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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바늘과 실과 함께

[뜨게질 이야기65]뜨게질 바구니를 정리하면서... 잊고 있던 스카프, 아기 이불과 숄들(1편)

by Helen of Troy 2018. 11. 24.




털실 바구니를 정리하다가 우연히 찾은 뜨게질 소품들 중에

코바늘로 가볍고 레이스 풍으로 완성되어서 봄 가을에 두르면 좋을 스카프와 숄...



지난 월요일 모처럼 막내딸과 내가 일 스케줄이 없어서

오랜만에 여유시간이 생긴 참에 나는 

그동안 정리를 못했던 뜨게질을 하기 위해서 그동안 구입한 각종 털실들을

소재별로 색상별로 구분해서 8개의 상자에 나누어서

한 눈에 바로 알아 볼 수 있게 넣어서 정리를 했더니 속이 다 시원했다.


내가 온 방에 뜨게질 거리와 널어놓고 씨름을 하는 동안

막내는 창고에 쌓아 두었던 크리스마스 트리와 다양한 트리 장식과

집안 곳곳을 장식할 wreath, 스토킹, garland 등이 들은 여러 박스를 꺼내서

바쁜 12월 연말이 되기 전에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집 안을 화사하게 꾸며 놓았다.




주로 wool 소재의 두툼한 털실로 추운 겨울에 두르면 좋을 목도리, 목토시, 카디건과 아기 이불



그리고 털실이 담겨진 여러 박스와 바스켓을 정리하다 보니

완성된지 2년이 지나서

어떤 특별한 날에 누구를 위해서 만들었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다양한 뜨게질 소품들이 여기 저기서 튀어 나와서

마치 뜻하지 않은 보너스를 받은 것 같았다.




바늘이 여전히 달려 있는 미완성 스웨터



이 스웨터처럼 누구를 위해서 어떤 패턴으로 크기로 시작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은 미완성 작품도 다섯점을 발견했다.


덤으로 스웨터의 몸통과 소매의 코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뜨게질 바늘에 꿰어 놓아 두는 바람에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뜨게질 바늘도 대 여섯개도 찾게 되어서

시간을 투자해서 정리한 보람을 톡톡히 보았다.






잊고 있다가 발견한 15점의 소품 중에서...


이 스카프는 적어도 6년 전에 만든 소품으로

막내딸이 막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포즈를 취해 주었다.





스카프의 소재는 Ironstone 회사 제품으로 100% 순면 소재로

다시 봐도 부드러운 촉감과 화사한 색상이 너무 좋아서 인터넷을 뒤져 보았더니

이미 단종이 되어서 이제는 어디서도 구하지 못한 털실 소재가 되어 버려서

남아 있는 4개의 털실을 사용해서 무엇을 만들기 보다는 그냥 그대로 지니고 싶어지는 소재이다.




뜨게질 방법은 제일 쉬운 겉뜨기 두번 안뜨기 두번을 번갈아 사용했다.





다양한 파스텔 톤이 어우려져진 면 소재 털실의 부드러운 이 숄은

봄바람이 불때에 걸쳐 입으면 좋을 소재이고 색상이다.




털실 texture가 특이해서 간단한 방법으로 뜨게질을 해도

의외로 폭신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예전 사진을 들추어 보니 이 목도리의 소재 털실은 5년 전에 구입했던 기록이 있는 걸 보니

이 목도리 또한 적어도 만든지 4년이 넘은 소품인 듯 하다.





이 털실 소재 역시 촉감이 엄청 부드럽고 

texture 역시 아주 특이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를 풍겨 준다.





털실 소재는 유니버살 회사 제품으

 'Bewilder' 털실/Bayou 색상 털실이다.





털실 굵기가 굵어서 아주 폭신하면서도 피부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다.





특이한 소재 털실이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패턴을 사용하지 않고,

겉뜨기 한번과 안뜨기 한번을 번갈아서 소위 '고무아미' 형식으로

초간단한 방법으로 만들었는데도 근사하게 보인다.





손으로 한번 만지고 싶어지는 texture...









뜨게질 거리들을 정리해 놓고 보니

내가 그동안 구입해 둔 털실중에 어떤 털실이 얼마만큼

남았는지 확실하게 파악이 되고,

그 털실을 구입할 때에 무엇을 만들어서

언제 누구에게 주려고 계획을 했는지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아울러 구입 당시엔 너무 discount가 많아서

그저 싸다는 생각에 들떠서 아무런 계획없이 사재기를 해 둔 털실이 꽤 남았는데,

이런 털실들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냥 포장된 상태로 박스에 묵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특정된 사람을 위해서 야심차게 뜨게질을 시작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완성치 못한 채 이 구석 저 구석에 무용지물처럼 남은 소품들(바늘도)도

이번에 다시 찾아서 제대로 마무리를 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2018년이 저물어 가는 이 즈음에

뜨게질 바구니를 정리한 것처럼

올해의 내 삶도 정리를 해 보면 좋을 것 같았다.


올 한해동안 일어났던 크고 작은 일들을 돌이켜 보면서

내가 현재까지 당연하게 소유하고 누리면서 살아 온 많은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구분하고 정리해서 

인생 '금전출납부'를 작성해 보면서 한 해를 뜻길게 마무리하고 싶어진다.


위의 많은 양의 털실들처럼 이미 내가 곁에 소유하고 있는데도

그의 존재와 고마움을 잊어버리지 않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서 쓸데없이 과욕을 부리지 않았는지 되짚어 보고;

처음엔 좋은 명분과 의욕으로 시작한 일들이

용두사미처럼 이런 저런 핑게로 흐지부지 내 팽겨친 일이 없는지 따져 보고;

빅세일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서 아무런 계획과 대책없이 구입한 털실처럼

별 생각없이 편하고 싸다고 불필요한 것들을 사재기하거나, 

그래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환경오염에 일조를 하고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았는지 반추해 보면서

2018년 인생 '금전출납부' 상태가 후회하고 잘 못한 일들보다

그래도 욕먹지 않고 할 도리를 하면서 산 날들이 더 많은

불가능하지만 검은 흑자의 한 해로 마무리되기를 

야무지게 감히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