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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나누고 싶은 글

마음을 훈훈하게 해 준 월터 카(Walter Carr)의 이야기

by Helen of Troy 2018. 7. 19.


유럽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온지 2주가 넘었는데

여전히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탓에 새벽 4시가 되어야 잠이 든다.

그래서 남들이 자는 이른 새벽까지 주로 구독하는 신문을 보거나

공항 서점에서 산 책을 읽으면서 잠을 청하고 있다.


그렇게 무료하게 오늘 밤도 신문을 읽다가 

7월 18일자 워싱턴 포스트 지에 실린 한 기사를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불러 일으켜서 포스팅해 봅니다.



대학에 재학중인 스물살인 월터 카(Walter Carr)씨는 어렵사리 

미국 알라바마 주의 버밍엄 근교에 소재한 이사짐을 운반하는 직장에 취직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하루 전에 그의 차가 고장이 나자 

여러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낸 끝에

겨우 차를 태워 주겠다는 한 친구를 찾았다.


이삿짐 센터의 첫 이사를 해야하는 집은 

월터가 사는 곳에서 약 34 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했는데,

돈이 필요한 그는 어렵사리 구한 이 직업을 놓치기 싫어서, 

첫 출근해서 이사를 해야하는 집까지 약속된 시간에 맞추어서 가려고

아예 그 곳까지 걸어서 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미리 그가 사는 아파트에서 직장까지 가는 루트를 구글지도로 검색해 보니

걸어서 약 8시간이 걸린다고 알려 주었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육상선수였던 그는 그 보다 짧은 시간에 해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월터는 전날 저녁 8시에 볼로니와 계란으로 저녁식사를 들고, 잠시 잠을 잔 후에

자정에 일어나서 지갑, 전화, 그리고 거리에 떠 도는 개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야구공과 칼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그가 예상한대로 길에서 사나운 개와 맞딱뜨리자, 야구공을 반대쪽으로 던지자

그 개가 공을 쫓아서 달려가자, 가고자 하던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그렇게 걷기도 하고 직장이 있는 곳으로 밤 새 걷던 그는 다리가 휘둘거려지만

출근 첫 날에 늦지 않게 도착하기 위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패스트 푸드 식당에서 쿡으로 일을 해 왔는데,

얼마 전에 이주한 아파트의 월세를 내기 위해서 월급이 더 많은 새 직장이 절실히 필요했었다.


새벽 4시경에 그는 펠램(Pelham)에 도착했는데,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그는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길로 들어서서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서 너무도 아픈 다리를 쉴 겸 잠시 앉아서 쉬고 있었다.

곧 순찰을 하던 경찰관 나이튼(Knighten)이 그에게 다가 가서 괜찮냐고 물어보자,

그렇다는 대답과 함께 그가 처한 상황을 경찰에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나이튼씨는 그에게 배고프지 않냐고 하면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게

식당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제의를 했지만, 그는 아파트 월세를 막 낸 후라

현금이 한 푼도 없다고 대답하자, 나이튼씨는 경찰 차에 오르라고 하면서

자기가 기꺼이 사 주겠다고 하고 Whataburger 햄버거 레스토랑에 그를 데리고 갔다.

배가 고팠던 월터는 치킨 비스킷 1인분을 주문했는데 

더 먹으라고 경찰들이 부추기자 2인분을 주문해서 달게 먹어 치웠다.


경찰관 나이튼씨는 그의 직장 가는 길 상에 있는 한 교회 앞에 차를 세우고

그 곳이 안전하다며 그를 내려 주었다.  

하지만 나이트씨의 shift 근무 시간이 되어서 자리를 떠나야 하지만 월터가 거기서 기다리면 

다른 경찰이 와서 그를 그의 직장까지 데려다 줄 수 있게 해 주겠다며 떠나갔다.

하지만 직장에 시간내에 도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월터는 아침 5시 반에 다시 목적지로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얼마동안 그렇게 걸어 가는 그에게 나이튼씨가 약속한대로

동료 경찰인 스코트 더피(Duffey)가 다가와서

경찰차로 마지막 남은 6 km 거리를 운전해서 이사할 집까지 그를 데려다 주었다.


월터씨가 이삿짐을 운반하는 다른 동료들과 아침 6시 반에 만나기로 한 집에

경찰관 더피가 도착해서 집주인인 제니 래이미씨에게 월터가 그녀의 집에

약속된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12시부터 뛰기도 하고, 걸어 왔다고 설명을 하자, 

감동을 받은 래이미씨는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월터가 집 안에 들어서자 그녀는 월터에게 눈도 좀 부치고, 먹을 것을 제공했지만

그냥 예정된대로 일을 시작하겠다고 그는 대답했다.


얼마 후, 같이 이삿짐을 옮길 두 동료가 도착해서 오래 함께 일한 친구처럼

래이미씨의 이사짐을 무사히 운반했다.  이사를 마친 후에도 래이미씨의 세 아들과 함께

야구 게임을 하는 월터를 보고 래이미씨는 그런 에너지가 어디서 나왔는지 놀라워 했다.


월터의 적극적이고 불가능을 가능케 한 성실한 태도를 보고 크게 감동을 받은 래이미씨는 

다음날, 월터의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전날 일어난 일을 설명했고,

아울러 그녀의 페이스북에 월터의 이야기를 올리면서

월터의 고장난 차를 수리하는데 필요한 $2,000를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에 그렇게 시작한 모금운동은 불과 며칠만에 벌써 월터를 위해서 $44,000이 모였고,

한 펀드매니저는 그 기금을 운영해 주겠다고 제의를 했다.



월터와 제니 레이미씨가 월터의 새 차 앞에서...



지난 일요일에는 벨홉 이삿짐 회사의 사장인 마클린씨가 월터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일단 전하면서 직접 만나서 정식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어서

다음날 월요일에 월터가 사는 아파트에서 가까운 한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물론 월터는 20분을 걸어서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커피숍에서 만나자, 마클린씨는 그가 몰던 2014년 포드 Escape 차를 월터에게 건내주면서

이 차는 자신보다 월터 손에 있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고 한다.


지난 며칠동안 많은 관심을 받은 월터는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놀랐지만,

여러 사람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기쁘고,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결국  결과는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는 것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 지에서 발췌





요즘 최악의 불경기라고 입을 모으고,

취업을 하기 위해서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 고시에 몇년간 소중한 시간을 저당잡혀 있는 와중에

한편으로는 중소기업에서는 필요한 인재들을 찾을 수 없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왕왕 벌어지고 있는 한국에 와서 잠시 지내서인지

유난히 이 기사가 가슴에 와 닿았나 봅니다.


비록 처해 있는 상황이 어렵고 힘들어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서

목적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해서 달려가면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 사회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그리고 위 기사 속에 두 경찰관, 그리고 레이미씨, 그리고 회사의 사장처럼

그렇게 노력하는 젊은이들을 

잘 챙겨주고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 주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