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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이탈리아

[치비타 여행3]멋진 치비타 고성 안에서...

by Helen of Troy 2016. 5. 11.



치비타 성 안에 위치한 성 도나토 광장 (Piazza San Donato )




수백년이 넘은 오래된 집의 내부와 창은 비교적 새것으로 교체가 되었는데

이 대문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치비타의 대문은  오래 된 문을 여전히 사용하는 점이 특이하게 보인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여서 낡았지만 어느 예술작품만큼 멋이 배여있다.




이 대문 역시 세월의 흔적과 사용하던 사람의 손때가 묻어나 보인다.

나무 소재로 특별한 장식도 없고 강한 햇볕에 페인트가 바랜 문이지만  참 운치가 있어 보인다.




이 동네에서 유일하게 계단 위에 화분이 없는 그저 긴 세월의 무게와 연륜이 보이는 층계이다.




기후가 아주 건조하고 더운데도 화초가 싱싱한 걸 보면

누군가가 거의 매일 물을 주고 있나 보다.




아무렇게나 대문 앞에 던져진 돌들마저도 예술적인 감각이 엿보인다.




기온은 34도를 웃돌아서 아주 더웠지만

골목이 좁아서 이렇게 늘 그늘을 제공해 주어서 걷는 우리에겐 고맙기 그지 없다.




돌 위에도 선인장이 자라고...




긴 세월동안 버티어 온 벽에 구멍들이 마치 훈장같아서 흉하기 보다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성 도나토 광장 한쪽에 위치한 성 도나토 성당




이 광장 역시 너무 더워서인지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는다.




뜨거운 대낮의 열기로 관광객의 발길도 끊어져서 성 도나토 성당 내부에도 그저 적막감이 돈다.

큰 대도시의 거대한 성당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수수하게 장식된 성당이 오히려 더 경건하고 기도하기 참 좋아서

덕분에 세시간 걷느라 아픈 다리도 쉬고, 땀까지 식힐 수 있어서

말 그대로 몸과 맘이 깨끗하게 힐링을 얻을 수 있어서

성당을 나올때에는 짐을 내려놓아서인지 한결 몸과 맘이 가쁜했다.





천장 역시 수수하고 실용적으로 나무 소재로 지어졌다.







성당을 나와보니,

성 도나토 광장의 터줏대감인 고양이가 뜨거운 태양을 피해서 그늘에서 쉬고 있고...




마냥 쉬는 것이 무료한지 광장 한복판으로 어슬렁 어슬렁...

시간이 엄춘 기분이 든다.


도나토 광장엔 드디어 우리 부부만 달랑 남아서

우리가 마치 오래된 중세의 성의 성주가 된 느낌이 돈다.





한편으로 나의 엉뚱한 상상력으로 이곳에 외계인의 침공을 받고

주민들이 그들에게 모두 납치가 되어서 증발한 도시같다는 느낌도 든다. 




나무로 만든 와인통 위의 하얀 테이블에

시음을 하라고 놓은 와인이 병채 들고 마시고 싶은데, 체면상 꾹 참고...




그냥 기념사진이라도 찰칵...




평범한 집 벽과 창, 그리고 소박한 화분들이

최고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손을 거친듯 자연스러우면서도 멋이 느껴져서

바라만 봐도 미소가 지어진다.













군림할 수많은 주민들이 없어서 그냥 허당인 성주지만

성을 완전히 독차지한 느낌이 과히 나쁘지는 않다.





여긴 수국대신 페투니아가 만발해 있다.




여기엔 역시 사람 머리만한 커다란 수국들이 외로운 두 뜨네기 성주를 반겨준다.




수백년 전에 이 높은 산꼭대기까지

이렇게도 실용적인 길을 닦은 그들의 솜씨에 그저 감탄할 밖에...




그리고 여전히 잘 보존해서 우리를 편하게 해 주어서 더 대단 하고...




치비타 성 안에서 일년 내내 상주해서 사는 인구가 고작 12-15명 정도인데

왠지 이 집에 그 얼마 안되는 주민이 사는 집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성 뒷쪽으로 가니 30분 만에 처음으로 다른 관광객들이 보인다.

반갑기도 하고 내 영역을 침범 당했다는 묘한 배신감도 함께 들기도...

 



이 집 문 위에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피에타 상이 놓여져 있어서 한참동안 올려다 보았다.




성의 거의 끝부분에는 이렇게 가파른 내리막 길이 보인다.




좁은 코너를 돌때마다 어떤 장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서스펜스가 있어서 좋다.




뒷골목 같은 이곳에도 화사한 꽃이 반겨 준다.




직선이 전혀 보이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긴 세월 탓이리라...

비록 사람들 손을 만들어진 인위적인 건물, 벽, 도보지만

보이는 배경이 인위적이기 보다는 자연적으로 생겨난 형태같은 느낌이 든다.




낮은 돌담 뒤로 아래의 깊은 계곡들이 펼쳐진다.




불현듯, 문을 따고 들어 가서 집 내부의 모습을 잠시만이라도 보고 싶어진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알리스처럼

코너를 돌때마다 보이는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에

오래 걸어서 발이 뻐근한데도 코너를 돌면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서 발걸음이 빨라진다.




성 안으로 들어와서 소수의 관광객들만 만났지만

유일하게 치비타 성안에서 사시는 할머니를 여기서 만났다.


이 할머니는 약간은 정신줄을 놓으신 듯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구걸도 하시고

계속 혼자서 중얼거리시며 저기에 앉아 계셨다.

왠지 오래되고 낡은 이 성안과 나이도 들고 성치않은 노인의 모습이

함께 오버랩되어서 맘이 짠해진다.




이 집 한구석에는 집 주인이 사용하는 도구가 가지런히 잘 놓여져 있다




앤틱 가게선 볼 수 있는 고풍스럽고 손때가 묻은 기구들이 정겹다.




이왕 들어 선 집이라서 그 집 뒷 정원까지 의기투합해서 살살 들어 가 보았다.




내리막 길을 걸어 가면서 남을 집 마당 안으로 기웃기웃....

아마도 주인이 안에 있다면 " 한심하고 무례한 관광객들" 이라고 욕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기웃거리던 이집 뒷마당에서...  

허술하지만 낮으막한 fence 아래로 수백미터 낭떠러지가 보인다.







멋진 집과 정원 잡지에 나올만하게 센스있게 꾸며진 어느 집 앞...




소박하게나마 꾸며진 층계도 나름 정이 간다.




언밸랜스 속의 조화가 엿보인다.




치비타 근처에 있는 Toscany 지방의 특산품을 판다고 사인과 특산품들이 손님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어디를 보아도 직선이 배재된 건물과 길이

인위적인 조형미와 자연미가 공존하는 길거리 모습에 카메라의 셔터를 계속 누르게 만든다.

성 안에서만도 300번 정도 셔터를 눌렀는데도,

성이 안 찰 정도로 참 아름다우면서도 평화롭고 여유스럼이 배인 곳이다.







시람들이 화산석을 자르고 다듬어서 집과 벽을 지었지만

마치 자연적으로 생겨난 지형같이 느껴지는 벽에는 이렇게 성모상이 자주 눈에 띈다.




손님의 발이 뜸해서 장사가 제대로 될까나...




아쉽게도 이쯤해서 성문쪽으로 발을 돌려서...




3000여년 전에 이미 에트루스인들이 지어 놓기 시작해서 계속 추가로 성문을 견고하게 지어진 성문...




성문 바로 앞에서 내려다 보인 풍광...




이곳에서 수천년간을 살고 거쳐 간 인간들의 애환과 휴먼 스토리가 배인 곳이어서인지

폐허같은 건물과 벽을 바라만 봐도

이유없이 짙은 멜랑콜리 감정에 빠져 들게 한다.




다리를 건너서 뒤로 돌아서 본 치비타 성...




지나 온 3000년 세월이 흘러서 5000년대까지 이렇게 꿋꿋하게 버티어 줄까...




가끔씩 터지는 지진, 화산, 산사태가 참아 준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기도...




수호성인이 이렇게 24시간 지켜준다면 why not...




3000년 후의 하늘도 이렇게 아름다울까...




우리 인간들도 세월의 무게로 점점 추해져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여전히 이 성을 잘 지키고 있을까...




성 밖에 위치한 식당도 상업적이기 보다는 평범한 주택같기만...

 



허름한 창고문마저 예술작품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끝이 있기 마련..  

아쉽지만 뭔지 모르는 감동을 가슴 그득히 담고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품고 싶어서인지

둘 다 평소보다 발걸음이 무척 느리다.




버스 정류장에 가까운 곳에 있는 수도에서 시원한 물로 목도 축인 후에

10여분 후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오르비에토로 다시 돌아 왔다.




같이 치비타 버스를 타고 온 러시아 신혼부부와

버스 정거장에서 오르비에토로 돌아 갈 버스를 기다리면서

마지막으로 치비타의 맑은 하늘을 바라다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