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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알버타 산불 피해자를 위한 특별한 레몬에이드 드링크...

by Helen of Troy 2016. 5. 17.





왼쪽부터 맥심, 엘머와 엘리즈



지난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른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5일간 정상적으로 하는일과 앞으로 3주 안에 계획된 공연,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200 Km 떨어진 두 도시를 오가며, 끼니를 건너뛸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나니

파김치가 될정도로 피곤해서 일요일 아침 미사도 건너 뛰고 10시까지 늦잠을 자고 겨우 일어났다.



일어나 보니 막내 딸과 복덩이 아들은 알바하러 일터로, 남편은 성당으로 가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5월 일요일 아침에 느긋하게 브런치를 먹고 있는데

집 앞에서 귀에 익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서

날씨가 좋은 일요일 아침에 동네 아이들이 모여서 노는 것 같아서 무심코 흘려 들었다.



우리 집 바로 옆에 있는 자연보호 지역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바로 한가운데에 레몬에이드 대를 설치한 기특한 세 꼬마들...



그런데 누가 초인종을 눌러서 대문을 열어 주었더니

몇집 건너에 사는 이웃이기도 하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기도 한

만 9살의 4학년인 맥심과 8살의 엘리즈가 웃으면서 나를 반겨준다.


2주째 알버타 북부에 위치한 포트 맥머리와 부근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집과 일터를 잃어버린 피해자들을 위한 성금을 모으기 위해서

우리 집 바로 옆에 있는 산책로 입구에 테이블을 놓고 핑크 레몬에이드 음료수를 판매하고 있으니

나와서 도와 달라고 하기에, 너무도 기특하고 예뻐서

두말않고 커피잔을 들고, 잠옷을 입은 채로 슬리퍼를 질질 끌고 앞마당으로 나가 보았다.



뒷집에 사는 잭과 샘 형제...



내가 75센트하는 레몬에이드를 한잔 사서 마시고 있으니

산책로 뒷쪽에 사는 잭과 샘이 친구 하나를 대동해서 스쿠터를 타고

베란다에서 보니 아는 동네 친구가 음료수를 팔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바로 달려왔다.


우리 막내딸이 이 두 녀석과 누나 그레이스가 돌때부터 베이비 시터를 했는데,

 바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근래에 이렇게 훌쩍 키가 커 버렸다.






형인 샘이 준비해 온 듯한 셀폰을 가지고

한살 때에 이사와서 지금까지 친한 친국 맥심과 엘리즈의 모습을 동영상에 담고 있다.

좋은 일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 친구의 모습을 유튜브에 올려 줄테니 많이 팔기를 응원해 주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바라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진다.


 



조금 있으니 곧 테이블 뒤쪽에 사는 카메론과 에반이 와서 레몬에이드 4잔을 사 주었다.


테이블 앞을 지나가는 차들이 지나가자 모인 아이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듯이

"Lemonade for Fort Mac" 를 일제히 외치자,

차를 세우고, 음료수는 사양하고, $5, $10 지폐를 아이들에게 건내 주고

차 경적을 크게 울리면서 응원을 해 주시면서 길을 떠났다.





나는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아이들이 음료수를 파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버리려던 박스를 분해해서 큼직한 레몬에이드 사인을 얼른 만들어서 건내 주었더니

엘리즈는 고맙다면서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서 레몬에이드를 사라고 신나게 흔들어댄다.


약 30분이 지나서, 준비 해온 커다란 병에 든 레몬에이드가 다 팔리자,

일단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에 다시 레몬에이드를 그득 채운 커다란 병을 맥심의 아버지가

차로 실어서 배달해 준 후에 약 1시간 후에 일일 어린이 찻집을 닫고 집으로 돌아갔다.


아직도 완전히  진압이 되지않은 산불로

경제적인 피해는 물론,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서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기특하고 대견한지 지나가는 어른들의 마음까지 움직여서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큰 결실을 보연 준 좋은 이벤트였다.



실제로 수퍼 마켓을 비롯해서 많은 가게에서

계산을 할 때에 산불 피해자를 위한 성금 $5 을 기부하라고 손님들에게 일일이 요청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꺼이 지불할 때에 $5을 얹어서 계산을 하기도 하고,

포트맥 시민이라는 신분증만 보여주면, 무료로 혹은 50% 할인가격으로

음식과 옷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간다.


특히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건 후에

대형 참사후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매뉴얼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아까운 생명들이 바다에 사라지고 있는데도,

관계자들은 갈팡질팡 핑퐁게임처럼 서로 책임을 다른이들에게 던져 주기에 바쁘고,

정치인들은 이 사건을 빌미로 자기 밥그릇이나 챙기면서도

정작 사건 후에도 지금까지 아직 사후처리가 깔끔하게 처리되지않은 것을 안타깝게 지켜봐 왔었다.


그런데 이번에 알버타 주 오일샌드 산지 부근 숲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터지자

조속하게 바로 대 재난 관리본부와  관계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10만명의 주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켜서

당시 강풍으로 삽시간에 산불이 번져서

급기야 서울 면적의 4배나 되는 거대한 면적을 불에 타고 현재도 타고 있지만,

단 한명의 부상자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복구가 될때까지 피해자들이 지내는데 불편함없이 만반의 시설과 물자들이 준비되어서

언제 집으로 돌아 갈지 모르는 피해자들이 큰 불편없이 지내게 하는 모습에서

 눈앞의 이익을 챙기거나, 권위나 명예나 공치사를 앞 세우기 보다는

인간의 생명을 우선하는 방침과 행동을 보고

과연 선진국의 면모를 피부로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알버타 주민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캐나다 국민들이

호주머니를 열고 기꺼이 성금을 기꺼이 내거나,

필요한 물자들을 기부해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모여서

다음 재난에 사용될거라는 뉴스를 보고

복구작업이 순조롭고  조속하게 마무리  될 것 같아서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