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마에서 출발한 알가르베 해변 트래킹 세번째 이야기
부르가우(Burgau) 근처의 알가르베 해변
포르투칼 남부지방인 알가르베 지역은 대서양 해변 주위의 지역으로
포르투칼 북부에 있는 큰 도시 시민들과 영국, 독일 스칸디내비아 국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오기도 하고, 너무 좋은 나머지 아예 눌러 앉아 사는 이들도 많은 지방이다.
살레마 숙소를 떠난지 4시간 후에 부르가우 근처 해변에 다다랐다.
원래 계획했던 목적지인 Luz 까지 가기 위해서 부르가우를 건너 뛰고
2 km 정도를 더 가다가 땀은 비오듯 하고, 가져고 간 7리터의 물도 떨어지고,
다리도 아프기도 해서 다시 부르가우로 발을 돌렸다.
Luz 와 Burgau 중간 지점에서...
부르가우 해변이 눈에 들어 온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은 너무 가파르고 위험해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EU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물가가 싸기도 하고 기후도 좋고 풍광도 좋아서
특히 북 유럽 국가 출신 사람들이 일년에 몇달씩 머무를 콘도 개발이 한창인것을 볼 수 있었다.
알가르베에서는 영어나 독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민들도 다른 포르투칼 지역보다 영어를 구사하는 주민들이 꽤 많은 것이 놀라웠다.
부르가우까지 가는데에 마지막 고개를 넘어서...
동네로 향했다.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아서 폭우가 쏟아지면 산사태가 쉽게 날만한 해변 언덕....
그래서 해변 아래는 늘 돌산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는 경고안내판이 붙여 있다.
높은 파도로 서퍼들이 선호하는 유명한 알가르베 해변...
드디어 5시간 만에 걷기가 편한 평평한 아스팔트 길로 들어서니 조금은 편해진다.
소박하고 아담한 집들이 언덕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 동네에도 그리스 섬처럼 화사한 부겐빌리아와 히비스커스 꽃들이
무채색 동네를 환하게 꾸며 주고 있다.
이 동네도 높은 언덕에 위치해서 어디를 가나 좁은 계단들을 지나야 했다.
바닷가 동네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원색으로 칠해 진 건물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오랜만에 노란색도 한 몫...
작은 식당 겸 bar
어느 집 담 위의 소품들에게 눈이 머문다.
이 동네의 식당이나 편의점에 영어나 독일어 메뉴나 가격이 붙어 있는 걸 보면
일년 내내 사는 이 동네 주민들보다 외지인들이 더 많다는 통계가 피부에 와 닿는다.
바닷가로 향하는 좁은 골목...
여기에 잠시 앉아서 시원한 맥주와 오징어 튀김을 안주로 간단하게 요기를 했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부르가우 해변...
아까 지나왔던 높은 돌산이 버티고 있다.
부르가우 해변 역시 모래가 살레마처럼 곱고 부드럽다.
하지만 살레마보다 해변의 넓이는 많이 좁아 보인다.
작은 어촌 동네의 배를 대는 작은 부둣가...
작은 식당겸 바...
여기도 영어와 독일어 메뉴판이 있고, 이 동네에서 서식하는 키다리 선인장 꽃이 벽에 그려져 있다.
수백년간 손으로 만든 도자기로 유명한 포르투칼의 어느 동네를 가도
화사한 색상의 도자기들을 볼 수 있다.
원래 계획은 왕복으로 트래킹을 하려 했지만,
구름이 잔뜩 끼기도 하고, 센 바닷바람으로 네시간을 걸을만 했는데,
오후 3시가 넘어서는 구름 한점 없는 날씨가 되면서 태양이 내려쬐는 양지의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기도 하고, 피곤해서 30분에 한번씩 온다는 버스를 타고 살레마로 가려고
버스 정류장의 손바닥만한 그늘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 반대편은 택시 타는 곳이라서 삼거리에 오고 가는 택시를
세우려고 애를 썼지만, 다들 반대편으로 가는 Lagos 행 차라서 번번히 허탕을 쳤다.
30분마다 온다는 버스는 기다린지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고
빈 택시도 오지 않고, 가게 주인들한테 물어봐도 무조건 버스가 온다는 얘기만 하고,
숙소롤 돌아 갈 방법이 아마득해지자
급기야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일을 부르가우에서 질러버렸다.
1970년대에 흔하게 했지만 40년 전에 해 보고 처음으로
자존심을 깨끗하게 접고, 남편과 나는 삼거리에 두 코너에 서서
염치 불구하고 살레마쪽으로 가는 아무 차에게 다가 가서 hitch-hiking 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20분 즈음에 한 차가 서서 우리를 태워 주어서 낼름 차에 올라타고
5시간 반 동안 뙤약볕에서 땀에 젖어서 후즐근한 몸을
마침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쏘이기도 하고 펜션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어서
안도의 숨을 그제서야 내 쉬었다.
자신이 가는 방향과 같아면서 차를 세우고 우리를 살레마까지 태워 준 분은
호주 출신으로 이곳에 콘도가 있어서 일년에 반은 이 동네에서 지낸다는
60대 초반의 중후하고 건장하게 생기신 남자분이었는데
4시간을 땀흘려 걸어온 거리를 불과 15분을 달려서 숙소앞에 내려다 주어서
얼마나 고맙던지 그 분이 몰던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크게 흔들어 주었다.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과 좋은 인연으로 만나는 것이 여행의 또 다른 묘미이다.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한시간 정도 쉰 다음에
알가르베 해변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어서
다시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최상의 해변인 살레마 비치로 다시 나갔다.
오후 6시 반이 되어서 해가 뉘엿뉘엿 지어서 더 한가해진 해변의 고운 모래 위를
맨발로 걷는 감촉이 너무도 좋다.
눈부시게 서쪽으로 지는 커다란 태양을 향해서 고즈넉한 해변을 독차지하고 걷는 느낌도 더 좋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해변의 끄트머리인 사그레쉬까지 이렇게 마냥 걷고 싶다.
(maybe next time...)
이날 저녁은 해변가에 있는 식당보다 동네 안에 있는 제일 오래된 식당으로 정했다.
'로렌쏘' 식당은 그리 크지 않고 평범하지만 이 곳에서 3대째
이태리 음식과 seafood 를 만들어서 여행잡지에서도 제일 좋은 평이 난 식당이다.
저녁 8시에 미리 예약을 한 덕분에 테이블이 많지 않은 아담한 식당 테이블에
10분 정도만 기다리고 자리에 앉았다.
모두들 식사를 하면서도 벽에 걸린 티비에 중계되는 UEFA 축구경기를 지켜 보고 있다.
마침 티비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아서 우리도 함께 박수를 치면서 경기를 지켜 보았다.
포르투칼을 3주반 동안 다니면서 내가 제일 선호하는 신선한 모듬 야채와
올리브 오일과 포르투칼 특산품인 상큼한 식초로 만든 드레싱이 가미된 샐러드와
그리고 이 지역에서 북쪽에 위치한 알렌테이죠 지방에서 만들어진 와인 1리터 로 식사를 시작했다.
메인 코스로 그날 잡은 싱싱한 생선에 가벼운 소스를 얹어서 요리한 생선 요리를 ...
다른 손님들과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축구도 보고,
알렌테이죠 와인도 늦게까지 거나하게(?) 마시면서
알가르베에서 마지막 날을 장식했다.
Tchau~ Algarve!
To Lisboa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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