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9월을 떠나 보내면서...
저물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듬뿍 받고 싶어서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바퀴...
(2016년 9월 19일)
다음주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서 첫 서리가 온다는 뉴스에
마음이 절로 가라앉고 우울해진다.
그래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이 더욱 붙잡고 싶어서
자전거에서 자주 내려서 눈도장을 꼭꼭 찍어 둔다.
O autumn winds,
tell me where I'm bound, to which
particular hell
오, 가을바람이여,
내가 어떤 지옥(고민)으로 떨어질지
알려주오
Stillness -
clouds peak
in the lake.
정적-
하늘의 구름이
호수를 살그머니 엿본다.
In this world
we walk on the roof of hell,
gazing at flowers.
이승의 우리는
만개한 꽃을 응시하면서
지옥의 지붕 위를 밟으면서 산다.
Even in warmest
glow
how cold my shadow
제일 따스한
볕이 비추어도
내 그림자는 여전히 차겁기만 하오.
2016년 9월26일 산책길에서...
Cool breeze,
tangled
in a grass-blade.
선선한 바람이
풀과 풀 사이에
엉켜버렸구나.
강의가 마침 일찍 끝나서 함께 자전거를 타러 나간 막내...
All the time I pray to Buddha
울동네 호수에서 잠시 자전거를 세워 두고 살금살금 다가갔는데도,
미안하게 풀밭에서 오수를 즐기던 캐나다 구스들이 우르르 줄을 지어서 호수로 내뺀다.
The holes in the wall
play the flute
this autumn evening.
오늘 가을 밤에는
벽에 생긴 구멍들이
피리를 부노라.
이 호수에서도 엄청나게 시끄럽게 텃세싸움을 하는 캐나다 기스들..
반대편쪽으로 다가 갔더니,
물에서 좀 멀다 싶었는지, 일제히 푸드득 하늘로 치솟는다.
Yellow autumn moon . . .
unimpressed
the scarecrow stands
Simply looking bored
황금빛의 아름다운 가을 달...
그에 전혀 개의치않은
허수아비들은
그저 지루하게 서 있을 뿐이다.
평화를 다시 찾은 호수...
또 다른 동네 호숫가에서...
On the death of his child:
Dew evaporates
and all our world
is dew . . . So dear,
So fresh, so fleeting
세상을 떠난 이싸의 자식에 관해서;
이슬은 증발하기 마련
세상의 모든 것들도
이슬이구나... 너무도 사랑스럽고,
너무도 맑고 청신하며, 덧없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네
뒷마당 텃밭에 열무가 꽃을 피우고 씨를 맺은 후,
맡은 일을 다 마치고 유종의 미를 잘 거두었듯이
오늘 시작하는 10월 한달동안
나도 벌려놓은 일들을 하나씩 매듭을 지으면서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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