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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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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정원에서

화려한 꽃 그리고 질긴 잡초들...

by Helen of Troy 2012. 6. 17.

6월이 되면 하지가 가까워지면서 아침 4시반부터 반 11시까지

긴 일조량으로 하루가 다르게 정원이 모습이 변하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마침 때 맞추어서 일주일에 3-4일씩 고마운 봄비가 내려서

더욱 더 싱그럽다.

 

 

집안 창가에 있는 호야꽃도 질세라 만발을 했다.  은은한 향기가 거실에 그득하다.

 

댤콤한 별사탕같은 호야꽃은 2-3년에 한두송이만 피우다가 올해는 벌써 두번째 무려 11송이가 번갈아 피고 있다.

 

이렇게 꽃망울이 5공이가 영글어 가고...

 

수줍게 아래로 향하거나 가지 사이에 피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가 쉬운데

올해는 무더기로 핀 열송이의 꽃에서 품어내는 향기때문에 코가 먼저 인식을 한다.

 

이 송이는 2-3일 있으면 만개를 할 채비를 하고 있다.

 

 

 

6월 1일과 4일 사이의 정원에서....  

 

작년에 옮겨다 심은 목단(peony)에 드디어 첫 꽃망울이 잡혔다.

 

땅에 납작하게 엎디고 고맙게 알아서 연보라꽃을 피우면서 번지기 시작...

 

체리 꽃도 싱그러운 잎아리 사이에 활짝 피었다.

 

장미도 뾰족한 가지 사이로 연한 이파리가 봄볕에 기지개를 피고 나오기 시작하고...

 

집 옆 마당에서 day lily의 첫 꽃봉오리가 수줍게 디밀로 나오고...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 이 친구도 곧 꽃을 필 태세를 갖추고 있다.

 

hostas 의 연한 이파리가 넓게 넓게 퍼져 가고...

 

또 다른 종자의 호스타도 싱그럽게 올아오고...

 

옆 마당에서 올해 처음 첫꽃이 선을 보이고...

 

아들 방의 창가에 있어서 늘 아들이 관심을 가지고 돌봐 주는 꽃나무...

 

뒷마당에 선두주자로 화사하게 자태를 뽐내고...

 

 

 

양귀비도 하하루게 다르게 쑥쑥 자라고...

 

양귀비 옆에 느지막하게 새순이 돋은 노란 장미도 질세가 바짝 뒤를 쫓아서...

 

척박한 곳에서도 무럭 무럭 잘 자라주는 이 녀석은 이주일에 한번씩 가지를 쳐 주야 할 정도로 잘 큰다.

 

핑크빛과 하얀빛 색상의 장미나무....  울동네처럼 겨울이 길고 추운 곳에서 자라도록 새로 개발이 된 종자답게

겨울을 무사히 잘 견디고 늦게나마 새순이 올라 오고 있다.

 

햇볕을 좋아하는 호스타....

 

레스베리(산딸기)도 마른 가지에 이주 사이에 이렇게 이파리가 크게 달렸다.

 

붓꽃 이파리도 죽죽...

 

추운 겨울과 야생토끼의 피해를 잘 피하고 무사하게 잘 크는 라벤더...

 

라벤더 향이 좋아서 정원 곳곳에 욕심나게 많이 심은 라벤더가 작년에  이상적으로 번식을 많이 한

야생토끼들이 먹이가 귀한 겨울에 땅에 붙어있는 모든 식물들을 먹어 치우는 바람에 많은 라벤더를 포함해서

여러 꽃나무들의 피해가 아주 심했다.  그래서 작년 겨울에 철사망으로 덮어 주었더니 다행히도 피해가 거의 없었다.

 

라일락 꽃 향이 봄바람을 타고 온 주위에 그득하다.

 

사이좋게 옆에 나란히 있는 라일락 꽃나무에도 꽃망울이 언제라도 터질듯하다.

 

 

겨우내 푸른 소나무에도 봄볕에 새로 자란 연두색의 잎들이 참 탐스럽다.

 

이 아담한 소나무엔 송화가 벌써 그득하다.

 

모양새가 아담하게 아래로 쳐지면서 크는 이 나무에도

 

노란꽃들이 빽빽하게 피고 있다.

 

이파리가 유일하게 짙은 붉은색이 도는 이 나무의 노란꽃은 7월이 되야 피고..

 

철사로 만든 대를 2주 사이에 꽉 채운 목단꽃...

 

겨우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봄이 오면 이렇게 화단을 초록색으로 그득 채워주는 기특한 녀석도...

 

재작년에 심은 노르웨이 단풍나무도 손바닥같은 이파리가 달린 가지가 파란 하늘을 향해 다가 가도 있다.

 

 

 

보라색과 파란계통의 꽃을 좋아해서 페투니아도 예외는 아니어서 올해도 현관 앞에 온통 보라빛 페투니아로 채워 보았다.

 

 

수국 가지에도 봄기운이 돌고...

 

뒷마당에서 제일 먼저 핀 보라빛 꽃이 반갑다.

 

손바닥보다 훨씬 크게 하얀 수국이 피었다.

파란수국과 보라 수국도 곧 피겠지...

 

5월이 되어도 회생할 기미가 없어서 포기를 하고 새로운 꽃으로 대체를 할까 했는데 질긴 생명력으로 힘차게 올라 온다.

 

블루베리 나무에도 이파리와 꽃망울이 달렸다.

 

엄청나게 눈이 많이 내린 재작년 겨울에 두더지 (ground hog)온 동네의 땅 아래로 땅굴을 오만데 파 놓을 뿐 아니라

땅 아래의 뿌리들도 야금야금 먹어대서 많은 꽃나무들이 시름시름하게 하고 죽기까지 했다.

이 꽃도 두더지 녀석들의 횡포로 여름에 최소한 60송이의 꽃을 피우다가 작년에 겨우 10송이만 피웠는데

올해는 벌써 많이 회복한 듯 해서 안심이다.

 

넓은 이파리에 이슬이 영롱하다.

 

보석이 알알이 배인 듯 하다.

 

로매인 상추도 곧 따 먹을 수 있을만큼 잘 자라 준다.

 

적상치도 올라오고...

 

열무도 제법 자라서  다음주에 수확을 해서 열무김치를 담을까 생각 중이다.

 

잘 크고 있는 열무 아래를 보면 막 올라 온 야들야들한 잡초순들이 교모하게 이파리 사이로 보인다.

 

그냥 보면 무성한 열무 잎사귀에 가려서 눈에 금방 잘 뜨이지 않지만 열무 이파리를 헤쳐 보면

그 아래에서 안전하게 숨어서 한꺼번에 싹이 올라 온다.

 

 

6월이면 북미의 학기말이어서 다음주부터 학교마다 일제히 시작하는 학기말 시험기간이기도 하고

피아노 등급시험도 있어서 자주 마당에 나가서 정원을 돌 볼 기회가 줄어지기 마련이다.

정원과 텃밭은 물을 주고 퇴비를 주고 잘 크도록 솎아주는 일만큼

수시로 제때에 잡초를 뽑는 일도 중요하다.

 

잡초의 순이 여릴때 뿌리의 깊이도 얕고, 번지기 전에 뽑으면

뽑기도 쉽고, 깨끗하게 뿌리채 잡초를 제거해서 다시 번지지도 않지만

바빠서 시기를 놓치면 뿌리도가 깊어져서 잡초 뽑는 일이 수월치 않기도 하고

채소와 꽃들보다 번식력이 훨씬 뛰어나서 빠른 속도로 퍼져서

주위의 키우는 주인격인 채소를 물리치고 불청객인 잡초는 얌체처럼 안방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재미난 사실은 잡초는 키우는 채소의 싹이 나기 전에 절대로 먼저 순이 올라 오지 않고,

채소의 싹이 올라 오면 그제서야 눈치를 보듯 슬금슬금 채소의 싹 주변에 올라 온다.

그리고 처음 올라오는 두잎의 떡잎은 채소인지 잡초인지 거의 분간이 되지 않은

과히 카물플라지의 달인답게 비슷한 형태의 싹이 올라 온다.

그래서 농사에 경험이 없는 남편이나 딸에게 언젠가 잡초를 봅아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오히려 채소순을 모조리 뽑아 놓은 불상사도 일어나기도 했다.

 

그리고 채소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인내하면서 조신하게 기다리다가 체소 이파리 부분이 어느 정도 커 가면

그제서야 이파리 밑부분에 옹기종기 몰려서 마치 암세포처럼 채소로 갈 자양분을 가로 채 먹으면서

채소를 허약하게 하고 그들의 영역을 조금씩 야금야금 넓혀 가는 아주 영악하기 그지 없다.

 

그러기에 아무리 바빠도 적어도 일주일에 두번씩 단 10분이라도 마당에 나가서

텃밭과 정원의 공공의 적인 귀찮고 암같은 잡초를 초반에 제거하려고 노력을 한다.

텃밭일의 필요악인 잡초뽑기를 이를 갈면서 손으로 신경질적으로 쭉 쭉 뽑다가

같은 식물로 태어나서 관심을 받는 채소와 달리 이렇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녀석들이 문득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모든 생물은 그들의 종족보존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 남아햐 하는 일이 당연하기도 하고

그래야만 약육강식의 자연계에서 멸종되지 않고 오랫동안 존재 할 수 있다.

 

잡초들은 지구의 모든 생물들의 궁극적인 목표를 쫓아서

그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으로 번식을 해서 그들의 자손들을 남기는 기술이

제일 탁월한 녀석들이기에 찰스 다윈의 이론에 의하면 최상의 조건을 갗춘 생물답게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 뿐인데, 단지 인간들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이유 하나로

멸시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불운을 겪을 뿐이라는 생각이 몇년 전부터 들기 시작했다.

잡초들은 절대적인 악역이고 적이기 보다는 다만 인간들에게 상대적인 적으로 낙인이 찍힌 악연일 뿐인데... 

 

내가 오로지 싱싱한 채소를 풍성하게 수확하기 위해서,

림돌인 잡초나 해충을 당연하게 제거하는 것을 합리화하듯이

살면서 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상대방의 권리를 교모하게 합리화를 해서 빼앗지나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땀을 흘려가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안간 힘을 쓰는 불운의 잡초를 뽑아 본다.

 

 

다행히 잡초들의 피해가 적은 파는 벌써 예쁜 보라꽃을 필 태세이다.

 

잡초를 뽑고 마지막으로 싱싱한 부추를 한웅큼 뽑아서....

 

갖은 양념으로 배추속을 버무려서...

 

미리 절인 배추 칸칸히 넣어서 포기김치를 담았다.

 

그리고 내친 김에 넉넉히 만든 배추속에  굴을 넣고 술안주감도 만들었다.

 

 

 

 

 

music: Here comes th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