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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갑작스럽게 다녀 온 독일에서...

by Helen of Troy 2019. 12. 22.



2006년 여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로 우리 가족과 

두분 다 건강하실 때 마리로즈, 알로이즈양부님과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11월 말에 양아버지와 딸로 37년간 지내 왔던

알로이즈님이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다음날인 11월 30일에 부랴 부랴 독일로 떠났다.


안타깝게도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가는 비행기로 이동하는 시간인

현지 시간으로 새벽 5시에 돌아가셨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아서,

프랑크프푸트에서 자브류켄까지 가는 기차 안에서 착찹한 마음으로

알로이즈와 함께 했던 추억을 더듬어 보았다.




2011년 7월 15 15일

프랑스 콜마 근처 성당에서...



기차역에 마중 나온 막내딸 니콜과 함께 집에 도착해 보니

불과 몇 시간 전에 세상을 떠난 알로이즈 님이

평소처럼 잠을 자고 있듯이 침대에 편안히 누워 계셨다.





2015년 7월 21일

프랑스 리보빌 호텔 테라스에서...




솔직히 이때까지 돌아가신 분들의 임종은 병원에서만 경험을 했는데,

처음으로 오랫동안 살던 집 안방에서 임종을 맞이한 분은 처음이다.

그렇지만, 어색하거나 무섭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고

30여년간 살던 집의 자신의 침대에서 편안히 누워 계셔서

한 손은 조금은 차거워진 손을 부여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조용히 가신 분과 작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오히려 편안하고 의미깊은 시간이 되었다.





2018년 6월 9일 독일 집에서...



평소에 집에서 편안하게 돌아가시고 싶다는 말씀대로

집에서 돌봄이 아줌마가 돌아가시기 4일 전까지 돌봐 주시다가

상태가 나빠지자,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에게 알리지마자

영국에 사는 막내 니콜이 바로 당일날 도착했고,

다음날 미국에서 의사인 큰 딸이 와서 두 딸이 번갈아 가면서

식사를 챙겨 드리고, 밤에도 vital check를 도 하면서 병상 옆에서 챙겨드렸고,

돌아가신 밤도 내내 아버지가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하게 옆에서 지켜 드렸다고 한다.


급기야 마지막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다음날 내게도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그 다음날 예약을 하고 독일로 향했지만

결국 몇시간 차이로 임종을 지켜 보지 못하고 말았다.


미국에서 둘째 아들을 제외하고 다 모인 가족들이 돌아가신 날 내내

안방 침대에 누워계신 아버지에게 서로 돌아가면서

간간히 먼 길을 떠나신 망자에게 편한 여정이 되시라고 기도도 드리고, 

평소대로 손을 잡고 대화하듯이 하고 싶었던 말을 건내드렸다.




돌아가신 다음날 아침, 장의사 직원들이

시신을 모시고 갈 관을 들고 집에 오셨다.




큰딸 파트리샤가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잘 챙겨드리고,

우리 모두 관 안에 평소에 좋아하던 물건들을 하나씩 챙겨서 넣어 드렸다.





그리고 장의사 분들이 관을 집 바깥으로 옮기자,

그 뒤를 따라나갔다.





큰 아들이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바라 보고 있다.




그리고...

90년 전에 태어난 집에서 불과 100 미터 떨어진 집에서 30여년을 살던 집에서

알로이즈님은 이렇게 마지막 길을 떠나셨다.






관이 떠난 후,

그날 오후 네시면 컴컴해지는데도 불구하고, 다섯시경에 

 평소에 알로이즈님과 함께 즐겨 산책하던 집 뒤에 있는 산으로 산책에 나섰다.




어두워서 앞이 거의 안 보이는데도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면서 서로 돌아가신 분과의

추억을 나누면서 40분간을 그렇게 걸어 올라갔다.




저 산 아래에

8년 전에 돌아가신 마리로즈 어머님이 묻히신 바로 옆자리에

알로이즈 님도 이틀 후에 사랑하는 아내 옆에 누울실 예정이다.




이렇게 거대하고 북적거리는 병원이 아니라

평소에 지내시던 아늑하고 편안한 집의 안방 침대에서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드릴 수 있어서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는 슬픔보다는

천상으로 편안하게 보내드렸다는 큰 위안을 얻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