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lators at a subway station in the D. C.
살면서 다른 방향으로 또는 평행으로 만난 모든 만남을 생각하면서....
|
||
After Love by Sara Teasdale
There is no magic any more,
You were the wind and I the sea—
But though the pool is safe from storm | ||
| ||
|
**********************************************************************************
얼마전에 약속 시간에 늦어서 바쁜 걸음으로 길을 걸어 가다가
갑자기 내 시야에 들어 온 차 한대의 모습에
뒷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듯이
그만 그 자리에 우뚝 서고 말았다.
빨간 신호등 불에 서 있는 파란 1983년도 혼다 Accord Hatchback 차가
신호가 바뀌어서 점점 멀어져 가는 그 오래 된 차를 바라보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27년전의 시간으로 필름이 연결되었다.
그차의 주인인 내 옛 남자친구는 같은 공대의 클래스메이트였는데
졸업을 해서 첫 직장을 얻자 마자 새로 나온 그 혼다차를 사서
아주 신나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졸업 하던 해 초여름에 내가 뉴욕으로 떠날 때까지
그친구는 나를 그 차에 태우고 매일같이 쏘다녔다.
목적지가 어디던 상관이 없고 그저 같이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뉴욕으로 떠나기 전날,
그친구는 내게 처음으로 수줍게 프로포즈를 했다.
원하던 좋은 직장을 얻어서 동경의 도시 뉴욕으로 꿈에 부풀어서 떠나는 나는
그가 싫어서가 아니라 다만 그때의 나는 아직 결혼을 꿈꾸어 본 적이 없기에
그의 프로포즈를 차마 매정하게 거절은 못하고
비겁하게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하고 그냥 내 찬란한 미래를 향해서 달아나 버렸다.
그 후 그는 평균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을 해야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쫓기면서 사는 나를
일년 반을 미련하리만치 줄곧 기다려 주었던 친구였다.
그동안 까막득하게 잊고 살았다가
그 오래되고 낡은차를 보는 순간 순식간에
27년전 그 찬란했던 여름의 나와
반짝거리는 새차로 영원히 기억에 남는 그때로 되돌아 갔다..
Then, I was
young,
naive,
idealistic,
eager,
easy-to-please,
ambitious,
forever-curious,
optimistic,
hopeful,
carefree.,
spirited,
and more.....
And now
I am ........................................???
혹시나 하고 중고차 웹사이트에 들어 가 보니 놀랍게도 아직도 그때와 똑같은 색깔의 예전 모델이 거래되고 있다.
사진 출처는 혼다 중고차 웹사이트에서..
그날 우연히 본 낡고, 늑슬고, 흠 투성이의 오래된 혼다차가
마치 내 현재의 모습과 흡사하기도 하고
그 친구에게 미안한 맘으로
일주일 내내 가슴앓이를 했다.
이참에 최신형 2010년도 혼다차를 구입해서
잃어버린 내 청춘을 되찾을 수 있을까 잠시 엉뚱한 궁리도 하면서
혼자 잠시나마 오그라들고 아린 가슴을 조금씩 삭이고 있다.
이 나이에도...
'Helen's Scrapbook > 좋아하는 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미나고 짧은 영시9] A Primer of the Daily Round by H. Nemerov (0) | 2009.09.21 |
---|---|
[좋은영시 8]Leisure by W. H. Davies (0) | 2009.09.19 |
[좋은영시7]The Bare Arms of Trees by John Tabliabue-앙상한 나무가지: 존 탈리야뷰 (0) | 2009.06.26 |
[봄한시/봄영시 5]Rain on a Spring Night 두보의 봄밤에 내리는 비 (호우시절) (0) | 2009.05.20 |
[사랑영시 4] Romantics by Lisel Mueller - 낭만주의자들.... (0) | 2009.05.14 |
[봄영시 3] Another Spring by Kenneth Rexroth (0) | 2009.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