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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Family/Jeffrey

복덩이 아들의 생일에 만든 당근 케이크 (Carrot Cake with Cream Cheese frosting)

by Helen of Troy 2014. 4. 23.

 

 복덩이 아들의 25번째 생일에 만든 당근케이크-Carrot Cake with Cream Cheese Frosting

 

 

 

지난 주에 복덩이 아들의 25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생일에는 생전 처음으로 정식 생일 케이크와 함께

아들의 생일을 지내게 되어서 참으로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아들이 자폐 장애 때문에 아주 어려서부터 입맛이 아주 까다로웠습니다.

음식의 맛 뿐 아니라 모든 오감이 민감해서,

음식의 냄새는 물론, 음식이 혀에 닿을 때의 감촉과 온도,

음식의 모양과 크기, 그리고 접시에 음식의 배열과 위치까지 맘에 들어야,

그제서야 겨우 먹고는 했습니다.

 

아들은 어려서부터 무스나 면도크림, 혹은 젤로같은 촉감이 있는 것들을 만지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그리고 케이크 재료로 들어 간 과일, 견과류, 초콜렛 등등 뭔가 씹히는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아서

지난 20여년간을 생일케이크 대신에 임시방편으로 아들이 그나마 좋아하던

초코렛 칩스 쿠키를 피자만하게 크게 구운 생일쿠키가 늘 단골로 등장해 왔습니다.

 

유치원 들어 갈 때부터 복용하던 각성제와 비슷한 효과를 주는 Ritalin(리탈린) 이라는 약을

몇년 전에 완전히 중단한 후로, 매일 먹는 일이 숙제를 하듯이 마지 못해서 음식을 꾸역꾸역 삼키던 수준에서

입맛도 좋아지고, 편식도 줄어 들면서, 식탐기도 보일 정도로 먹성이 좋아졌습니다.

따라서 지난 20년간을 제대로 먹지 못한 아들에게

어떻게라도 한 입이라도 더 먹을만한 음식을 만들려고 늘 노심초사하던 때의

스트레스에서 해방이 된 나는 아들이 무엇이 먹고 싶다고 하면, 기꺼이 만들어서

편한 모습으로 맛나게 먹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저 감사하고 행복해진다.

 

우리 집에서는 매년 가족의 생일이 돌아 오면 원하는 케이크를 엄마가 직접 만들어 주기에

올해도 어김없이 아들에게 생일에 무슨 케이크를 만들어 줄까라고 물어 보았더니,

지난 20년간 어떤 회유나 윽발질에도 불구하고 늘 요구하던 초콜렛칩스 쿠키가 아니라,

초콜렛 케이크를 만들어 달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뜻밖의 요구에 재차 삼차 다시 물어 보았는데도, 초콜렛 케이크라고 확고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이왕 내침 김에, 얼마전에 돌아 온 남편과 막내의 생일날에 연거퍼 두번 만든 초콜렛 케이크 대신에

애플케이크, 치즈케이크나 혹은 당근케이크로 하면 어떨까 라고 한번 슬쩍 떠 보았더니,

제일 기대도 안하던 당근케이크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내 귀를 의심하기까지 했습니다.

 

혹시라도 나는 아들의 마음이 바꾸기라도 할까 봐서, 마침 필요한 재료도 다 있기에

부리나케 부억으로 달려가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재빠르게 만들기 시작했다.

 

 

 

 

  재료 

 

 

1/2 컵 실온에 둔 무염 버터                 1/2 컵 흑설탕

1 1/4 컵 다용도 밀가루                     2 계란

1 tsp. 베이킹 파우더                       1 1/2 tsp. 바닐라 농축액

1/2 tsp. 베이킹 소다                      1 컵 채 썬 당근(약 2개)

1/2 tsp. 소금                             8 oz. (250 g) 실온에 둔 크림치즈

1/2 tsp. 계피가루                        1 컵 아이싱 설탕 (icing sugar)

1/2 tsp  너트멕(nutmeg) 가루           호두 1/2컵, 건포도 1/3 컵 (optional)

 

 

8인분

케이크 만드는 시간: 1시간 + 식히는 시간

 

 

 

Note: 아래에 만든 케이크는 위의 재료를 두배로 늘려서 만든 케이크입니다.

혹시라도 아들이 싫어 할까봐서 호두와 건포도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당근 케이크 만드는 법 

 

 

 1.  필요한 재료들...

    오븐을 미리 350도 F 로 달구어 둔다.

    그리고 케이크 팬도 버터를 바르고 밀가루로 털어 놓는다.

 

 

 

 

2.  우선 밀가루, 베이킹 소다, 베이킹 파우더, 소금, 계피가루와 너트멕를 함께 넣고, 포크로 골고루 믹스를 해 놓는다.

 

 

 

 

3.   버터와 황설탕을 전기 믹서에 넣고 부드러워 질 때까지 약 2분간 돌린 다음에

     달걀과 바닐라를 추가해서 1-2분간 잘 믹스를 한다.

     준비한 당근을 추가한다.

 

 

 4.  낮은 속도로 밀가루를 조금씩 추가하면서 잘 버무린다.

 

 5.  미리 준비한 케이크 팬에 케이크 반죽을 옮겨 담고.

      350도에 달구어 진 오븐에 넣고 약 40-45분간 굽는다.

 

 

 

짠!!

 

 

 6.  5분간 식힌 후에 wire rack 에 케이크를 옮겨 담아서 완전히 식힌다.

 

 

 7.  케이크가 식는동안 믹서에 크림치즈, 아이싱 슈거, 바닐라 1/2 티스푼을 넣고 부풀어 오를 때까지 잘 저어준다.

 

 

 8.  완전히 식힌 케이크 위에 위에 준비한 크림치즈 프로스팅을 골고루 발라준다.

 

 

 

 

 

 

 

 생전 처음으로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꼽고 노래를 부른 다음에

급하게 불을 끄고, 당근 케이크 두 조각을 신나게 먹는 복덩이 아들...

 

  Happy 25!!!

 

 

 저녁 먹고, 원하던 생일선물을 받고 애같이 좋아하는 아들...

25살이 되어도 아직도 국민학교 시절부터 좋아하는 만화영화 비데오를 즐겨 보는

진정한 피터 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