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는 많은 비영리 단체가 있습니다.
주로 문화단체이거나, 스포츠나 봉사단체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지원금이나 보조금이 나오지만
많은 경우에 단체를 운영하기엔 충분하지 않기에 장기적인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체 내에서 기금 조달을 합니다.
간단하게는 개인이나 회사에서 기부금을 받기도 하고
카지노에 가서 여러가지 일을 해서 얻어 들인 수익의 일부를 받기도 하고
마라톤을 달리기도 하고, 쿠폰 책자를 팔기도 합니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RES 합창단에서도
오랫동안 매년 카지노와 쿠폰책 판매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기부도 꾸준하게 들어오는 단체이다.
6년 전부터는 마직막 공연이 끝난 후 5월말경에
silent auction이라는 행사로 기금을 모은다.
이 행사는 원래 경매때에 흔히 보듯이 경매를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경매로 나온 물건이나 서비스앞에 놓여진 종이에 금액을 써서 말 그대로 침묵으로 낙찰이 되는 방법이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유크라이너 문화 센터에서 열린 올해의 경매에서
합창단원들이나 단원들의 친지들이나, 회사나 가게(식당, 서점, 미장원, 카페, 베이커리, 등등)에서
물건을 기부하거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선물권이나 쿠폰을 내 놓은 것들을
그날 참석한 사람들이 원하는 경매가격을 써 놓았다가 마감 시간에 제일 높은 가격을 써 낸 사람에게
낙찰이 되서 지불한 돈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행사입니다.
참고로 재미있는 물건을 소개하면 시내에서 제일 유명하신 80에 가까우신 원로 피아니스트 분이
직접 짐으로 오셔서 피아노 연주를 1시간 반을 해 주시는 선물권도 있었고($300에 낙찰되었다)
내년 합창단 공연 중에 무대에서 함창단을 지휘하는 자격을 주는 것도 있었고,
요리의 프고급인 지휘자님이 12명을 집에 초대해서 직접 근사한 식사를 대접하는 선물도 있고($400에 낙찰)
치과의사인 단원 중 한분은 앞으로 3년간 치과 치료를 무료로 해 드리는 선물권도 나왔다.
나 역시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뜨개질로 만든 파티용 쇼울을 경매로 내 놓았다. ($100에 낙찰)
이렇듯이 매년 기발한 아이디어로 나온 여러가지 선물을 나와서 재미있기도 하고
이렇게 구입해서 친구들에게 선물로 드리리도 해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혜택을 줄 수 있는 행사입니다.
홀안의 모습...
기부된 여러가지 선물권이 전시되어 있다.
멋진 춤 시범도...
기부된 케잌들..
손으로 직접 만든 새집...
손으로 짠 스카프도..
이날 약 300명이 참석을 해서
초청된 재즈 트리오의 음악과 함께 칵테일 시간을 거쳐서
6-코스 음식을 와인과 함께 먹으면서
평소에 연습만 하고 헤어져서 단원들과 가까워질 기회가 없었는데
오붓이 모여 앉아서 단원들과 또 같이 온 배우자나 식구들/친구들과 담소를 하면서
친분을 쌓을수도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날 기부된 200여점이 열띤 경매를 통해서 거의 다 팔려서
4개월동안 빈틈없이 준비를 해온 준비위원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고
목적하던대로 합창단 기금을 모으는데 큰 기여를 해서 보람된 저녁이었습니다.
식사로는 caesar salad, cream of asparagas soup, roast beef, baked chicken, baked potatoes,
mixed vegetables, cheese perogies, red/white wine, coffee, tea가 나왔는데
전반적으로 맛이 훌륭했습니다.
디저트는 그냘 합창단원들이 집에서 만들어 온 16가지의 디저트를 경매에 부쳐서
돈을 지불한 후에 낙찰된 테이블에 앉은 10명이 나누어 먹는 식으로 진행이 되어서
우리 테이블은 딸기 tart를 $140에 사서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밍크 코트는 한 소프라노 단원이 내놓은 질이 좋은 캐나다 산 밍크 코트인데
평소에 별로 밍크 코트에 관심이 없었는데 싯가보다 휠씬 싸게 구입할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 몸에 잘 맞아서 주위에 있던 다른 단원들이 완전맞춤이라고 부추기기도 해서
경매서류에 값을 적어 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다섯명이 경합을 하다가 결국엔
나와 또 한사람 둘이 긴 신경전 끝에 마감시간 30초 전에 다른 경쟁자 여자분이
내 가격보다 $20을 더 적어 넣는 바람에 그 여자분이 차지를 했다.
처음 10분간은 $20 차이로 코트를 뺏겼다는 분한 맘에 씩씩대는 모습이 재미있는지
남편은 계속 실실 웃고만 있어서 더 부아가 치밀었다. 그러다가 차츰 시간이 지나자
추운 캐나다 겨울에 언젠가는 밍크 코트를 입어보고 싶은 막연한 희망은 있었지만
불과 2시간 전만 해도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밍크코트에 무슨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이성을 잠시 잃고 매달렸던 내 자신이 나도 어이가 없어서 웃고 말았다.
돌아 오는 차 안에서 남편이 위로가 하고 싶었던지 내 덕에 경매 가격을 엄청 올려 놓아서
높은 가격에 팔려서 기금 모으는데 큰 공헌을 하느라 수고 많았다고 어깨를 토닥거려 주었다.
은근히 빈말이라도 다음에 더 좋은 걸로 하나 사 줄께 라고 얘기 해 주길 바랬는데...
보나수 사진:
집을 나가기 전에 한장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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