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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가을 산책길에서 만난 대자연의 멋진 선물 그리고 가을 영시

by Helen of Troy 2016. 9. 19.



맥타거트 자연보호지역 산책길에서...



집 바로 뒤에서 맥태거트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


밤새 비가 내리고, 아침에도 잔뜩 찌푸린 날씨더니

낮 12시를 넘기면서 먼지 하나 없는 파란 하늘이 하얀 구름사이로

가을의 정취가 여심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일요일 레슨을 후딱 마치고, 3시에 간단하게 차려 입고

막내딸과 함께 부리나케 집 바로 뒤에 있는 맥타거트 자연보호 지역내에

산책길로 향했다.




올 며칠 가을날씨답지 않게 비가 자주 내려서 불은 시냇물...



연못의 물도 평소보다 수위가 높아서 길 위로 넘쳐난다.



산책길을 걸은지 약 1시간 후에 잠시쉬면서...



 "Youth is like spring,

an over praised season more remarkable for
biting winds than genial breezes. 

Autumn is the mellower season,
and what we lose in flowers

we more than gain in fruits."
-  Samuel Butler


 


 막내도 두대의 카메라를 매고 나가서 평소와 달리 내 모습도 담아 주고...




비가 내려서 질척거릴 줄 알았던 좁은 산책로가

떨어진 낙엽으로 수북히 덮여서 걸을만 했다.

 


그리고 땅위로 올라온 나무 뿌리는 근사한 계단처럼 밟고 올라가게 도와도 주고...



산책길 아래 계곡이 사뭇 깊어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데 움찔거릴 정도로 가까지른 절벽이 높다.



한 부녀가 아주 경사가 높기도 하고,

내린 비로 진흙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물론 우리도 가까스로 왼편 나뭇가지를 붙잡고 어렵사리 내려왔다.) 

 


일요일에 날이 좋은 덕분에 절벽 위 좁은 길 위를

초등학생 남자아이 셋이 있는 가족이 걸어가고 있다.

뒤따라 가는 엄마가 쉬지않고 낭떠러지 위에 좁고 미끄러운 길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으라는 잔소리가 우리 귀에도 들린다.

 


미끄럽고 급경사진 이 길 위에도 나무뿌리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가는 막내...



바로 아래 또 하나의 낭떠러지로 이어지는 산책로 위에서...

길이 젖어서 내려 앉을 수도 있어도 다른 때보다 멀찌감치 떨어져 서서

 


Just as a painter needs light

in order to put the finishing touches to his picture,

so I need an inner light,

which I feel I never have enough of in the autumn.”
Leo Tolstoy




낭떠러지 지점에서 사람들이 덜 다니녀서 산책로가 더 좁고 험난해진다.

그래도 가지고 온 두개의 카메라로 열심히 가을의 모습을 담고 있는 막내...

 


 


시내 한복판 주택가에 이처럼 대자연의 모습이 그래도 보존된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고 고마운지 올때마다 실감한다.

 


집을 나설때만 해도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쌀쌀하기까지 했는데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서니 더워서 겉옷을 벗고 허리에 매고 흙탕물을 피해서

요리조리 피해서 계속 올라가니 점점 땀까지 난다.



가을이 그린 최고의 아름다운 모자이크 작품...



푸른 침엽수와 단풍이 시냇물 사이로 사이좋게 서 있다.

 


 보호 지역 위 언덕에 지붕이 살짝 엿보이고...



이 경사진 길에는 아마도 어린이들을 위해서 나무로 미끄럼처럼 길을 만들어 놓았지만,

우리는 점잖게(?) 축축한 진흙길 위로...



센티멘탈 가을처녀도



70도에 가까운 경사에 축축해서 가볍게 올라가기 힘든 길에서는

이런 곳마다 설치된 로우프를 잡고 용감하게 올라가야 한다.

 

이곳에서 15분 정도 더 걸어가자 빗방울이 또 뿌리기 시작해서

샛길을 통해서 동네로 향하는 길로 빠져 나왔다.



넓고 편한 산책로로 올라와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비구름이 옆동네로 이동하고 있다.




 "Autumn is a second spring

when every leaf is a flower."
-  Albert Camus


 


산책로 가에는 작은 동네 텃밭이 있는 곳으로 발을 옮겨서...



이 동네에 사는 주민들이 와서 꽃도 심고 채소도 심을 수 있는 community garden 이다.

 


나무도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밭을 빌려서 가꾸는 사람들이 원하는 채소가 심겨져 있다.



호박도 열리고...

 


브로콜리와 옥수수도...



토마토와 커다란 호박도 주렁주렁...

 



"falling leaves
hide the path
so quietly"
 John Bailey, Autumn Haiku  




옥수수도 주렁주렁 달려 있고...



방울 토마토, 바질, 칼리프라워가 아직 익지도 않았다.

(우리집 방울 토마토도 가을이 왔는데도 아직 푸르기만 해서 아직도 못따 먹고 있다.)

 


밭주인의 정성이 엿보이는 이 밭에는 10여개의 많은 채소들이 골고루 심겨져 있다.



wax beans...

 


허브와 케일이 있는 향기로운 밭...



다른 채소는 벌써 수확해 갔는지 호박만 덩그러니 남은 밭...



호박 사이로 화사하게 국화가 만발한 밭...



상치 파셀리, 시금치가 남은 텃밭...



누군지 밭 가생이자리엔 화사한 가을꽃을 심어서 눈도 코도 마음을 호강시켜 준다.



 9월 언제라도 서리가 올 수 있는 동네라서

아직 영글지 못한 토마토와 고추가 자꾸 걱정이 된다.


가을이 여물어가는 울동네 텃밭





중간 중간에 있는 커다란 파란 통은 유기농 퇴비로 쓸 수 있는 compost 넣어 두는 용기이다.

 



 

해바라기도 가을의 노래를 선사해 주고...



파란 가을 하늘도 다시 눈부시게 넓디 넓은 대평원 지평선 위로 시원하게 펼쳐지고...






이렇게 오늘 오후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고 돌아왔습니다.





"Winter is an etching,

spring a watercolor,

summer an oil painting 
and autumn a mosaic of them all."
-   Stanley Horowi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