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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부모님, 건강하세요...

by Helen of Troy 2008. 9. 23.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올해 연세가 만으로 83세인데도 불구하고 며느리인 나보다

바지런하시고, 집안 살림도 너무 잘 하시고

음식 솜씨는 어느 요리사보다 잘 하시는 분이시다.

젊었을때 영화배우 뺨치는 미모를 오래 지금까지 유지하고 계시기도 하다.

건강하셔서 거의 매일 나가셔서 활동을 하시기도 하시고

일년에 두세번은 해외여행도 하신다.

내가 한국에 가면 남대문이나 동대문 시장 가락시장으로

서울 지리를 잘 모르는 며느리를 데리고

시장을 보러 가면 한참 젊은 내가 발걸음이 나보다 빠른

우리 어머니를 따라 다니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그런 어머니께서 지금 9월초부터 암치료를 받고 계신다.

전화를 드리면 너무 힘이 드시는지 통화도 못하고 그냥 끊는다.

그리고 더 자주 전화를 하고 싶어도 솔직히 아픈분하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 드려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고

도무지 자신이 없어서 전화 걸기가 망설여진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는 남편과 번갈아서 거의 20분이 넘도록

기운이 나 목소리로 통화를 할수 있어서 그동안 계속 무거웠던 맘이 다소 가벼워졌다.

 

앞으로 아직도 몇번의 항암 치료를 받으셔야 하는데

많이 고생하고 힘드신만큼 결과가 좋기만을 기도드릴뿐이다.

겨울 방학이 시작하는 12월 초에 형제중 혼자만 외국에서 사는

막내아들이 갈때 쯤이면 예전처럼 씩씩한 여장부로 돌아오시기를

오늘도 두손 모아 기도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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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아버지 생신은 음력으로 8월 20일다.

올해 만 79세이시다. 

생일이 음력이어도 친정 엄마가 살아 계실때는 일일이

언제라고 미리 얘기를 해 주시는데

엄마가 돌아 가신 후에는 그나마 그렇게 알려 주는 사람도 없어졌다.

나보다 더 많이 어려서 이민을 온 동생들은 더더구나

한국말도 서툴고 한국에 아직도 거의 40년을 한번도 가 보지 않아서

음력으로 생일을 챙겨 드리기를 기대조차 안 한다.

그래서 자연히 그 몫은 큰딸인 내가 챙겨야 하는데도

올해는 그만 그 날짜를 놓치고 말았다.

항상 추석 며칠 뒤면 아버지 생일이어서 9월 말정도에 대충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 놓는다.  올해는 유난히 추석도 빨리 돌아온 탓도 있는지

깜빡 그 날짜에 전화를 한다는 걸 잊어 버렸다.

 

부랴부랴 오늘 아침에 일단은 이 메일을 보내드리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식구들 보고 카드에 몇자를 적어서

내일 부쳐 드리려고 한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솔직히 가슴이 찔린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이삼일에 한번씩 여기서 만난 블로그 친구들과는 자주

안부도 전하면서 살갑게 대하면서 소식을 주고 받는데 비해서

정작 친부모에게는 일주일에 한번씩도 안 되게 안부을 전하고 있는

나 자신이 참 한심하기도 하고 부끄럽다. 

바로 고쳐야겠다.

 

 

어머니,

힘드시더라도 잘 참아내시고

빨리 완쾌하시고...

 (요즘들어 부쩍 냄새가 좋은 국화를 드립니다)



 

 

아버지,

팔순에 가까운 나이지만

항상 젊은 사람보다 더 의욕적으로 씩씩하게  살아오셨듯이

앞으로도 계속  100세까지 새어머니와 즐겁고 건강하세요.

 

 (부랴부랴 급조했지만 좋아하는 치즈 케익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