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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암센터와 뜨게질 바구니

by Helen of Troy 2015. 4. 8.

 

 

토론토 써니브루크 병원(Sunnybrook Hospital)의 암센터에서...

 

우리는 평소에 건강의 소중함을 자주 잊고 살다가

자신이나 가족에게 중병이 찾아오면,

그제서야 우리의 삶에서 건강과 가족의 소중함을 절감하듯이

작년 가을부터 갑자기 건강에 적신호가 내 자신에게도 찾아오고,

두달 전에는 새어머니께서 암판정을 받고나니, 그런 생각이 더 피부에 다가왔다.

 

 

지붕과 벽이 유리로 만들어져서 봄볕이 화사하고 밝은

써니브루크 병원 내에 있는 오데트 암센터(The Odette Cancer Center)의 모습

 

 

6주간에 걸친 방사선 치료가 이루어지는

토론토에 있는 써니브루크 병원에 소재한 암센터에 어머니를 매일 모시고 갔다.

우선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제일 두려운 병으로 알려진 암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의 커다란 규모에 놀랐다.

그리고 커다란 로비에 치료를 받기 위해서 기다리는 환자가 너무 많다는 것에

두번 놀라고 말았다.

 

다행히 최신 시설과 최고의 의료진을 자랑하는 오데트 암센터의

높다란 지붕과 벽의 유리를 통해서 따스하고 밝은 봄볕이 환하게 비추어서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과 그리고 가족들의 고통과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듯 하다,

 

 

암센터 테이블에 놓인 뜨게질 바구니

 

어머니께서 약 30분간의 치료를 받으시는 동안 로비에서 초조한 심정으로 기다리다가

바로 옆에 있는 탁자 위에 놓인 뜨게질 바구니에 누군가가 뜨다 만 스카프와 털실이 눈에 들어와서

호기심이 생겨서 우선 뜨게질 바구니 속을 가깝게 살펴 보았다.

 

 

 

그 바구니 안에  오래 사용해서 너덜해진 종이에 적힌 내용을 보니;

원래는 이 암센터에서 환자들의 빠른 회복과 치유를 위하는 마음을 담아서

뜨게질을 할 줄 알고, 시간이 허락하는 사람들 누구나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이불을 뜨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언제인가 이불뜨기 프로그램이 종료되었지만

이 뜨게질 바구니가 여전히 사람들이 즐겨서 사용하는 것을 알기에

계속해서 목도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그리고 목도리를 뜨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이 달린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바구니에는 그동안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스카프가 약 90 CM 정도 되었는데,

종이에 적힌 방식만이 아니라, 뜨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무늬와

바구니에 담겨진 다양한 소재의 털실을 사용해서 마치 모자이크 방식으로 스카프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환자나 가족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서 한코, 한코로 만들어진

스카프는 복지단체의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를 한다고 적혀 있었다.

 

뜨게질의 취지도 좋고, 뜨게질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 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비는 기도문을 중얼거리면서

곧 재빠른 손놀림으로 스카프를 떠 내려갔다.

 

 

그러다가 고개를 들고 로비를 천천히 둘러 보니 이런 뜨게질 바구니가 몇개 더 놓여 있었고

그 중 하나는 어떤 분이 사용하고 계셨다.

 

 

 

그리고 며칠 전 로비 코너에 각종 가발이 진열된 작은 방을 무심코 지나쳤는데,

그 날은 여는 날이 아닌지, 불이 꺼진 방으로 다가 가 보았다.

캐나다 암협회에서 주관하는 가발과 스카프 프로그램으로

암치료 후에 빠진 머리카락을 보완할 수 있는 가발과 스카프를

구입할 능력이 없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준다고 적혀 있었다.

 

 

 

아울러서, 이 프로그램은 기부에 의존해서 운영되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에게 사용하지 않는 가발을 기부해 달라는 부탁이 담겨 있었다.

 

 

암이란 중병에 걸려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비록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그들의 쾌유를 비는 따스한 마음들이 전해져서

하루 빨리 회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래 본다.

 

이 암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만이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언제 어디서 이 세상을 떠날 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은 같기에

우리에게 할애된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작은 일에 늘 감사하는 맘으로 보내야겠다고

자신에게 다짐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