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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정원에서

풍성하고 아름다운 가을의 정원에서...

by Helen of Troy 2012. 9. 25.

Autumn is a second spring when every leaf is a flower.

-Albert Camus

 

봄에 새품종으로 나온 모종을 심은 고추가 빨갛게 익어 가고 있다.

 

가을이 우리 곁에 온 것을 제일 쉽게 알수 있는 곳이 바로 집의 정원과 텃밭이다.

어느새 나무 잎사귀들이 찬란한 초록대신 조금씩 노란색으로 물들어 가고

정원엔 가을에 피는 꽃들이 여름꽃들의 바통을 이어받아서 느지막하게 피어나고

텃밭에선 이쁜 꽃대신에 열매가 익어가고 있었다.

 

 

꽃이 떨어진 시기가 달라서인지 노란색부터, 오렌지, 초록색, 그리고 빨간색까지 총천연색이다.

 

 

2-3주 전만 하더라도 하얀꽃이 달렸던 곳에 고추가 빽빽하게 매달려 있다.

 

 

보기엔 한국 풋고추보다 작지만 훨씬 더 매워서 그냥 생으로 먹기 보다는

통째로 볶거나 찌개에 넣어서 먹으면 아주 칼칼하다.

 

 

풋고추 값이 500 그람에 약 6000원 정도로 늘 비싸서

풋고추와 비슷한 종자같이 보이는 걸로 이렇게 매년 심어 보곤 한다.

이렇게 풍성하게 많으니 고추 장아찌를 담아도 좋을 듯 하다.

 

 

늘 가을까지 활짝 피어주는 데이지

 

 

올해는 일곱그루의 수국이 다투듯이 탐스럽게 피어나고 있다.

 

 

이 hydrangea(수국)은 꽃송이가 직경 25cm로 내 손보다 훨씬 크다.

 

 

철도 잊고 이제 막 피어나는 수국도 있다.

 

 

처음 피기 시작할 때는 핑크 빛이었는데 점점 하얗게 변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남은 정열적인 달리아가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재작년에 너무도 많이 내린 눈으로 겨울 내내 1미터 이상 높게 쌓인 눈 아래에

땅속 사방에 굴을 뚫고 마당을 휘젓고 다닌 groundhog(두더지) 횡포에

이 꽃을 포함해서 많은 꽃나무들의 뿌리에 손상이 많아서 작년에 비실비실하더니

올해는 거의 종전처럼 회복이 되어서 다시 70여개의 꽃들이 만발해서 다행이다.

 

 

아직도 터지지 않은 꽃봉오리들이 줄잡아 50-60개는 되어 보인다.

 

 

올해 추가로 담벽에 심은 두그루의 클레마티스도 직경 30cm에 가깝게 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키다리 coneflowers..

맑은 가을 하늘에 황금빛의 꽃들이 눈부시다.

 

 

여름 내내 2미터에 가깝게 키만 크다가 다른 꽃들이 서서히 질 무렵

도도하고 화려하게 꽃을 가을 내내 피우면서 눈을 즐겁게 해 준다.

 

 

키 꺽다리 coneflowers 옆에서 질세라 빨갛게 피는 장미꽃의 향기는 따를자가 없다.

 

 

이 수국도 지각생인지 이제서야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울 동네에선 10월이면 언제라도 아침에 서리가 오고

10cm 이상 함박눈이 오는 것을 모르나 보다.

 

 

이 수국 녀석도 철 늦게 핑크빛으로 만개를 시작했다.

 

 

이 꽃은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인데

보통 이맘때면 벌써 꽃은 다 지고 이파리들이 아름다운 단품빛으로 물이 들기 시작하는데

유독 이 마지막 꽃한송이가 고고하게 피어있는 모습이 왠지 아름답기 보다는 처절하다.

 

 

You can't hide your true colours

as you approach the autumn of your life.

Unknown

 

다년생이며 병충해도 없는 파는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도 커 주어서 거의 매일 잘라서 각종 반찬에도 넣고,

파전도 부쳐 먹고, 김치도 담는데도

줄기는 커녕 점점 퍼져서 이렇게 뽑아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파처럼 다년생이라서 저절로 잘 커 주는 부추...

그래도 파처럼 번식력이 많지 않아서 봄이면 나누어서 넓게 간격을 두고 옮겨 심는다.

오늘 저녁 메뉴는 당연히 해물 부추파전!

 

 

집 옆의 그늘진 곳에 많은 hosta는 올 여름에 자주 퍼 부어댄 커다란 우박으로 흉한 몰골로 목숨을 지탱하고 있다.

부디 올해 입은 상처를 깨끗이 잊고 내년 봄에 싱그럽게 솟아나기를 바래 본다.

투구꽃은 이보다 피해가 더 심해서 아예 줄기 밑둥까지 잘라 버렸다.

 

 

개인적으로 라벤다 향도 좋아하고 보랏빛 꽃을 좋아해서

마당 곳곳에 심은 라벤다 향이 매혹적이다.

 

 

이 보랏빛꽃은 꽃 하나당 작은 꽃이 평균 30-40개가 오종종 달려서 벌님들이 젤로 좋아하는 꽃...

 

 

마당에 여섯 그루 장미중에 꽃사이즈는 제일 작지만 향은 제일 진하고

서리에도 강해서 제일 늦게가지 피는 장미이다.

 

 

이 꽃 역시 두더지의 피해가 가장 심해서 작년엔 아예 꽃도 피우지 못한 것을

한꺼번에 만회라도 하듯이 앞마당 벽을 따라서 1.6 미터 이상 키때문에 멀리서도 잘 보인다.

 

For man, autumn is a time of harvest, of gathering together.

For nature, it is a time of sowing, of scattering abroad.

Edwin Way Teale

 

장미는 어디서나 꽃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만큼 화려하고 고혹적이다.

 

 

정열적이고 탐스럽게 짙은 향기를 뿜으면서 피는 장미옆에서는

안개꽃처럼 손톱보다 작은 앙증맞은 별꽃들이 수줍게 피어있다.

 

 

그옆엔 사이좋게 핀 사촌뻘되는 핑크빛의 별꽃들...

 

 

이 꽃은 4개월간 끊임없이 꽃을 피우면서 번지는 넝쿨로 이맘때면 땅을 다 덮어버린다.

 

 

Winter is an etching, spring a watercolor,

summer an oil painting

and autumn a mosaic of them all.

Stanley Horowitz

 

 

이 아름다운 백색의 별꽃은 부추꽃...

가운데 씨앗이 여물기를 기다렸다가 씨를 받아서

내년 봄에 다시 심어서 일년 내내 언제라도 부추를 원없이 먹을 참이다.

 

 

이 벌도 파꽃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반했나 보다.

얼마 전에 파꽃을 보고 느낀 글을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받은 신선한 충격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다.

 

그 해 여름에 유난히 파꽃이 많이 피었는데

우리가 보통 관상용으로 피우는 꽃에 대한 인식과 달리

실용적인 이유로 키우는 파의 꽃이라서 그런지 (호박꽃도 같은 맥락이리라)

겉으론 내가 좋아하는 보랏빛을 띈 꽃이지만

왠지 그 꽃엔 향기보다는 맵고 강한 파냄새가 날 것이라는 생각에

20년 가까이 파를 키워도 씨를 받을 궁리만 했지

가까이서 냄새를 맡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파꽃 가까이 코를 맞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더니

강하지는 않아도 은은한 꽃향기가 너무도 좋은 것을 깨닫자

그동안 내가 파꽃에 대해서 지니고 있던 굳은 고정관념, 선입견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그냥 밭에서 배웠던 적이 있은 후에

파꽃도 늘 예뻐해 주고 소중하게 여기고 꼭 꽃향기를 즐긴다.

 

 

릴리도 아직도 따스한 가을빛에 환하게 웃고 있다.

 

 

이꽃 주위에도 많은 벌들이 앵앵 거려서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텃밭에서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왔다.

너무 땟깔이 예쁘고 모양도 앙증맞아서 바로 먹기에 아까운 생각이 든다.

 

 

2-3일 두고 훔쳐 보다가 고추 잡채를 만들까 싶다.

 

 

Change is a measure of time and,

in the autumn, time seems speeded up.

What was is not and never again will be;

what is is change.

Edwin Teale

 

 

 green beans도 서서히 여물어 가고...

이번 추수감사절 채소요리로 green beans stir fry로 찜 해 두었다.

 

 

한달 전에 호박꽃에 호박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이렇게 탐실한 호박을 수확했다.

 

 

 올해 거둔 쑥갓씨들...

 

 

열무씨들...

잘 보관했다가 내년 봄에 파종을 해서 맛난 열무김치 냉면을 여름내내 먹을 참이다.

 

 

 오전에 뽑은 파로 밥도둑인 파김치를 넉넉히 담았다.

 

 

봄과 여름에 흘린 땀과 수고만큼

정직하게 풍성한 수확을 안겨다 준

우리집 마당에서

가을을 느껴 봅니다.

 

 

Every leaf speaks bliss to me,

fluttering from the autumn tree.

Emily Bro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