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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Books

탄생 100주년을 맞는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를 추모하면서...

by Helen of Troy 2013. 11. 10.

 Looking into existentialism … Albert Camus in 1948

 

어제 11월 7일은 알베르 카뮈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따라서 불란서를 비롯해서 유럽과 북미에서는 다양한 기념행사가 계획되었다는 기사를 1주일 전 신문기사을 통해서 읽었다.

한동안 그의 소설, 아니 그가 주장하는 absurdity, 그리고 무엇보다 위의 사진에 나오는

카뮈를 소설가 이전에 마치 무비스타처럼 이성으로 강렬하게 끌린 적이 있었서인지

이에 관한 기사들을 꼼꼼히 읽어 보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부모님 두분이 다 책을 좋아하는 선생님이신 덕분에

한국에 살때 집에 는 늘 좋다는 오만가지의 전집류의 책들이 방방마다 빽빽하게 많았다.

그래서 국민학생이었던 나는 운좋게도 소위 말하는 왠만한 세계 명작소설은 다 꿰뚫을 정도로 다독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나이에 그 책들을 제대로 이해를 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때에 한글로 읽었던 많은 소설과 희극들이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영어시간(불어)에 크게 도움이 되기도 했다.

 

 

Albert Camus in 1957, just after it was announced he had won the Nobel Prize for literature

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알베르 카미가 결정되었다는 뉴스를 들은 카뮈  Photo: AFP/Getty Images

 

 

왠지 소위 명작집 물망에 오른 책들은 일단 읽어야 한다는 강박감과 그래서 우월감에 스스로 빠져 있던 나는

친구들처럼 순정만화나 '새소년' 이나 '소년세계' 등을 읽기 보다는,

두툼한 소설전집 사이에 눈에 띄지도 않게 얄팍한 카뮈의 중편소설 '이방인'을  11살의 나이에 처음 읽게 되었다.

지금 기억으로도 한 마디로 내용도 섬뜩하고, 지루하고 괴괴해서 별 감명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내친 김에 읽은 '페스트' 역시 무거운 줄거리로 중간에 내팽개치고 싶었지만,

그때 대학교를 우리집에 다니던 이모가 나이에 맞지않게 그런 책을 읽는 나를 놀리곤 했는데,

이모에게 찍히기 싫어서라도 인내심을 발휘해서 끝까지 읽어내려갔다.

 

그리고는 뭐 이런 소설을 쓴 작가가 대단하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고,

소설의 내용이나 주인공 이름도 내 기억에서 점점 사라져 갔다.

얼마 후 당시로서는 이민이라는 단어가 생소할 때에 우리 가족은 캐나나다로 이민을 오게 되었고,

불과 몇년 후에 고등학교 불어 시간에, '이방인'을 불어로 다시 접하게 되었을 때는

상황이 무척 달라졌다.

 

이민을 와서 내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품고 있던 때에 제목자체도 새롭게 다가왔고,

10대의 열병을 제대로 앓고 있던 나는, 담박에 이 소설, 카뮈라는 작가와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인생은 모순덩어리라는 생각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포스터 가게에 가서 다분히 반항적이고, 사람의 맘을 꿰뚫는 듯한 그의 눈동자,

거기다가 담배가 물린 도도하고 냉소적인 그의 입술,

연륜과 노련함을 풍기는 주름살을 멋진 그의 흑백 포스터를 사서

책상 위에 붙여 놓기까지 할 정도로 그와 그의 철학에 빠져 들었었다.

 

 

 

자유란 그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이다...

 

 

그리고 그 시절에 기억에 남는 구절을 몇개 들자면:

 

"In the midst of winter, I found there was, within me, an invincible summer.

추운 겨울 한가운데서도, 내 자신 안에 무너지지않는 대단한 여름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 The Outsider (1942) 

 

"We have exiled beauty; the Greeks took up arms for her."

우리는 세계 최고의 미인을 유배시켰다; 그래서 그리이스인들은 그녀을 위해서 무기를 들고 일어났다. 

– Helen's Exile (1948)

 

"We always deceive ourselves twice about the people we love

– first to their advantage, then to their disadvantage."

 – A Happy Death (1938)

 

"A novel is never anything but a philosophy put into images."

소설은 그저 철학을 형상화 한 것에 불과하다.

– from a review of Jean-Paul Sartre's Nausea, Alger Républicain (1938)

 

"Knowing that certain nights whose sweetness lingers will keep returning  

to the earth and sea after we are gone, yes, this helps us to die."

우리가 이 세상을 하직한 후에 어두운 밤의 달콤함과 아름다움이 땅과 바다에

머무는 것을 알기에, 죽는 것이 덜 두렵구나.

from The Sea Close By, first published in Lyrical and Critical Essays (1970)

 

 

 

좋아하는 그의 인용문 몇개 더...

 

부디 내 뒤에 걷지 말아요; 내가 이끌어 주지 않을지도 모르니.

그렇다고 내 앞에 걷지도 마세요; 내가 그대를 따라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저 내 옆에 걸어가면서, 내 친구가 되어 주세요.

 

 

 

자유가 없는 세상에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하게 자유인으로 남으려면

당신의 존재 자체가 반항적인 행위여야 한다.

 

 

  

가을은 이파리 하나마다 아름다운 꽃이기에 

두번째로 맞는 봄이다.

 

 

 

양심에 어긋나는 죄의식은 반드시 고백이 필요하다.

예술작품은 그런 고백 행위이다.

 

 

 

 

 

 

카뮈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얻기 위한 그의 노력과 그리고 그 삶의 파라독스를

시지프스의 신화("The Myth of Sisyphyus") 에세이에 고스란히 잘 기술하고 있다.

카뮈는 시지푸스가 상징적으로 늘 크고 무거운 바위를 가파른 언덕 위로 힘겹게 올리지만,

결국에는 그 돌은 아래로 굴러 내려가게 하는 모든 인간들에게 비유했다.

쉬지않고 반복적으로 후회없이 한결같이 노력을 하지만 늘 실패의 연속으로

우리 모두는 죽고, 각자 개인의 바위나 짐도 수고에도 불구하고 다시 아래로 굴러내려간다.

종국엔 중력이 늘 이기게 되어있는 현실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뮈는 이 에세이에서 "우리는 그래도 시지프스가 행복하다고 믿어야 한다."

라고 놀라운 의견을 제시한다.  이유는 시지프스는 그가 처한 현실을 받아 들이고,

그리고 그 현실의 한계와 압박 속에서도 그 자신을 찾아가면서 나름대로의 삶의 의미도 얻게 때문이다.

그래서 카뮈는 정작 삶 자체가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각자에게  걸맞는 의미를 각자의삶에 강제적으로라도 부여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카뮈는 보통 실존주의 사상을 가진 작가로,

우리 인간들이 사는 모습을 "life is absurd' (인생은 모순이다) 라고 주장한 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이런 주장은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그는 이 모순은 삶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다만 지극히 인간적인 한 단면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의 존재나 우주의 본질 자체가 모순이리 보다는

인간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이 세계와 그것을 늘 찾고 있는 인간의 어긋난  관계에서 온다고 믿었다.

 

카뮈는 인간 존재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을 바라기 보다는, 그것에 가깝게 도달할 수 있게

의미있는 행동을 통해서 얻고자하는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소설 '페스트'에 이렇게 사람들이 행동을 통해서 삶의 가치를 얻는 모습이 잘 나타난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페스트는 그저 알제리아의 오란에서 발생한 무서운 전염병 장티푸스만이 아니라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2차 세계 대전 중에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한 사태를 상징하는데

전염병처럼 이 사태 역시 결국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참혹성과 포악함, 그리고 죽음과 질병과 맞서서 이들로부터 벗어나고자 많은 노력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우주의 냉혹함에 대항해서 발버둥을 치지만 결국엔 이런 노력들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우리들의 삶의 의미는 각자가 어떻게 살지를 결정하고, 인지하기에

이런 인간들의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는다고 본다.

 

'페스트' 소설은 이 소설의 영웅적인 주인공 Doctor 리유가 무서운 전염병에 걸린 병자들을

대변하는 기록형식으로 쓰여졌고 정의와 법이 결여된 사회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

또 전명병이 만연한 시기 중에도 인간의 부끄럽고 추악한 면보다는 숭고한 면이 더 많다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리유 의사는 인간의 승리는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의 한결같은 행동과 아래의 인용문에서 처럼 어떠한 고통과 역경이 닥쳐와도

비록 우리 모두가 성인이 아닐지라도 그에 굴하지 말고 치유자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는 그의 말과 생각은  마치 카뮈의 대변자같은 생각이 든다.

 

 “He knew that the tale he had to tell could not be one of a final victory.

It could be only the record or what had had to be done,

and what assuredly would have to be done again

in the never ending fight against terror and its relentless onslaughts,

despite their personal afflictions, by all who, while unable to be saints

but refusing to bow down to pestilence, strive their utmost to be healers.”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서, 새롭게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

물질적인 풍요속에서 더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적인 평화와 삶의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제대로 찾고 싶다.

 

 

그리고 오랜만에 시지스프의 신화 에세이도....

The Myth of Sysyphus

 

 

The gods had condemned Sisyphus to ceaselessly rolling a rock to the top of a mountain, whence the stone would fall back of its own weight. They had thought with some reason that there is no more dreadful punishment than futile and hopeless labor.

 

If one believes Homer, Sisyphus was the wisest and most prudent of mortals. According to another tradition, however, he was disposed to practice the profession of highwayman. I see no contradiction in this. Opinions differ as to the reasons why he became the futile laborer of the underworld. To begin with, he is accused of a certain levity in regard to the gods. He stole their secrets. Aegina, the daughter of Aesopus, was carried off by Jupiter. The father was shocked by that disappearance and complained to Sisyphus. He, who knew of the abduction, offered to tell about it on condition that Aesopus would give water to the citadel of Corinth. To the celestial thunderbolts he preferred the benediction of water. He was punished for this in the underworld. Homer tells us also that Sisyphus had put Death in chains. Pluto could not endure the sight of his deserted, silent empire. He dispatched the god of war, who liberated Death from the hands of the conqueror.

 

It is said also that Sisyphus, being near to death, rashly wanted to test his wife's love. He ordered her to cast his unburied body into the middle of the public square. Sisyphus woke up in the underworld. And there, annoyed by an obedience so contrary to human love, he obtained from Pluto permission to return to earth in order to chastise his wife. But when he had seen again the face of this world, enjoyed water and sun, warm stones and the sea, he no longer wanted to go back to the infernal darkness. Recalls, signs of anger, warnings were of no avail. Many years more he lived facing the curve of the gulf, the sparkling sea, and the smiles of the earth. A decree of the gods was necessary. Mercury came and seized the impudent man by the collar and, snatching him from his joys, led him forcibly back to the underworld, where his rock was ready for him.

 

You have already grasped that Sisyphus is the aburd hero. He is,as much through his passions as through his torture. His scorn of the gods, his hatred of death, and his passion for life won him that unspeakable penalty in which the whole being is exerted toward accomplishing nothing. This is the price that must be paid for the passions of this earth. Nothing is told us about Sisyphus in the underworld. Myths are made for the imagination to breathe life into them. As for this myth, one sees merely the whole effort of a body straining to raise the huge stone, to roll it and push it up a slope a hundred times over; one sees the face screwed up, the cheek tight against the stone, the shoulder bracing the clay-covered mass, the foot wedging it, the fresh start with arms outstretched, the wholly human security of two earth-clotted hands. At the very end of his long effort measured by skyless space and time without depth, the purpose is achieved. Then Sisyphus watches the stone rush down in a few moments toward that lower world whence he will have to push it up again toward the summit. He goes back down to the plain. It is during that return, that pause, that Sisyphus interests me. A face that toils so close to stones is already stone itself! I see that man going back down with a heavy yet measured step toward the torment of which he will never know the end. That hour like a breathing-space which returns as surely as his suffering, that is the hour of consciousness. At each of those moments when he leaves the heights and gradually sinks toward the lairs of the gods, he is superior to his fate. He is stronger than his rock.

 

If this myth is tragic, that is because its hero is conscious. Where would his torture be, indeed, if at every step the hope of succeeding upheld him? The workman of today works every day in his life at the same tasks, and this fate is no less absurd. But it is tragic only at the rare moments when it becomes conscious. Sisyphus, proletarian of the gods, powerless and rebellious, knows the whole extent of his wretched condition: it is what he thinks of during his descent. The lucidity that was to constitute his torture at the same time crowns his victory. There is no fate that cannot be surmounted by scorn.

 

If the descent is thus sometimes performed in sorrow, it can also take place in joy. This word is not too much. Again I fancy Sisyphus returning toward his rock, and th sorrow was in the beginning. When the images of earth cling too tightly to memory, when the call of happiness becomes too insistent, it happens that melancholy rises in man's heart: this is the rock's victory, this is the rock itself. The boundless grief is too heavy to bear. These are our nights of Gethsemane. But crushing truths perish from being acknowledged. Thus, Oedipus at the outset obeys fate without knowing it. But from the moment he knows, his tragedy begins. Yet at the same time, blind and desperate, he realizes that the only bond linking him to the world is the cool hand of a girl. Then a tremendous remark rings out: "Despite so many ordeals, my advanced age and the nobility of my soul make me conclude that all is well." Sophocles' Oedipus, like Dostoevsky's Kirilov, thus gives the recipe for the absurd victory. Ancient wisdom confirms modern heroism.

 

One does not discover the absurd without attempting to write a manual of happiness. "What! by such narrow ways--?" There is but one world, however. Happiness and the absurd are two sons of the same earth. They are inseparable. It would be a mistake to say that happiness necessarily springs from the absurd discovery. It happens as well that the feeling of the absurd springs from happiness. "I conclude that all is well," says Oedipus, and that remark is sacred. It echoes in the wild and limited universe of man. It teaches that all is not, has not been, exhausted. It drives out of this world a god who had come into it with dissatisfaction and a preference for futile sufferings. It makes of fate a human matter, which must be settled among men.

 

All Sisyphus' silent joy is contained therein. His fate belongs to him. His rock is his thing. Likewise, the absurd man, when he contemplates his torment, silences all the idols. In the universe suddenly restored to silence, the myriad wondering little voices of the earth rise up. Unconscious, secret calls, invitations from all the faces, they are the necessary reverse and price of victory. there is no sun without shadow, and it is essential to know the night. The absurd man says yes and his effort will henceforth be unceasing. If there is a personal fate, there is no higher destiny, or at least there is but one which he concludes is inevitable and despicable. For the rest, he knows himself to be the master of his days. At that subtle moment when man glances backward over his life, Sisyphus returning toward his rock, in that silent pivoting he contemplates that series of unrelated actions which becomes his fate, created by him, combined under his memory's eye and soon sealed by his death. Thus, convinced of the wholly human origin of all that is human, a blind man eager to see who knows that the night has no end, he is still on the go. The rock is still rolling.

 

I leave Sisyphus at the foot of the mountain! one always finds one's burden again. But Sisyphus teaches the higher fidelity that negates the gods and raises rocks. He too concludes that all is well. This universe henceforth without a master seems to him neither sterile nor futile. Each atom of that stone, each mineral flake of that night-filled mountain, in itself forms a world. The struggle itself toward the heights is enough to fill a man's heart. one must imagine Sisyphus 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