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조신하게 가만히 기다리다가
누군가가 저녁식사나 파티에 초대 해 주면 오랜만에 잘 차려 입고
우아하게 나타나서 매끄러운 매너와 재치로 다른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단단히 맘을 먹곤 한다.
그런데 어떻게 된 조화인지 11월 중순만 되면 남편과 아이들이
올 연말에는 누구 누구를 언제 초대 할 예정인지, 메뉴는 뭘로 하는지,
집은 어떻게 꾸밀건지 하루 건너 물어 오면,
전 해의 손님접대 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가물가물 옅어지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손님 리스트를 적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나를 포함해서 점점 손님초대를 꺼리는 추세에
더군다나 크리스마스 만찬이나, New Year's Eve 파티엔 초대 할 사람 수도 많아서
다들 초대 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들이다.
내 성격 상 눈치보면서 기다리기 보다는 총대를 메고 먼저 내쪽에서 미련한지 용감한지
올해도 한번이 아니라 다섯번의 디너를 저지르고 말았다.
내년에는 다시는 이렇게 미련한 짓은 절대 또 안할거라고
지금부터 단단히 다짐은 하지만
사람 좋아하는 남편과 내가 올 연말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갈 것 같기만 하다.
Who knows....
저녁 만찬이나 파티를 가지면
초대한 손님들이 다 모일 때까지
포도주를 마시거나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칵테일 시간이면
꼭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아페타이저(appetizers)를 들면서
슬슬 파티 분위기로 젖어 들어 간다.
얼마 전에 가진 합창단 공연 때에도 등장했고
이번 성탄 만찬 때에도 세번씩이나 선을 보인
만들기도 쉬운 시금치 dip를 소개 해 본다.
재료:
1 16 oz. (450 g) round loaf sourdough bread (사워 도우 빵)
1 10 1/2 oz. (300 g) pkg. frozen chopped spinach (냉동 시금치) 생 시금치는 끓는 물에
1 cup sour cream (사워 크림) 2분 정도 데치고
1/2 cup mayonnaise (마요네즈)
1 1/2(45 g) package vegetable soup mix (건조한 야채 수프 가루)
1 large red bell pepper, seeded and finely chopped (잘게 썬 빨간 피망 고추)
1 8oz (250 ml) can water chestnuts, drained and chopped(잘게 썰은 물밤)
2 green onions, finely chopped (곱게 썰은 파)
1/4 tsp nutmeg (optional) (너트메그)
1 jalapeno pepper (optional) (할라페뇨 고추, 매운 맛을 좋아하면)
만드는 법:
1. 냉동 된 시금치를 전자 레인지에 3분간 돌린 후에 물을 꼭 짜 둔다.
2. 그릇에 위에 있는 재료를 다 넣고 섞는다.
3. 사워 도우 빵을 아래처럼 우선 빵의 윗 부분을 칼로 잘라 내고
빵 가운데 부분도 손으로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파 내어서
빵 주위에 놓는다.
4. 시금치 딥을 빵 가운데에 담아서 작은 스푼과 함께 상에 내 놓으면
손님들이 알아서 딥을 빵에 얹어서 드신다.
나같이 매운 맛을 좋아하면 jalapeno 고추를 입맛대로 잘게 썰어 넣어도 좋다.
아삭아삭한 물밤과 피망이 씹히는 맛이 참 좋아서
붉은 포도주와 함께 들면 그만이다.
만약 사워 도우 빵을 구하기 어려우면
보통 기다란 바게트를 1.5-2 cm 두께로 대각선으로 잘라서
그 위에 딥을 얹어 먹어도 괜찮다.
Bon Apetit
music: Voz d'Amor
sung by cesaria ev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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