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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이탈리아

[치비타 여행1]아름다운 치비타(Civita)로 가는 길 위에서...

by Helen of Troy 2016. 4. 26.




높은 언덕 위에 아름답고 신비한 치비타 성..




오르비에토에서 남쪽으로 약 22 km  떨어진 곳에 치비타와 바뇨레지오가 위치해있으며,

버스로 약 50분이  걸리는 거리이다.




푸니쿨라 역 바로 옆에 버스 정류장에서 치비타로 가는 버스 스케줄을

여기 저기 알아보니, 다들 점심식사를 가고 없고, 역 앞 작은 담배가게에 있는 직원이

MAYBE 12시 15분에서 30분 사이에 버스가 출발할 것 같다는 애매한 대답만 해 준다.


그래도 꼭 가고 싶은 곳이기에 속는 셈치고 뜨거운 햇빛을 피해서

정거장 근처 그늘 하릴없이 같은 버스를 타려고 함께 나무밑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섭씨 35도가 넘고 건조한 날씨라서 시원한 주스를 마시면서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12시 40분 쯤에  운전수로 보이는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시면서 어슬렁 걸어 오시더니

치비타! 뱌뇨레지오! 라고 외치기에 가는 길을 제대로 보기도 하고

카메라도 찍으려고 제일 앞자리에 낼름 올라탔다.




언덕 길을 구비구비 천천히 돌아서...




오르비에토를 뒤로 하고...




맛난 와인 고장답게  넓은 포도밭도 지나고...




점점 평지로 내려가면서 길도 평평해지고, 넓은 밀밭을 지나서...




이름도 없는 작은 정거장에서 잠시 승객이 타고 내린다.


이런 자그마한 간이역을 세군데 지났는데,

아무리 오래되고 작은 집이라도 아름다운 꽃은 늘 우리를 반겨준다.




운전석 옆  앞자리에 앉으니 커브길이 많은 좁은 시골길이 훤히 잘 내다 보인다.




매표소가 점심시간이어서인지 버스표를 팔지 않아서 사지 못해서

운전기사한테 직접 살 수 있는지 물어 보았더니

젊고 멋진 운전기사 청년이 씩 웃으면서

그냥 올라 타라는 말에 우리 부부와 젊은 부부가 앞자리에 올라 타고...




더운데도 에어콘이 없이 대관령같은 길처럼 어지러울 정도로

이리 돌고 저리 돌아서 덜컹거리며 1시간을 타고 가다 보니...




치비타 동네로 드디어 들어 서서...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도시 안내글..






버스 정류장 옆에 치비타와 바뇨레지오의

유래와 역사를 소개 하는 안내표지가 눈에 들어 왔다.

이 마을의 역사는 발굴된  유물인 화살과 도끼와 칼등에 미루어서

신석기 시대부터 존재해 왔음을 입증되었고,

간간히 발생된 화산폭발로 청동기시대의 유물은 잘 발견되지 않았지만,

에투루스 인들의 무덤과 터전이 발견된 오래 된 마을이다.


에투루스 인들이 처음 자리잡은 치비타의 지형은 좁은 고원으로

적으로부터 방어하기가 수월하고

고원 양쪽에 강이 흐르는 지대로 자연적인 방어력과

필요한 수원지와 가까운 곳이기도 해서

오랫 기간동안 적에게 포위당해도

이겨 낼 수 있는 요새의 잇점을 지닌 곳이다.

 

불행하게도 이 지역은 잦은 지진, 화산 그리고 산사태로 많은 유적들이 파괴되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소수의 유적들과 유물들로 미루어서

기원전 8세기에 현재의 위치에 "도시"라는 뜻을 지닌 치비타가

이미 존재했음이 기록에 남아있다.

 

바뇨레지오(Bagnoregio)마을의 어원은 Balneum regis에서 나왔으며

단어의 뜻은 왕의 목욕탕인데,

그 이유는 이 지역이 화산과 지진이 발생하는 지방에서 흔히 보는 유황온천이 다수 있는데

한 임금님이 이 지역의 온천에서 상처와 피부병을 나았다는데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600년 경에 벌써 캐톨릭 교구가 존재할만큼 중세의 중요한 역할을 한 이 도시는

계속적으로 외부의 침략이 빈번했다.

고트족(493-553), 비잔틴(553-605)의 지배를 받다가

롬바르드(Larmbards)의 통치하에 있다가

774년에 프랑스의 살르망 왕이 바티칸의 영역으로 넘겨진 후에

드디어 1140년에 자유체재로 독립을 얻어내고 한동안 번성하기도 한 도시이다.






1 시간 후에 내린 치비타/바뇨레지오 버스 정류장



버스를 여기까지 함께 타고 온 러시아 출신에 MIT 공대를 졸업하고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콤표터 계통의 일을 한다는 Igor와 그의 아내인 미모의 Nadia 부부와

우리 부부가 치비타 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일단 내려서 치비타 꼭대기까지 가는 길을 일단 확인하고,

오르비에토로 돌아가는 오후 6시 40분 버스를 타고 함께 돌아 가자고 약속을 한 후에 서로 헤어졌다.

 



버스 정류장에서 치비타로 이어지는 다리에서...


젊은 부부는 우선 요기를 한 다음에 치비타로 향한다고 헤어지고,

우리 부부는 35도의 무더운 날씨를 감안해서 1 리터 물병 하나씩 꿰어차고

치비타로 향하는 길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치비타로 올라가는 길 양쪽에 아름다운 꽃으로 둘러쌓인 오래된 집들이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수백년의 세월의 흔적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저 놀랍기만 한 그네들의 정겨운 집들....

오르비에토와 비슷하게 화산 폭발 후 발생한 투파 돌로 건물이 지어졌다.




견고한 집의 벽은 비록 낡았지만

새로운 창문들로 미루어서 집 안도 현대식으로  편하게 살게 

잘 개조되어있을 것 같다.




그런데 생뚱맞게 대문만은 옛것을 그대로 고수하나 보다...




오래 되고 딱딱한 돌로 지어진 집이 창틀마다 놓여진 화분으로

훨씬 부드럽고 멋진 조화를 이룬다.





아담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성당안에 들어서니

오랜 연륜과 역사가 배어서 촛불을 하나 밝히고 편하게 기도를 바칠 수 있었다.





편편한 평지가 거의 없는 곳이라서

어느 집이고 있는 층계에는 이렇게 화분들이 즐비하다. 

오래된 벽에까지도...







이 건물엔 핑크빛 제라늄이 만발해 있어서

한낮의 무더위 탓인지 길에는 단 한명의 행인도 없는 길이 잠시 환해지는 듯....




아직은 완만한 경사진 길에 길게 난 벽돌에서도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목도 심하게 말라 오지만 늘 화장실 걱정에 아껴가며 물을 마시면서

30분 이상 걸어도 단 한명의 사람 그립자도 보이지 않는

조용한 길에 우리 부부의 발자국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집 앞은 새로 plaster를 했는지 깔끔한데 집 옆과 뒤의 벽은 옛것 그대로이다...

우리처럼 미련하고 무식한 여행객들이나 더운 대낮에 뻘뻘 땀을 흘려가며 조용한 동네를 누비는 동안

아마도 주민들은 창이 열린 저 집안에서 느긋하게 시에스타를 즐기고 있나보다.




가파르게 경사진 층계 역시 세월과 사람의 흔적으로

삐뚤빼뚤 둥글게 마모되어서 조심스레 발을 내딛어야 했지만

탐스럽게 커다랗게 핀 수국에 이끌려서

집주인의 허락도 없이 살금살금 뒤뜰로 내려 가 보니...




가파른 산동네라서 높다랗게 지어진 축대 사이의 좁은 뒷마당엔

엄청 더 크고 탐스런 수국이 우리를 환하게 맞아 주었다.




1시간쯤 걸어가도 여전히 아무도 마주치는 사람이 없다.

갑자기 외계인들이 이 동네를 침범해서 주민들을 다 인질로 잡아 갔을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갈 정도로 아무런 기척이 전혀 없어서

적막감에 더 나른해지고, 신비감까지 느껴지는 오후다.



 

차를 파는 가게도 중세적이다...







Church  of the Annunciation (성 수태 고지 성당)




성수태 고지 성당성당 광장 중간에

1408년에 제작된 성 안토니오의 동상이 우리를 자애롭게 내려다 보고 있다.








성당 건너편에 독특하고 다양한 색상의 돌로 만들어진 벽이 있는 집앞에 잠시 발길을 멈추고...


아담한 성모상 앞과 주위는 싱싱하고 아름다운 꽃밭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마치 침묵의 봉쇄수도원 뜨락에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래서 저절로 잠시 경건하게 화살기도도 바치고...





개인적으로 무척 맘에 드는 색상의 벽과 창문에 한참 눈길이 머문다.





비록 인기척은 없는 길거리의 집앞에 이렇게 탐스럽게 피어난 수국이 한집건너 피어나서

지나가는 여행객을 반갑게 맞아주어서 덜 생소하다.


무척 싱싱하면서 남편의 손보다도 훨씬 커다랗고 탐스런 꽃송이가 경이롭기만 하다.




성당의 뒷쪽으로 보이는 종탑...




오른쪽 가파른 낭떠러지 위에 있는 수도원 뒷길을 천천히 거닐어 본다.




Piazza

Mar. Ca. Massimiliano BIONDINI

7 Reg. Aviazione dell'Esercito "VEGA"

Caduto in Missione di Pace

IRAQ

30 Maggio 2005





오래괸 성벽을 뒤에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커다랗게 울리는 매미 소리가  

한낮의 더위를 잊게 해 준다.




이름모를 작은 시골 성당도 지나가고...




높은 축대와 그 위의 우거진 나무들 덕분에

오랜만에 그늘진 길을 걸으니 땀도 덜 흘리고 걷기가 한결 낫다. 





이 길은 오래된 나무들 덕에 길 한복판도 그늘이 져서

아무도 없는 길 바닥에 잠시 앉아서 물도 마시고 피곤한 발도 쉬고...




위의 길 끝까지 걸어 가보니 드디어 저 멀리 치비타가 눈에 들어 와서

절로 감탄사가 입에서 계속 나온다.




바뇨레지오 마을에서 치비타 입구 바로 직전에

이렇게 작지만 여러가지 음료수를 제공하는 카페가 있기에 목도 마르고, 화장실도 급해서

우선 반가워서 무조건 들어갔다.


시원한 쥬스를 주문하고 바로 화장실이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매우 미안한듯히 카페 내에는 없다고 알려준다.

그리고는 그래도 쥬스를 마시겠냐고 물어보는 순진한 청년이 귀엽게 보였다.

엄청 더운 낮게 1시간 이상 오르막 길을 걸어왔는데도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는 못말리는 남편...




높은 곳에 위치한 카페 주위에 내려다 본 풍경...




그리고 멀리 높은 절벽 위에 치비타 성도 보이고...





카페 앞 풀밭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서 쉬고 있는 남편...

사방이 탁 트여 있고 아름다리 나무가 제공해주는 그늘,

그리고 살랑거리는 바람에 땀 흘리고 올라 온 보람이 확실히 든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이라도 한숨 푹 자고 가고 싶지만

멀리 보이는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치비타의 모습에 발을 계속 재족했다.





긴 세월동안 지진과, 화산, 산사태 그리고 자연적인 풍화작용을 견디고

고고하게 여전히 버티고 있는 치비타에 눈을 떼어 놓을 수가 없다.




버스에서 내려서 여기까지 오면서 처음 마주친

벨지움에서 온 가족들과 서로 기념 사진을 찍어 주면서...





치비타 2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