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3도의 강추위 탓인지 곤돌라의 무게를 지탱해 주는 케이블마저 얼어붙어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신경을 쓰였지만 무사히 꼭대기까지 우리를 무사히 데려다 주었다.
곤돌라애서 내리자마자 살을 에이는듯한 차가운 공기에 잠시 코는 얼얼하고
가슴 밑바닥까지 오그라드는 기분에 당황했지만 층계를 타고 올라가서
곧 시원하게 360도가 탁 트인 전망대에 발을 내디디자
시야에 온통 푸른 하늘부터 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햐얀 왕관을 머리에 쓰고 사방을 죽 둘러 싼 웅장한 산들이 재각기 멋진 자태로
병풍처럼 딱 버티고 서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우리 인간들을 압도하면서 위엄을 떨치고 있다.
우선 밴프 시내가 한 눈에 들어 오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밴프 시의 중심에 위치한 해발 1750 미터의 산인 터널 마운틴(Tunnel Mountain) 중앙에 있고(겨울이라서 등산로가 차단되었다)
산을 주위로 흐르는 보우 강(Bow River)이 하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고, 중앙 아래에 있는 밴프 스프링스 호텔과 뒤로 골프코스가 보인다.
탁 트인 전망대에 서자마자 모두들 카메라를 바로 들이대기 시작한다. 노출된 피부가 몇분 안에 얼어 붙는지도 모르고 준이는 무모하게 맨손으로 셔터를 툴러 된다.
병풍처럼 둘러쌓인 산들의 정상이 마치 도끼 날같이 날카로운 암벽이다.
그 아래로 혹한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푸른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버티고 있다.
보이는 산들의 높이는 약 해발 2900 미터를 웃도는 산들이 즐비해서 해발 2000 미터의 산들을 명함도 못 꺼낸다.
아무리 한창 나이의 준답게 설국의 추위를 얕보고 장갑조차 지참하지 않더니 추위의 위력를 바로 감지하고 남편이 빌려 준 두툼한 장갑을 바로 끼었다.
그래도 빌려 입은 파카에 달린 두툼한 hood를 쓰는 것은 여전히 거부하며 폼생 폼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사진을 찍느라 장갑을 뺏다 꼈다... 추운데도 머리를 내 놓아서 오그라드는 얼굴인데도 웃으라니 착하게 웃어 준다.. 녀석 말도 잘 듣네...
폼생 폼사의 아들과 같은 과인 엄마 역시 캐나다 로키의 추위의 위력을 깔보고 몇번이나 든든히 껴 입고 쓰고 가라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입고 나선
용감한 엄마는 활짝 웃고 있지만 아마도 엄청 떨면서 역시 경직된 얼굴의 아들곁에 착 달라 붙어서 찰칵~~
동쪽을 알리는 E자가 보이고.... 레일에 세계 각국의 나라의 방향을 알리는 국기가 죽 배치되어 있다.
한국 방향을 향해서 태극기 앞에서 기념 촬영도...
이 사진을 찍자마자 추위를 못 이기고 바로 원형 식당으로 쫓기듯 들어 왔다.
식당의 커다란 창으로 온 사방이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 온다.
우선 주니맘은 뜨거운 코코아를 주문해서 추위에 언 몸을 녹이고, 주니와 나는 잠시 후에 추워서 여기에 머물겠다는 겁쟁이 아낙을 두고 밖으로 나왔다.
이왕 여기까지 올라 왔으니 추위와 바람을 무릅쓰고 준이와 나는 저 앞에 보이는 해발 2337 미터의 Sanson Peak 까지 올라가기로 의기투합해서 밖으로 나갔다.
아주 어린아이들도 쉽게 걸어 올라 갈 수 있도록 편하게 나무 보드로 만들어진 길 위로 걸어 가면서 ...
정상을 향해서 올라 가는 길이 오히려 아래 식당 부근의 360도 전망대보다 바람이 잔잔해서 생각보다 견딜만 했다.
보통 안개가 끼었거나 구름이 끼어서 정상까지 제대로 보기가 힘든데, 오늘은 화창한 날씨로 눈덮인 정상까지 시원하고 선명하게 잘 보인다.
등산로 중간 중간에 넓게 만들어진 전망대에 망원경으로 멀리까지 볼 수 있다.
빽빽하게 서 있는 소나무에는 눈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생각보다 경사가 완만하고 넓직하게 설치 된 등산로 덕분에 대여섯살 꼬마들도 추위에 아랑곳없이 씩씩하게 잘도 이길을 걸어서 올라 간다.
이 높고 미끄럽고 추운 산길을 편하게 길을 만들어 준 사람들이 참 고맙다...
예전 어릴때에 써 본 크리스마스 카드에 나오는 한 장면 같다...
계속 올라 가면서 산들이 마치 코 앞에 다가 선 느낌이다.
눈과 돌 바위에 우뚝 선 소나무를 보고 감자기 '일송정 푸른 솔은 ~~~~" 의 노래가락이 절로 흥얼거린다.
귀가 조금 시려오는데도 일단 머리카락이 납작해질까 봐 두툼한 목도리만 두른 채 포즈를 취해 보고...
저 아래 식당에서 따땃한 코코아를 마시면서 쉬고 있는 준이맘에게 몇번이나 손을 흔들었는데 우리를 보기나 했을까...
준이는 여전히 맨손으로 똑딱이 사진기로 열심히 찍어 대고 있다.
갑자기 하얀 눈이 덮인 산 등성이를 타고 내려 가고 싶당..
저 아래 식당은 점점 멀어 지고..
정상은 점점 가까워 오고..
파란 하늘을 쳐다 보기만 해도 눈이 시리다..
캐나다 동부 끝인 노바 스코시아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이 앞을 서 가고...
준이가 마지막 정상을 향해서 걸어 올라가고..
정상 직전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정상이 바로 위에 보인다.
설퍼 마운틴 코스믹 레이 관측소 간판옆에서..
Sulphur Mountain Cosmic Ray Station House National Historic Site of Canada plaque states:
Located at the top of Sulphur Mountain, the cosmic ray station was completed by the National Research Council in 1956, in preparation for the International Geophysical Year (1957-1958) an undertaking involving 66 countries and a do--en scientific disciplines. The study of cosmic rays held a prominent place, with 99 cosmic ray stations (nine in Canada) in operation world-wide during IGY. Due to its high elevation Sulphur Mountain was the most important Canadian station. In 1960 the University of Alberta at Calgary took over the station, which was closed in 1978. The building itself was dismantled in 1981.
드디어 탁 트인 해발 2300 미터의 정상에 서서...
Fast Fact:
The Cosmic Ray Station was not the first scientific facility to be built on Sulphur Mountain. In 1903, a meteorological observatory building was completed on nearby Sanson Peak, named in 1948 in honour of Norman Bethune Sanson, the observer who tended the recording equipment for nearly 30 years.
꼭대기까지 올라 갔다는 준이의 인증샷...
헬렌의 인증샷 1...
인증 샷 2
인증샷 3 (뒷 배경이 달라서 자꾸 찍는다)
준이도 다시..
갑자기 영하 23도의 날씨의 차가운 공기가 허파 깊숙이 느껴지고, 배도 출출해서 내려가기로..
내려가면서 마직막으로 찰칵~
오후 4시면 어둑어둑 해 지는 곳이라서 올라 올 때보다 벌써 해가 많이 기울어진 하늘...
드디어 내려가는 곤돌라에 몸을 싣고 아래로..
오르는 승객이 여름보다 훨씬 적어서 곤돌라의 간격이 꽤 길다.
내려가는 속도가 빨라서 마치 비행기가 착륙하듯이 귀가 먹먹해져서 서너번 침을 삼켜야 했다.
모자들을 무슨 생각에 빠졌을까...
곤돌라가 주차장까지 내려 왔다. 바로 앞에 거대한 빙하를 오가는 특수 버스가 보인다. 왼쪽 뒤에 온천장이 있다.
시내로 가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옷도 갈아 입고 영하 23도에도 38도의 뜨끈한 온천 물로 용감하게 뛰어 들었다.
music:Voyage D'hiver
from helen's cd 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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