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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Helen's Family/Thomas

미국 LA에서 가진 51년 만의 특별한 만남

by Helen of Troy 2024. 5. 15.

 

 

5월 8일 레돈도 비치에서...

 

 

지난주 미국 LA에서 3박 4일에 걸쳐서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남편의 중고등학교 동기들의 칠순 잔치 모임이 열려서

함께 다녀왔다.

 

한국에서 나의 최종학력은 국졸이다 보니

이처럼 동창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없어서

내심 어떤 분위기의 만남인지 무척 궁금하던 차에

LA에 거주하는 친한 세 가족도 오랜만에 만나 볼 겸 

9일간 LA에서 머물렀다.

 

 

5월 7일 첫 만남의 시간

 

다른 동기들은 그동안 서로 만남을 가졌지만,

이런 모임에 처음 참석한 남편은 대부분 졸업한 후

51년 만에 처음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여서

몇 달 전부터 아이들처럼 들뜬 마음으로 이 날을 기다렸다.

 

남편은 학교를 1년 일찍 들어가서 올해 69세가 된다고

부러운 눈총을 받았는데, 

겉은 세월의 흔적이 확연하지만,

내 눈에는 이 행사에 참석한 25명 모두

마음만은 19세 청년들

아니 13살의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처럼 보였다.

 

첫날은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밤늦게까지 수다꽃을 피우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5월 8일

 

마침 서울에 사시는 동기 한 분이 LA 방문 계획이 있어 오시는 길에

단체 티셔츠를 주문 제작해서 가지고 오셔서 나누어 주신 것을

그다음 날부터 유니폼처럼 입고 다녔다.

티셔츠에 새긴 문구 " 이렇게 좋은 날을 그냥 지나 칠순 없지"가

신박해서 좋았다.

 

남녀 공학인 이 중고등학교 동창 모임엔

통상적으로 배우자들이 참석하지 않은데,

51년만에 처음 참석하지 않은 것을 참작해서

특별히 배우자인 나를 특혜를 주어서 유일하게 

동창이 아닌 배우자 멤버로 참석했는데

모두들 편하게 대해 주어서 

부담없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점심 식사 후는 타지에서 온 동기들을 위해서 빌린 Air B&B 주택 

동네와 그 옆에 있는 골프 코스로 산책을 했는데,

이 시간에도 이야기 꽃은 여전히 피우면서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이 날 저녁 식사는 고깃집에서 먹고...

 

 

 

숙소에 돌아와서 칠순 생일 케이크를 잘라서 디저트로 먹고

누군가 준비해 온 가라오케의 반주에 맞추어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50여 년 만에 만나도 어제 헤어진 친구처럼

살갑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나는 경이롭고 부러운 눈길로 지켜보았다.

 

 

 

 

5월 9일

한 동기가 태평양 바다가 보이는 레돈도 비치에서 한 턱 내겠다고 하셔서 

모두 아름다운 바닷가로 향했다.

사는 곳에서 바다까지 1,400 Km 떨어진 곳에 사는 나는

음식보다 바다를 보러 간다는 자체가 그저 신이 났다.

 

 

레돈도 비치 보드워크로 향하는 친구들...

 

 

설국에서 날아온 내겐 야자수가 있는 바다의 풍광은

힐링 그 자체로 다가온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횟집 앞에서...

 

 

게요리로 유명하다는 이 식당에서 건배를 하고...

 

 

랍스터, 게, 회, 매운탕까지 점심을 푸짐하게 먹었다.

 

 

 

 

 

소화도 시킬 겸 바닷바람이 상쾌한 레돈도 해변을

느긋하게 걸으면서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렇게 배불리 먹고도

빙수를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을 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덕분에 오랜만에 입에서 살살 녹은 달콤한 팥빙수 맛을 보았다.

 

 

 

저녁 식사 예약을 한 식당에서...

 

 

 

식사가 끝나고 두 번째 칠순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밝혀 놓고,

식당에 온 손님들까지 다 함께 생일 축가를 부른 후,

케이크까지 챙겨 먹고 모두 숙소로 다시 가서

미처 못한 이야기들을 두런두런 하면서 마지막 밤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 다들 건강을 잘 관리해서 서로 자주 보자는 말을 반복하더니

아예 내년과 후년 만남 스케줄까지 대충 잡은 후에야

그다음 날 아침 3박 4일의 시간을 뒤로하고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A friend is a gift you giv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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