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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지금 캐나다와 미국 서부는 열돔/Heat Dome으로 기록적인 폭염에 허덕허덕...

by Helen of Troy 2021. 6. 28.

 

'Heat Dome'의 여파로 폭염에 시달리는 캐나다 서부

 

그동안 블로그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캐나다의 겨울 날씨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기록적인 폭염 이야기는 52년간 캐나다에 살면서 처음이라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5일 전부터 캐나다 서부와 미국 서부는 기록적인 폭염에 허덕이고 있다.

신문이나 티비 뉴스에서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BC, 앨버타주, 사스카추언 주

유콘과 NWT 지역에 연일 폭염 주의보 소식이 이어지고

앞으로 6일 이상 이례적인 기후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한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를 켜면 우선 'Heat Warning' 경고부터 창에 뜬다.

 

 

 

 

기록적인 더위를 피해서 바다를 찾는 밴쿠버 시민들

 

우리 집에 있는 두 대의 에어컨중 하나는 아래층, 그리고 또 하나는 위층을

위해 설치되어서, 중앙난방식으로 집 전체에 공급되는데,

아래층은 한여름에도 시원해서 거의 에어컨이 돌아갈 일이 없었고,

위층은 일 년에 25도로 자동 세트 해 두면, 날씨에 따라서 에어컨이 알아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날이 15-20일을 넘겨 본 적이 없고,

그나마 그것도 하루 중에 제일 더운 오후 2시에서 8시 사이에만 가동이 되곤 했다.

그런데 이번 폭염으로, 아침 10시부터 가동이 되면 밤 12시가 되어야만 꺼질 정도로 더웠다.

 

 

 

 

 

사상 초유의 대단한  'Heat Dome' 의 모습

 

 

캐나다 서부 끝에 위치한 브리티쉬 컬럼비아주/British Columbia에 소재한 밴쿠버에서

북서쪽으로 약 250 Km 떨어진 리튼/Lytton은 오늘 섭씨 46.6도를 기록해서

캐나다의 최고 기온 기록을 깨뜨리기까지 한 살인적인 더위가 발생했다.

(오늘 월요일엔 섭씨 47.5도까지 올라서 어제 기록을 갱신했다.)

 

이런 기온은 이 지역의 예년 평균 온도보다 무려 10-17도가 높으며,

앞으로 최고 기온을 갱신할 수 있을 만큼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참고로, 이전 캐나다의 최고 기온은 1937년 7월에 사스카추언 남동부에서 

섭씨 45도가 기록이었는데, 70여 년 만에 그 기록이 이번에 깨졌다.

한편 캘리포니아의 팜스프링은 화씨 123도(50.6도 C)까지 올라갔다.

 

이 무더위로 산불 위험도가 높아졌고, 호수와 강의 수위도 내려갔고

갑자기 증가한 에어컨 사용으로 전력 소비도 최고를 기록했다.

에어컨과 선풍기는 일찌감치 품절되었고,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도저히 지낼 수가 없는 많은 시민들이

에어컨이 비취 된 호텔로 쏠려서,

코로나로 고전을 하던 호텔들은 이번 폭염의 최고 수혜자가 되기도 했고,

다수의 도시들은 응급 쿨링 센터를 개장하기도 하고,

코비드-19 접종 클리닉과 학교마저 며칠간 문을 닫을 계획일 정도로

폭염의 위력이 엄청나다.

 

 

 

 

열 돔/Heat Dome이 형성되는 과정

 

 

이런 폭염이 발생한 원인은 열 돔/Heat Dome 현상 때문이다.

이 현상은 마치 냄비의 뚜껑처럼 냄비 안의 열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하다.

NOAA(국립 해양 대기권 위원회)는 이번 현상은 2021년 라니냐/La Niña 중에

태평양 동부의 바다 기온은 낮고, 서부 바다 기온은 높아지면서,

기온의 차이로 인해서 서부의 열대풍 바람이 동쪽으로 부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래서 더운 공기가 지구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부는 제트 기류/Jet Stream에 머물게 되고,

미국과 캐나다 서부 해안 지역으로 이동해서 며칠간 한 지역에 갇히게 되면서 발생한다.

 

제트 기류로 더운 공기가 대기권에 수직으로 팽창하면서 상승하면,

그 위에 존재하는 고기압이 이 더운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고,

이 밀려난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면서 압축으로 온도가 올라가고,

이 더운 공기로 땅이 더워지면서, 습기를 잃어버리게 되며,

이는 땅을 추가로 덥히는 것이 용이해진다.

결과적으로 열 돔은 위에서 제트기류가 돔 경기장의 돔이나 냄비의 뚜껑처럼

위에서 열의 이동을 막아서 더운 기온이 갇히게 되면서 생겨나는 현상인 셈이다.

 

 

 

 

 

예년보다 평균 14도가 높은 폭염 속의 에드먼튼

 

 

캐나다에서 제일 서쪽에 위치한 BC주보다는 상황이 조금 낫기는 해도

늘 겨울에 최하의 기온을 자랑하는 경우는 왕왕 있었지만,

이처럼 최고 기온 때문에 헉헉댄 기억은 별로 없다.

그나마 밤 11시가 지나면 23-4도 내려가서 잠은 편히 잘 수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다.

끼니도 매일 냉면, 콩국수, 열무김치 국수, 메밀국수로 찬 음식을 때우고,

매일 하는 운동도 아침 8시 반에 나가서 10시 반 전에 끝내면서

이 요상한 시기를 버티고 있다.

 

 

 

Mon, 28 Jun Sunny.  High 36. Humidex 40. UV index 10 or very high.
Night Clear. Low 20.
Tue, 29 Jun Sunny. High 39.
Night Clear. Low 23.
Wed, 30 Jun Sunny. High 40.
Night Clear. Low 23.
Thu, 1 Jul Sunny. High 37.
Night Cloudy periods. Low 20.

 

예년 평균 최고기온   평균 최저기온                                      일출                                               일몰

Max 22°C.               Min 11°C. 5:07 MDT 22:07 MDT

 

 

 

이러한 열돔 현상은 지구 온난화로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한다고 하니,

코로나 사태에서 일단 벗어나면, 우리의 관심과 노력을 환경보호로 돌려서

모두 힘을 합해서 지구의 안녕에 힘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더워도 좋으니, 제발 산불로 이어지지 않기만을 기원하면서

내일 저녁은 입 맛도 없고, 불 옆에 가기도 귀찮아서

그냥 집에서 만들어 둔 팥 앙꼬와 여러 가지 과일을 넣고

시원한 수제 팥빙수로 때울까 한다.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이번 주 캐나다 서부의 모습들...

뜨거운 열기로 뿌옇게 변한 밴쿠버

Photograph: Don Mackinnon

 

 

 

 

 

한 캘거리 공원에서 구세군 소속 응급차량을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서 설치된 쿨링 스테이션/cooling station 

Photograph: Jeff McIntosh

 

 

 

 

 

역사상 최고 기온이 이어지는 밴쿠버에 설치된 쿨링 센터로 한 여성이 더위를 피해서 안으로 들어 가고 있다.

Photograph: Jennifer Gauthier

 

 

 

 

 

더위가 계속되자 사막성 기후로 변하면서 습도까지 내려가서 산불의 위험 수준도 최고로 올라갔는데,

우려대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톰슨-티콜랑 위히나 스팍스 호수 근처 숲에 산불이 발생했다.

Photograph: Bc Wildfire Service

 

 

 

 

 

여름방학이 시작된 학생들이 알버타주 체스터미어에 소재한 농수로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Photograph: Jeff McIntosh

 

 

 

 

 

한 남성이 밴쿠버의 한 쿨링 스테이션에서 뿜어내는 찬 공기를 쐬고 있다. 

Photograph: Jennifer Gauthier

 

 

 

 

이번 일요일부터 드디어 기온이 떨어진다는 소식이 오늘 아침에 들려온다.

너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