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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18개월만에 드디어 다시 얼굴 맞대고 합창연습을 하다!

by Helen of Troy 2021. 8. 25.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시내 공원의 스테이지에 모인 RES 합창단원들이

서로 반갑게 안부를 주고받는 모습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대부분의 만남과 모임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지난 28년간 내가 활동한 RES 합창단 연습이 작년 3월 1일부터 전면 취소되었고

당연히 계획했던 공연회들은 줄줄이 날아갔고,

올해 여름에 계획되었던 오스트리아/체코 순회공연도 무기한 연기되고 말았다.

 

다행히도 그 사이에 평균 2-3주에 한 번식 줌 미팅을 가져서

화면으로나마 서로 얼굴을 보면서,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기도 하고

예전에 합창단 공연회에서 녹음해 둔 리코딩을

청중 자격으로 함께 감상하기도 하면서 교류를 계속 이어왔다.

 

 

 

 

 

 

단원들과 게스트로 오신 분들은 각자 앉을 의자와 간식과 드링크를 가지고 와서

삼삼오오로 편하게 앉아 있는 모습

 

 

 

줌 미팅은 회의나 강의할 때는 별로 큰 문제가 없지만

합창이나 합주 내지는 앙상블을 요하는 연주를 할 때는  time-delay가 있어서

좋은 앙상블을 낼 수 없는 것이 큰 단점이다.

 

그래서 줌 미팅 때에 모여서 함께 합창 연습을 하기보다는

각자에게 주어진 세 작품을 각자 연습한 후,

자신의 노래를 녹음 파일로 만들어서 담당자에게 보내면

그 파일을 모두 모아서 최신 테크놀로지를 이용해서 하나의 합창 파일을 만들어서

실제 공연 대신, 줌 미팅 때에 그 파일을 감상하는 것으로  지난 18개월을 보냈다.

 

 

 

 

 

 

연습 시작 전에 합창단 단장인 케이트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신나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편엔 반주자 리앤과 부 지휘자의 모습도 보인다.

 

 

오늘 모인 장소는 시내 한 복판을 가로질러서 흐르는 사스카추언 강 둑에 위치한

루이즈 매키니 공원으로, 주위 경관이 빼어나고,

교통도 편리하고, 주차장 공간도 여유로운 데다가

얼마 전에 야외 공연장이 설치되어서, 

평소에 야외공연을 하기에 아주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거의 두 달을 폭염으로 시달리다가

지난주부터 기온이 갑자기 15-20도가 떨어져서 다들 따뜻하게 껴입어야 할 정도로 선선해졌다.

 

 

그동안 오랫동안 일상적으로 합창 연습과 공연 활동을 하다 보니,

너무 당연시 여기기도 하고,

때로는 일과 병행하는 것이 힘들어서 그만둘까 하는 얍삽한 생각도 했다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이런 활동과 합창 단원들의 존재가 각자의 삶에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그래서 2주 전에 이 공원 무대에서 모여서 합창 연습 계획이 잡혔다는 이메일을 받고,

코로나로 많은 것이 시들한 시기에 오랜만에 너무도 반가운 소식에 애들처럼 신이 나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을 정도로 행복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오늘 모여서 연습할 14곡을 다운로드받아서, 바로  룰루랄라 곡 연습에 들어갔다.

 

 

 

 

 

 

40년간 우리 합창단 지휘를 맡고 계신 라츨라프 박사도 인사말을 마치고

오랜만에 단원들이 함께 소리를 모아서 합창 연습에 들어가서

휴식도 없이 14곡을 다 연습하고 나니, 

예정했던 1시간 45분이 훌쩍 흘렀다.

 

 

 

 

 

 

저녁 8시 45분에 연습이 끝난 후에, 

막 해가 진 하늘과 유유히 흐르는 사스카추언 강이

어느 날 보다도 더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인다.

 

 

 

 

 

 

강을 따라서 다수의 공원과 산책로가 다수 있는 시내 쪽으로 

당장 내일이라도 자전거를 차에 싣고 와서 쌩쌩 달려보고 싶어 진다.

 

 

 

 

 

 

에머랄드 빛이 나는 사스카추언 강과, 막 해가 떨어진 파스텔톤의 하늘이 오늘따라 더 아름답다.

 

 

 

3주 후부터 전처럼 앨버타 대학교 음대 강당에서 본격적인 합창 연습이 시작될 예정인데

올해에 연습할 레퍼토리가 어떤 것인지, 어떤 공연이 잡혀 있는지 벌써 궁금해진다.

그리고 예전처럼 덤덤한 자세가 아니라

새로운 마음가짐과 소신 그리고 소명감으로 적극적으로 연습에 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