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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Family/Jeffrey

복덩이 아들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YMCA 근속상 수상식도)

by Helen of Troy 2015. 12. 5.

 

지난 주말에 올해 첫 크리스마스 파티를 다녀왔습니다.

복덩이 아들이 다니는 회사인 Stantec 회사의

도시계획과 엔지니어링 부서 주최 크리스마스 파티로

늘 시내에 위치한 회사 주위에 있는 근사한 4-5성 호텔에서

11월 말에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는데,

올해는 색다르게 주택가 동네안에 위치한 마을 주민 센터에서 파티가 열렸습니다.

 

 

2015년 회사 크리스마티에서

전과 달리 자신이 알아서 자연스럽게 포즈로 엄마와 함께...

 

 

아무래도 회사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서 많은 자금지원을 하지만

호텔 파티에 참석할 때보다 경제적인 부담도 적기도 하고,

그리고 그 차액을 회사에서 이번 연말연시에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서 성금으로 내놓다는 취지에서

화려하고 성대하지는 않아도 조촐한 분위기에서 파티를 열었다고 합니다.

 

 

테이블 번호 순서대로 부페 음식 차례를 기다리는 복덩이 아들...

 

 

3년 반 전에 자폐라는 큰 장애를 가진 복덩이 아들은

많은 우여곡절 끝에 기적같이  이회사에 입사해서

올해로 세번째로 이 파티에 참석하게 됩니다.

 

아들의 장애 덕분에 무슨 일이든지 처음 시도하는 일에

늘 심하게 거부와 반발을 하는 성향이 있는데,

첫 파티때와는 달리 11월 초에 파티를 한다는 공고가 난 후 부터

줄곧 이 파티에 대해서 무엇을 입고 갈지,

무슨 음식이 나올지,

누가 참석할지,

어떤 밴드가 올지 등등,

파티에 관해서 자주 얘기를 하기도 하면서

파티날을 손꼽아 기다리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사에 입사해서 출근 첫날 정장을 입고 집을 나선 아들을 배웅하면서

기쁨반 걱정반으로 하루 종일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3년 반 사이에 자기만의 세계에서

복잡하지만 피할 수 없는 보통사람들의 세상의 테두리 안으로

조금씩 들어오는 모습이 무척 대견하기도 하면서도

마음이 짠하고 안스러운 맘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습니다.

 

 

우리와 한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를 한 Blake과 Heather & John 부부

 

 비교적 파티 장소에 빨리 도착한 우리는

배정받은 7번 테이블에 우선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전처럼 귀띰을 해 주지 않아도

복덩이 아들은 다른사람과 달리 알콜 종류 대신에

집에서는 없어서 못 마시는 콜라를 가지러

바가 있는 곳에 가서 음료수를 주문해서 들고 테이블로 돌아오길래

엄마를 위해서 크랜베리 쥬스를 주문했더니

그것도 부리나케 가서 의기양양하게 내게 건네 주었다.

 

조금 후 직원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고 앉으면서

같은 테이블에 함께 앉은 분들과 서로 인사를 주고 받으면서 안 사실은

아들은 커다란 본사 건물 2층에서 근무하는데,

다른 층에서 근무하시는 이분들도 모두 아들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는 것이었습니다.

첫 해 파티때는 아들의 존재나, 장애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이 거의 없어서,

파티에 참석한 우리는 아무래도 서먹서먹하기도 하고 이질감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들이 먼저 다가와서 아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아는 척을 해 주셔서,

전보다 훨씬 편안한 자세로 파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높은 직에 계시는 최고 임원들도 일부러 같은 테이블에 한동아 앉아서

아들이 어떤 일을 요즘 하고 있는지, 고충이 없는지,

크리스마스 연휴때는 무엇을 할지 등등 얘기를 나누고 모습에

복덩이 아들은 그야말로 인복이 참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복덩이 아들이 그동안 단 한번 독감으로 결근을 제외하고,

결근과 지각없이, 주어진 업무를 요령없이, 늘 최선을 다해서 올인해서

군말없이 깔끔하게 처리해 준 덕분에,

비록 자폐증이라는 커다란 사회적 장애와 지능의 장애를 가진 사람도

일 할 기회가 주어지고,

그리고 그 장애를 이해하고,

장애 뒤에는 보통사람과 다름없는 한 인간이라는 것을

직장동료들과 상사들도 아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가능했다고 봅니다.

 

첫번째와 두번째 회사 파티는 밥만 먹고 가려는 아들에게

무조건 최소한 9시까지, 그리고 댄스 한곡을 춘 후에 집에 갈 수 있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한 것과 달리,

독감으로 1주 이상 목소리도 잃어버리고, 갤갤거리는 엄마가

편히 파티를 즐기는 아들의 손을 끌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2015년 1월 29일 YWCA Award Dinner 에서...

 

알버타 YMCA 대표가 인사말을...

 

올해 초 YMCA 근속상 만찬이

Y 본사에서 가까운 웨스틴 호텔에서 열렸다.

5년 단위로 5, 10, 15, 20, 25, 30년 근속 근무한 직원들을 초대해서

상장과 선물을 증정하고,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이벤트였다.

 

 

임원 테이블에 앉은 복덩이 아들...

 

아들은 5년 근속상을 받게 되어서 이 자리에 초대되어서

Y의 고위 간부들이 모여 앉은 1번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하고 계획했던 인사과 보스이자

아들의 보스인 Irene 씨의 배려이리라.

 

 

 무대에 올라가서 5년 근속상을 받는 복덩이 아들...

 

나와 남편은 정상이든, 장애자이든

궁극적인 목표는 직장에 취직해서 경제적인 독립이라는 생각에

아들이 만 17세부터 보수에 상관없이

매일 집 밖에서 독립적으로 할 일을 찾는데 부단히도 노력을 했었다.

 

 

 수상자들의 공식 기념촬영 booth에서

평생 아들의 수호자인 Irene Wood과 기념촬영도...

 

 

다행히 3년 후에 아들은 NAIT 대학교를 다니면서  2학년때부터 학교 공부와 병행해서

일주일에 하루는 서부에 있는 YMCA 에는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라커 관리를

그리고 금요일엔 Y 의 본사 인사과에서 회원관리 업무를 3시간씩 하기 시작했다.

 

 

 시상을 끝내고 즐겁게 저녁 식사 중...

 

그래서 비록 1주일에 3시간의 짧은 근무였지만,

아들에겐 보수를 받는 첫 직장이었고,

인사과장 아이린의 관심, 이해, 인내와 끈기로

업무뿐 아니라, 사회 첫 발을 순조롭게 내딛을 수 있는 첫 단추를 꿰게 되어서

현재 다니는 회사에 full-time 으로 입사할 수 있게 발판이 된 셈이다.

 

 

 Y 캐나다 서부 지부장인 Nick and Irene 와 함께...

 

앞으로 10년, 20년 근속상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5년 근속상을 받을 수 있게 힘을 써 주신 모든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기억하면서

장애자나 소외된 자들을 포용하는 사회를 위해서

나도 앞으로 작은 일에도 동참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만찬이 끝나고 웨스티 호텔 복도에서...

 

 

 

 

epilogue

오늘 이 글을 포스팅하면서 보니,

작년에 이어서 일년만에 올해 첫 포스팅이다.

예전에는 아들의 글이 자주 올려진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은

아무래도, 복덩이 아들의 자폐라는 특수한 장애때문에 겪는 특별한 경험담에서

서서히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인으로 발전하면서

아들의 일상이 보통사람들과의 일상과 차이가 점점 좁혀가면서

평범함 일상이 되어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