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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영시/한시44]이태백의 春日醉起言志 봄 한시 감상하면서...

by Helen of Troy 2013. 3. 19.

 

 14일부터 내린 눈으로 설국이 된 울 동네

영하 16도의 쌀쌀한 이른 아침부터 눈을 치우는 남편...

 

 

 

나는 내가 사는 동네가 길고 추운 겨울이 예사로운

동토의 동네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1월부터 시작된 겨울을 몇달동안 잘 버티어 오다가도

그래도 3월이 되면왠지 봄이 연상되어지면서

올해 마당과 텃밭에 무엇을 심고 키울까 행복한 상상도 하고

백화점에 진열된 노랗고 밝은 색상의 옷을 살까 고민도 하면서

더디게 오는 봄을 감히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3월의 중순이 되었는데도, 기다리던 봄은 커녕

얄밉고 의리없게 5일째 눈이 지치도않게 계속해서 내려서

창 밖의 풍경은 다시 설국의 나라 그 자체로 바뀌었다.

 

이맘때 즈음이면 남쪽의 지방의 동네처럼  

파릇파릇 올라오는 야리야리한 연두색의 새싹이나

수줍게 꽃망울이 가지에 매달리는 것을 바라지는 않아도

그저 겨우내 높이 쌓인 눈의 높이만이라도

줄어들기만을 기대했던 나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지난 주 목요일부터 그렇게 줄기차게 눈이 내렸다.

 

덕분에 남편과 마침 봄 휴가 맞아서 오랜만에 집에 다니러 온 큰 딸이

번갈아서 서너시간마다 한번씩 나가서 영하 15도의 추위와

맵고 찬 바람을 맞으면서 땀까지 흘려가면서 눈을 치워야 했다.

거기다가 따뜻한 Palm Springs 으로 2주간 휴가를 간

앞집 앞과 옆까지 눈을 치우기까지 해야했다.

 

지난 토요일에 마침 남편의 생일이어서 조촐하게 생일상을 차려서

이웃에 사는 네 부부를 초대해서 함께 자축을 하면서 보냈다.

넉넉하게 준비된 포도주를 밤 2시까지 주거니 받거니 마시면서

좀체 봄에게 자리를 내 줄 기미가 없는 춥고 긴 겨울을 원망하기보다는

가까운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고집 센 겨울에 대한 통쾌한 복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올지 모르는 따스한 봄을 기다리면서

이태백의 한시를 감상 해 봅니다.

(물론 와인을 마시면서....)

 

 

          春日醉起言志              Waking from Drunkenness on a Spring Day

               (李白)                                                             Li Po (Li Bai) (699-762AD)

 

处世若大梦    Life in the world is but a big dream;                    Life is a dream.
胡为劳其生    I will not spoil it by any labour or care                        No need to stir.
所以终日醉    so saying, I was drunk all the day,                       Remembering this I'm drunk all day.
颓然卧前楹    lying helpless at the porch in front of my door      Lying helpless beside the porch,
觉来盼庭前    when I awoke, I blinked at the garden-lawn;            Waking to see the deep garden.
一鸟花间鸣    a lonely bird was singing amid the flowers                One bird calls among the flowers.
借问此何时    I asked myself, had the day been wet or fine?       Ask myself what's the season?
春风语流莺    the Spring wind was telling the mango-bird           Song of the oriole in Spring breezes,
感知欲叹息    moved by its song I soon began to sigh,                     Voice of beauty sadly moves me.
对酒还自倾    and, as wine was there, I filled my own cup          Is there wine? Ah, fill the cup.
浩歌待明月    wildly singing I waited for the moon to rise;         Sing and watch the white moon rise,
曲尽已忘情    when my song was over, all my senses had gone.  until song's end and sense is gone.

 

         English translation by Arthur Waley

 

 

 

 

 

당나라 시대의 아주 함축된 한시는

전문 한학자들도 이해하기에 쉽지않기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니 나처럼 한문을 제대로 배울기회가 전혀 없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에게

당나라 시대의 주옥같은 수많은 한시를 제대로 감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게만 보여졌다.

하지만 무척 다행한 일은 다수의 문학/번역가들이

 한시들을 다양하게 번역한 책들이 출판되어서

나처럼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에게 편하게

한시들을 감상 할 수 있는 일이다.

 

이태백의 봄 한시들 중에서 맘에 드는

이 시의 여러 영어 번역판 중에서

두편을 골라서이해하는데

서로 보완하는 차원에서 나란히 올려 보았다.

 

 

 

 

 

 

 

 

 

 

 

올해 남편의 생일에도 늘 하던대로 만들어 본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심플하고 담백한 바닐라 치즈케이크..

 

 

달지않고 부드럽고 fluffy 한 바닐라 치즈케이크 한조각을 입에 넣고 진한 커피를 마시면

창 밖에 어두운 밤하늘에 휘날리는 눈들도 그저 꽃잎이 날리는 듯 아름답기만 하다.

 

 

 

 

앞서 말한대로 나의 보잘것 없는 초등학교 한글 실력으로

영어 번역판을 토대로 감히 한글로 번역을 시도 해 보았는데....

 

 

 

 

 

春日醉起言志       봄날에 술에서 깨어나서...

(李白)                                       (이 태백)

 

 

处世若大梦                우리네 인생은 한낱 커다란 꿈이로세.

胡为劳其生             괜시리 힘들게 아둥바둥 살면 무엇하랴.

所以终日醉               그러니 나는 하루 종일 술에 절어 취해 있네.

颓然卧前楹                취한 채 대문 앞 마당에 널부러져 있다가 

觉来盼庭前                깨어 보니 마당의 잔디가 눈에 들어오네.

一鸟花间鸣                활짝 핀 꽃 사이에 새 한마리가 외롭게 울고 있네.

借问此何时                대체 지금이 어떤 계절(날씨)인가 자신에게 물어보았네.

春风语流莺             봄바람에 실려 꾀꼬리 소리가 울리 퍼지니     

感知欲叹息             아름다운 새소리에 감동되어 한숨이 절로 나오네.

对酒还自倾             마침 술이 옆에 있으니 잔에 그득 채워볼까나, 

歌待明月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서 훤한 달이 떠 오르는 것을 지켜 보네;

曲尽已忘情             내 노래가 끝나자, 모든 감정이 사라져 버렸네.

 

 

한글 번역: Helen of Troy

 

 

 

 

 

생일날에 친구들이 선물로 들고 온 화사한 부케...

 

 

남들의 따가운 시선에 아랑곳 없이 치즈케이크를 두조각째 먹는 주인공..

 

 

부케 넘버 투

 

 

새벽 2시 반쯤 손님이 다 가신 후의 집 앞 마당...

 

 

 

 

 

 

music: Suite in A Minor - III, Saraba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