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영청 밤하늘에 뜬 한가위 보름달..
아직 여름의 여운이 길게 남아 있고,
가을을 제대로 만날 기회도 없었는데
하루 종일 일을 하고, 3주 후에 열릴 합창공연 연습을 5시간을 하고
피곤한 몸으로 별 생각없이 한국 방송 웹사이트에 들어 가보니
이번 주말이 벌써 추석이란다.
올해는 추석이 빨리 돌아 온다는 것은 어디서 들었지만
아직 1주 정도 시간이 남은 줄 알았는데
바로 내일이라니, 크게 할 일은 없지만,
괜시리 당황스럽고, 맘이 분주해진다.
요즘 남쪽으로 먼 길을 떠날 준비를 하는 캐나다 기스...
얼른 베란다로 나가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니
한달 전에 본 수퍼문보다는 덜 하지만
밤하늘에 뜬 훤한 보름달을 올려 보면서
예년처럼 잠시 두손을 모아서 소원 한가지를 간절하게 비는 대신,
그저 현재의 내가 있게 해 준 모든 분들에게 머리에 떠 오르는 대로 감사를 드리면서,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환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자고 자신에게 다짐을 해 본다.
보름달이 비추는 밤하늘에 특유의 커다란 소리로 꽥꽥거리며 날라 다니는 새를 보니
두보의 한시 한편이 떠 올라서...
天末懷李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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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끝자락에서 이태백을 생각하며
두보
하늘의 끝자락에 찬 바람이 일고, 군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무엇일까? 언제쯤 기러기**는 찾아올까? 강과 호수는 가을의 물로 그득하네. 문학과 세상의 부귀영화를 멀리하고, 도깨비들은 인간의 실패에 즐거워하네. 핍박받던 시인*의 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시 한수를 밀루오 강에 던져버렸네.
번역: Helen of Troy, Sept 6, 2014 |
Thinking of Li Bai at the End of the Sky
Cold wind rises at the end of the sky, |
Notes: 이 한시는 두보가 759년에 퀸주에서 머물때에 쓰여졌다.
* 시 내용에서 언급된 핍박받던 시인은 기원전 4세기에 (340-278 BC) 전국시대 초나라시대에 왕족이자 시인 쿠 유안屈原이다.
그는 왕족으로 태어나서 좌도에 임명될 정도로 덕망높은 정치가였고, 외교적 수완도 좋았고, 열렬한 애국자였다.
기원전 278년에 초나라가 진나라에게 패망하자, 슬퍼한 나머지 돌덩어리를 안고 밀루오 강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후에 귀양간 다른 시인이 시를 지어서 쿠유안을 기리며 밀루오 강에 던지기도 했다.
** 한시에서기러기는 주로 가을, 서신과 힘든 여행자를 뜻하는 심벌인데, 이 시에서는 가을과 힘든 여행자를 연상케한다.
몇년 전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든 알록달록한 송편
넉넉한 추석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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