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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무시무시한 코로나 바이러스도 간단하고 안전하게 없애주는 대단한 비누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by Helen of Troy 2020. 3. 14.



연일 뉴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뉴스가 이어졌지만,

감염자가 제일 많은 중국, 한국 그리고 이탈리아와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솔직히 그동안 그 심각성이 피부로 제대로 와 닿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가 

이제는 코 앞에 닥친 나의 일로 좁혀 오기 시작했다.


이틀 전인 수요일엔 성가지 주일/Palm Sunday 부터 부활절/Easter 까지

소위 성주간/Holy week 에 치뤄야 할 여러가지 특별한 전례를 위한

첫 모임이 열렸는데, 예년과 달리 급박하게 변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 따라서

주교청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기다려야 해서, 확실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끝냈다.


어제는 성가 봉사날인 목요일 미사 후에 신부님께서 주교청에서 막 공지한

우선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에 악수 대신 목례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성가책도 자리에서 치우고,

영성체때에 빵과 함께 마시던 포도주는 당분간 생략이 된다고 발표하셨다.


그리고 오후에는 다음 주에 가려고 예매해 둔 레너드 번슈타인 작곡의 '캔디드' 오페라 공연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취소되었고,

에드먼튼 심포니 공연도 일단 3월 공연은 다 취소되었다고 이멜이 날라왔고,

오늘 아침엔, 매주 화요일에 갖는 RES 합창단 연습도 당분간 취소가 되었고,

따라서 4월 16/17일에 예정되었던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공연' 일정도

불확실한 상태가 되었다고 역시 이멜로 연락이 왔다.


그리고, 캐나다 트뤼도 수상 부인 역시 회의 참석차 영국에 갔다가

전염이 되어서 오늘 확진자로 발표가 나서, 수상도 자가격리에 들어 간 상태이다 보니

캐나다 서부에서도 심각해진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때가 온 듯 싶다.


이런 사태로 접어들면서, 화장지, 밀가루 등 생필품 사재기가 여기서도 서서히 시작되었고,

특히 hand sanitizer/손 소독제도 동이 나서 구할 수가 없다고 오늘 저녁 뉴스에 보도되었다.

그런데 비싼 sanitizer 보다 더 안전하고 간단하게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평범한 비누가 제일 효과적인 예방인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비누의 역사는 아마도 수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전설에 따르면, 동물을 태워서 제물로 받친 다음,

제대에 묻은 동물 지방과 타고 남은 재가 빗방울에 씻겨서 강으로 흘러 들어가서

생겨난 거품은 희한할 정도로 더러운 옷과 피부를 깨끗하게 해 주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이렇게 고대에 우연히 발견된 비누는 인간의 역사를 바뀌어 놓았는데,

우리의 선조들은 현대에 들어서서 인간을 감염시켜서 한꺼번에 사망시키는

주 원인은 미세한 세균을 죽이는데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것이라고 아마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비누를 젠틀하고 위로를 줄 수 있는 부드러운 것이라고 여기지만,

세균들에겐, 저승사자같은 무시무시한 존재이다.

불과 한 방울의 비누를 물에 푼 것으로 요즘 전세계를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해서 다양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파열해서

죽일 수 있는 대단한 살상무기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한 비누가 이렇게 대단한 존재인 이유는 비누의 구조 덕분이다.


비누의 구조는 핀 모양으로 된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핀의 한 쪽은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Hydrophilic head/친수성 머리,

다른 한 쪽은 물을 피하고 지방질과 결합하는 hydrophobic tail/소수성(疏水性) 꼬리

구조를 띄고 있다.  

 



비누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파괴시키는 과학적인 원리와 과정



비누를 사용해서 빨래를 하거나 손을 씻을 때에, 비누의 이런 분자들이 물에 녹아 있는

다양한 분자들과 반응해서 물을 기피하는 소수성 꼬리는 안으로 쏠리고,

물을 좋아하는 친수성 머리는 바깥으로 향하면서 

마이셀/micelle 이라구 부르는 작은 기포를 형성한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막을 이루는 지방 세포막(lipid membranes)의 구조는

두 겹의 마이셀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이 막은 바이러스가 인간이나 

다른 동물 세포에 침투해서 감염시켜서 그들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단백질 세포가 박혀 있다.

요즘 지구촌의 공동의 적인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해서, HIV 균, B/C형 간염균, 헤르페스균,

이볼라균, 지카균, 뎅기균등 동물의 호흡기와 소화기 장기를 공격하는 균들은

위의 도표처럼 두 겹의 마이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손을 씻을 때에 비누를 손에 묻혀서 물과 함께 거품이 나도록 비비면,

비누 분자가 손에 묻은 다양한 미생물들의 지방질 세포막에 쐐기를 박아서

그 막을 터트려서 작게 분해시킨다.


그리고 비누 분자는 이 과정 중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화학작용으로 

우리의 손에 들러 붙는 과정을 방해시켜서, 손에서 떨어지게 해 준다.

그리고 마이셀 기포는 작게 분해된 세포막 둘레를 싸서 그 안에 가두어 두면,

물에 손을 헹굴 때에 세포막이 파괴된 다양한 균들과 마이셀에 갇힌 균들이

물에 씻겨 나가면서, 우리의 손을 균으로부터 안전하고 간단하게 해방시켜 준다.





한편,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이후, 사재기를 해서 동이 난 sanitizers/손 소독제는

예상과 달리 비누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도 이번에 알아두면 좋다.

Sanitizer는 최소한 60% 에타놀을 함유한 것으로,

비누처럼 세균의 지방 세포막(lipid membrane)을 약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비누와 달리 손상을 입은 세균을 우리의 피부 자체에서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 흠이다.

아울러 바이러스 중에서는 지방 세포막으로 감염시키지 않고,

개중의 박테리아들은 단백질과 당분으로 그들의 세포막을 보호하기 때문에

에타놀이 제대로 세균을 파괴시키지 못하기도 한다.

그 예로, 뇌막염, 폐렴, 설사, 피부염을 유발시키는 박테리아와

A형 간염균, 감기를 유발시키는 라이노바이러스, 아데노바리어스 등을 들 수 있다.


생존력이 강한 이 미생물들은 에타놀과 비누에도 견딜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오랜 진화를 거치면서 갖추었지만, 알콜이 주성분인 손 소독제보다는

비누와 물로 최소한 30초동안 빡빡 비비면서 씻으면,

우리의 피부에서 미생물을 없앨 수가 있다는 것은 

요즘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에 고맙기 그지 없다.





 At the molecular level, 

soap works by breaking things apart, 

but at the level of society, 

it helps hold everything together. 


분자적인 측면으로 보면,

비누는 물질을 작게 부수어뜨리지만,

사회적인 측면으로 보면,

모든 것을 결속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