오래 된 세비야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넒은 플라자가 눈에 들어 온다.



 

저녁 7시 반이 되자 배에서는 꼬록 꼬록 소리는 나지만

보통 8시가 넘어야 활기를 띄는지라 아직은 빈자리가 많다.



 

좁은 골목 한복판에 이렇게 탁 트인 플라자 둘레에 약 10개의 레스토랑이 둘러 서 있다.



 

식당 안에 놓인 테이블들은 거의 비어 있지만 선선한 저녁공기로

쾌적한 야외에 놓인 테이블엔 점점 손님들이 찾아든다.



 

밖에 놓인 테이블이지만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도 깔끔하게 빳빳하게 풀먹인 하얀 테이블보와..



 

역시 단정하게 차려 입은 웨이터가 친절하게 주문울 받고,

상에 놓인 접시와 와인잔도 무척 고급스러워 보였다.



 

각 레스토랑 앞에 있는 메뉴판을 우선 읽어보고,

그 중 분위기와 손님들이 제일 많은 식당 앞에 놓인 테이블에 일단 앉았다.



 

일단 주위의 다른 손님들이 무엇을 먹는지 관찰한 후에 이날의 두가지 스페샬 중에

하나로 주문을 하고 이 동네 와인부터 마셔 본다.



 

스페샬 코스로 빵과 살라드, 그리고 스페인의 유명한 햄, 스파게티.....



 

그리고 반도의 나라답게 어디를 가나 이런 모듬 해산물 튀김접시가 자주 등장한다.

 

마지막 코스로 아이스크림 디저터로 배를 빵빵하게 채우면서

하루 종일 돌아 다녀서 고갈된 칼로리를 보충해주었다.


 

 

남은 와인을 느긋하게 마시고 있는데 이렇게 밴드가 등장해서

여름밤의 분위기를 돋구어 준다.



 

역시 기타의 나라답게 기타연주곡들을 거리에서 자주 듣기도 하고

이렇게 연인들에게 사랑과 열정을 그네들의 특유한 리듬으로 들어보는 목소리까지 들으니 로맨틱 무드로 ...



 

저녁 11시가 되어서 빵빵해진 배도 소화시키기 위해서 느긋하게 걸어서

세비야 대성당이 있는 광장으로 나와 보니

낮에 보던 분위기와는 상당히 달리 화려하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낮보다 서선한 밤거리를 걷는 맛도 꽤 괜찮다.



 

자정이 되어 가는데 성당 주위에 기타연주자가 밤길을 걷는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준다.

 



자정의 노천카페에서 여름밤을 즐기는 시민들의 여유로운 모습...



 

노천 카페 바오 뒤에 세비야를 끼고 흐르는 강가에 가깝게 위치한 투우장의 모습...



 

세비야 가운데를 뚫고 흐르는 강 위에  이자벨 다리..(El puente de Isabel II)



 

강가에 우뚝 솟은 Torre del Oro Tower (금탑)



 

 

 



세째날에...

 

 코르도바로 가려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면서 찰칵~

 

 

세비야 대학교 정운 근처에서 (Rectorate of the University of Sevilla)



 

왼편에 세비야 대학을 끼고 전차길을 따라서 코르도바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 

 3.5 km 떨어진 세비야 기차역으로 걸어 가면서...



 

대성당과 알카트라즈와 인접해 있는 우리요 공원도 지나고..



 

 아침공기가 참 시원하고 지저귀는 새소리가 무척 싱그럽다.



 

 공원을 지나가다가 누가 친절하게 한창 찍어준다기에 못 이기는 척하고 찰칵~



 

 콜럼버스 기념탑도 보이고..



 

 큰 길 한가운데에 로마 시대의 수로로 쓰인 aquaduct가 떡 버티고 있다.



 


기착역에 거의 다 가서 이런 로마시대의 아치도 보이고..

느긋하게 구경을 하다가 보니 여기서부터 기차시간이 촉박해서

일단 기차역으로 부리나케 뛰어 가서 겨우 코르도바 가는 기차를 잡아 탔다.

그리고 코르도바에서 무리하게 돌아다니가다가 다시 기차를 타고 세비야로  돌아와서

땀에 젖은 솜처럼 피곤한 몸을 우선 씻고 옷을 갈아 입은 후에

호텔 직원이 세비야에서 제일 추천하고 싶다는 식당으로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아픈 발로 걸어 나갔다.



 

인기있는 식당답게 노천에 있는 테이블은 예약을 했는데도

다 차서 할수없이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입구 근처도 꽉 차고..



 

일단 시원한 생맥주 1리터를 쭉 들이키고...



 

스페인에서 제일 대표적인 음식을 들라고 하면 타파스(tapas)와 파에야(Paella)을 들 수있는데

타파스라는 음식은 중국 음식의 딤섬(dimsum)에 가까운 음식으로

보통 20여개의 메뉴 중에서 원하는대로 숫자대로 음식을 주문하면 작은 양의 접시에 나오기에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입맛대로 맛을 볼 수 있는 음식이라서 스페인에서도 인기가 좋지만

북미에도 서서히 타파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평균적으로 둘이 가면 대여섯가지의 음식을 먹으면 적당하다.

우선 제일 먼저 갓 구운 따뜻한 바게트 빵이 주로 나온느데 이 식당에는

특이하게 작은 사이즈의 빵을 바삭하게 구워서 나오는데

한국의 건빵을 연상 시킨다.



 

그리고 프로볼롱 치즈가 곁들인 겨자 소스에 시금치 샐러드가 다음에 나오고...



 

앞에 음식은 생선 회를 얇게 떠서 올리브 기름과 깨에 버무려서 간장소스와 함께 나왔고,

뒤에는 버섯구이인데 뜻밖에 맛이 그만이다.



 

혹시나 밖의 테라스에 테이블이 났을까봐 둘러 봤는데

여전히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 다시 들어 와서...



 

안의 분위기보다 훨씬 멋져서 아쉬운 맘에 웨이터에게 테이블이 나면 알려 달라고 부탁까지 남겼지만

결국 다 먹을때까지 그런 행운이 주어지지 않았다.



 

다시 들어와서 나온 음식은 가지와, 치즈, 토마토, 연어를 쌓아올린 음식이 선을 보였다. 

식당주인의 추천으로 시켰는데 과연 맛이 독특하고 새롭고 프레젠테이션 수준도 높아서 맛을 돋군다.



 

연어구이와 모든 채소 음식으로 식사를 마쳤다.



 

자정이 넘어서야 밖으로 나와 보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거린다.



 

다들 끼리 끼리 모여서 함께 마시고 먹으면서 즐기는 모습이 참 좋다.



 

나처럼 올빼미가 살기에 딱 맞는 스케줄로 사는 이들의 사는 패턴이 무척 맘에 든다.



 

이 가게는 세비야에서 제일 유명한 각종 생선 튀김 가게인데 take-out만 가능한데

밤 1시가 넘어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배가 부르지 않으면 맛을 보고 싶은데...



 

세비야의 밤은 이렇게 저물고..


 

 

그 다음날 다시 같은 식당으로 예약도 없이 가 보았더니

마침 스페인팀 월드컵 축국경기가 열리는 저녁이라서

식당마다 이미 몇시간 전부터 찾아 온 손님으로 빈자리는 기대도 못하고

낙답을 하고 있으니까 친절한 주인인 한집 건너 있는 식당도 괜찮으니 가 보라고 해서 일단 가 보았다.



 

이미 이곳도 테이블이 다 차고, 식당 맨 구석에 달랑 테이블이 남아서 일단 와인을 주문하고 감지덕지 앉았다.



 

구석에 박인 테이블 바로 위에는 막 파라과이와 스페인의 월드컵 축구가 시작되어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선 식당 안에 꽉 들어선 스페인을 응원하는 손님들과 함께

먹으면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면서 경기를 보았다.



 

이 식당에서도 해산물을 주로해서 각종의 타파스 음식을 주문했더니

어제 집보다 저렴한 가격에 훨씬 더 푸짐하게 잘 나왔다.

대구구이과 조개구이부터..

 



연어구이도....    대충 주문한 음식이 입에 맞으면 참 신이 난다.



 

새우와 오징어 그리고 scallops 요리도...



 

새우요리로 끝내야 했는데...



 

제일 나중에 나온 모듬 해산물 튀김은 너무 배가 불러서 못먹고 결국은 집으로 싸 가지고 갔다.

이날 경기에 스페인이 파라과이를 누르고 우승을 해서

식당안에 있는 손님들도 다 기분좋게 밤이 늦도록 마셔댔다.

 



호텔로 가는 거리로 나와보니...

축구 우승에 밤이 늦도록 celebrate를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스페인의 칼라인 붉은 색과 노란색을 입은 젊은이들응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때로는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춤도 추면서 그들의 승리를 맛보고 있다.



 

열광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젊음과 기쁨이 전해온다.



 

이미 밤 1시를 넘겨도 아주 안전한 거리 분위기에 느긋하게 걸어 본다.



 

이렇게 밤이 늦도록 일을 해야 하는 말들이 좀 측은하다.



 

이 웨이터들도 꽤나 늦게까지 일을 해서 피곤할텐데 거리에서 축하행렬을 열심히 지켜본다.



 

이 골묵에서 유일하게 열린 술집에서 젊은이들이 북적거리며 마시면서 여름밤을 보낸다.

나도 예전에 공대를 다닌 덕분에 저런 분위기로 새벽까지 친구들과 어울려서 마셔 된 기억이 참 새롭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이 건물들은 왔다 갔다 몇번 보았는데도 밤 늦게 보니 마치 처음 대하는 건물같다.



 

다리만 아프지 않으면 그저 더 돌아다니고 싶은 멋진 세비야의 밤거리...



 

The 'Adriática' building (1914-1922) on the Avenida de la Constitución designed by José Espiau y Muñoz

1914년에 지어진 마드리아티카 빌딩도 밤에 더 그 아름다움을 발산하면서 밤길을 수놓고 있다.



 

이제 우리도 대성당 맞은편의 골목으로 들어서서..



 

한적한 골목으로 들어서서..


 

드디어 아침에 떠났던 이 좁은 길 왼편에 있는 호텔로 돌아와서 바로 꿈나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