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 자주 사용되는 'Good Samaritan' 이라는 영어 표현은
누군가가 위험에 처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기꺼이 도와주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표현은 신약성서 루카 복음서 10장 29절에 나오는
유명한 예수님의 비유 이야기(parable of the Good Samaritan)에서 근거한다.
이 표현은 예수님에게 누가 구약의 레위기 19장에 나오는 '이웃'의 정의를 질문하자,
하나의 비유를 들어서 참다운 이웃의 모습을 설명한다:
한 여행자가 강도에게 짐은 빼앗기고, 많이 두들겨 맞은 상태로 거리에 버려져 있었다.
그 길에 처음엔 유대인 사제가, 그 다음엔 레위 사람 한명(율법을 전수하는 이들)이 지나갔지만,
그런 위급한 사정에 놓인 사람을 보고 그 곁을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사마리아 출신의 한 사람(유대인들은 혈통이 순수하지 않다고 사마리아 사람들을 무시했다.)이
지나가다가, 다친 여행자을 도와준다는 이야기로 답변을 하셨는데,
유대인들이 무시하고 깔보던 사마리아 사람을 '좋은 이웃'으로 묘사를 하자,
당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던 대부분의 유대인 군중들에게 큰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비유의 이야기는 그 후로 미술작품, 조각작품, 시, 그리고 영화의 주제로 많이 사용되었고,
요즘엔 병원이나 자선단체의 이름으로도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3일 전에 저녁을 잘 먹고, 날이 좋아서 산보도 하고 마침 떨어진 우유을 사기 위해서
가까운 Sobey's 라는 수퍼마켓으로 아이들과 함께 걸어 갔다.
가볍게 차려 입고 나가서, 늘 들고 나니는 백 대신에 $20 지폐 두장을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섰다.
수퍼마켓까지 바로 직선거리로 가지 않고, 쾌적한 초가을의 저녁 날씨 덕분에
골목 골목을 누비다가, 도착한 수퍼에서 필요한 우유뿐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 하나씩 선심쓰듯 안겨주고,
계산을 하고, 잔돈을 손에 쥐고 기분좋게 수퍼를 나섰다.
그리고 약 5분을 걸으면 나오는 사거리에서 파란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들고 나간 두장의 $20 중 쓰지 않은 한장이 손에 없는 것을 보고,
직감적으로 계산 직후 입구 근처에서 흘린 것을 알고서는
동행한 식구들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빠른 걸음으로 오던 길을 돌아서 수퍼로 향했다.
현금이라서 다시 회수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혹시나해서 다시 가서 계산대 근처에서 일하던 한 직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방금 누군가가 입구 밖 주차장에서 발견해서 보관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하얀봉투를 내게 웃으면서 건네 주는 것이 아닌가....
"Found in floor/PL(parking lot)"
라고 적힌 겉봉투와 봉투 안에 내가 흘린 $20 지폐
기실 $20 이라는 돈의 액수는 크지 않지만,
꼬리표도 없는 현금을 발견하고는 주머니에 슬쩍 넣을 수도 있고,
그리고 발견하고도 귀찮게 다시 수퍼에 들어가는 수고를 해서
전달을 해 준 그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선행때문에
한동안 행복을 느껴지면서,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 선행을 베풀어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이런 일들이 가끔씩 일어나면
참 살맛 날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전 신문으로 접한 기사가 눈에 들어와서 한번 옮겨 보면....
"Don't collapse on China's subways - you'll be on your own."
신문 제목이 "중국의 지하철에서 쓰러지지 말아라 - 당신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니." 라는 기사였는데
한 백인이 중국 상해에서 오전 9시 반에 지하철 기차가 역에 도착하려고 브레이크를 밟자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려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의 주위에 있던 많은 승객들은 'good Samaritans'처럼 도와주기는 커녕,
단 10초 안에 혼비백산해서 승객들의 압사 위험까지 몰고 갈 정도로 달아나기 바빴다고 한다.
지하철 직원이 도착할 즈음에, 다행히 쓰러진 승객은
의식을 되찿아서 기차 밖으로 걸어 나갔다고 한다.
이 사건에 반해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호주의 지하철 역에서 ...
한 승객의 다리가 기차와 플랫폼에 빠지자,
이 위급한 상황을 보고 바로 가치에 탔던 모든 탑승객들이 일제히 내린 다음에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43,000 톤에 달하는 무거운
기차를 한쪽 방향으로 밀어내서 낀 다리를 빼 내어서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던 모습과
큰 대조를 보인다.
점점 개인주의에 물이 들어가면서
남이 도움이 필요해도 쉽게 외면을 하거나 오히려 해를 끼치기도 하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가 여러모로 발전을 했지만
어쩌면 2000년 전 예수님이 살던 그 시대보다
Good Samaritans 가 우리에게 더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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