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Travel Log/프랑스

[프로방스 배이종5] 우베즈 강을 따라서/Vaison-la-Romaine, Provence/슬기로운 집콕생활14

by Helen of Troy 2020. 5. 5.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베이종-라-로메인

(2010년 7월)


10년간 임시저장고에서 먼지만 쌓이던 프랑스 프로방스 여행기를 꺼내서

가물가물해진 옛 추억을 더듬어 가면서

올 여름에 계획된 이탈리아 여행 대신에 

10년 묵은 여행기를 포스팅합니다.


 

 오래된 중세의 도시 레이종-라-로메인 가운데로 흐르는

우베즈 강가의 오래된 집들...




2010년 스페인에서 3주간 머물다가

프랑스 몽펠리어, 마르세이유, 아를, 아비뇽, 오랑지를 거쳐서

알프스 산맥의 초입부에 위치한 오래된 도시 베이종-라-로메인에

자그마한 동네버스를 타고 도착했다.



 


Vaison-la-Romaine (배이송-라-로메인)

 

베이송은 청동기시대인 기원전 2500년전 부터 이미 인간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았는데,

기원전 4세기에는 보콘티(Vocontii)라고 불리운 켈트족의 수도로 지정되기도 했다.

로마제국이 기원전 125-118년에 이곳을 장악하지만, 자치적 행정구역으로 남았다.

기원전 60년에 배이송은 정식으로 로마제국으로 합병이 되면서,

당시 부족의 우두머리들은 로마의 시민권이 주어졌고,

그들의 군인들까지도 로마의 시민권이 주어지면서

켈트족으로 이루어진 이지역이 폼페이, 시저 그리고 아우구스투스 황제 통치 중에

점점 로마권으로 변해갔고, 아우구스 통치 시대에 베이송은 

이 지역의 정치적인 중심도시로 승격이 되었다.

참고로 도시 이름의  la-Romaine 은 로마제국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로마제국이 점점 쇠퇴해 가면서 베이송은 주위의 바바리안족들이 자주 침입을 받기 시작해서

276년에는 큰 화재와 점령군들에 의해서 큰 피해를 입었고,

527년에는 오스트로고트족(Ostrogoths) 의 지배를 받다가

545년에 결국엔 프랑크족의 왕인 클로테르 1세 (Clotaire I)의 지배가 이 지역을 장악하면서

프랑스의 프로방스 영토에 합병이 되었다.

 

12세기에 들어서 배이송 도시를 반반씩 소유한 배이송의 높은 언덕에 성을 지은

프로방스의 귀족(The Counts of Toulouse)들과  주교들간의 갈등이 불거지더니

자그만치 100년간 서로 세력다툼으로 이 도시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많은 타격을 입다가

1251년에 클레멘트 4세 교황 재직때에 가서야 서로 협상을 해서 그들간의 갈등은 일단락되었다.

 

13세기부터 주민들은 100년 전쟁과 루티에(routiers)들의 횡포를 피해서 안전한 곳을 찾아서

우베즈강(Ouveze)의 북쪽에서 높은 지역으로 이동을 해서 견고한 성을 계속 지어갔다.

17-18세기경부터 정치적으로 안정이 되자 안전을 위해서 높은 곳으로 도피했던 주민들은

다시 강주위의 평지로 이주하기 시작해서 19세기 중반부터는

로마시대 이미 들어선  오래된 도시터에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굴뚝과 벽이 특이하고,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예쁘장한 집처럼 아기자기한 집




이 동네에서 제일 큰 호텔 건물

이 역시 예전에 부유한 이의 집을 개조해서 호텔 건물이 되었다.




중세에 견고한 요새가 들어 서기에 딱 좋은 지리 조건




강 언덕 위에 동네로...




집집마다 프로방스를 대표하는 라벤더 꽃들이 만발해서 라벤더 향기가 은은하다




 우베즈 강둑을 따라서 프로방스 특유의 아름다운 집들이 있는 동네의 집 입구에 있는 창을

통해서 집 주인의 손길이 엿보이는 정원을 잠시 부러운 마음으로 훔쳐 보았다.





 강 한쪽은 높다란 암벽으로 둘러 쌓여서

적의 침공을 막기에 알맞은 지리조건이 갖춘 덕분에 

12세기부터 견고한 성이 지어졌다.




 300년이 넘은 오래된 집을 잘 건사하면서 사는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부러워서

구석구석 챙겨 보게 만든다.




 강둑의 천연적인 바위 위에 조화스럽게 지어진 주택도 그저 신기하다




 집 뷰는 끝내 주고, 주위의 사이프러스 나무도 멋지기만 한데

과연 집 안의 모습은 어떨지 사뭇 궁금하게 만드는 망루같은 오래된 집





사진으로만 본 베이종 동네 모습은 시대를 가늠하기 어렵다.




우베즈 강을 잇는 네개의 다리 중 하나에서 강을 내려다 보니,

지중해 연안 도시 기후의 특징답게 우기인 겨울 아닌

사막성 기후를 띈 여름의 우베즈 강 물줄기는 가늘고 얕았다.





 너무도 생뚱맞게 태권도, 합기도, 유도장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피식 헛웃음이 나왔다.




 35도를 육박하는 한 낮의 땡볕은 사정없이 뜨거운데,

그늘이 보이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아서 그냥 어디 시원한 실내로 들어가고 싶은 거리이다.




마침 시원한 그늘이 있는 정원을 따라서 가 보니...




오래된 성당 마당으로 이어진다.




Front of the 11th-century St. Quenin Cathedral




이 성당은  거의 1,000년 중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져서

6세기의 이 지역의 주교인 성 케냉에게 헌정된 유서깊은 대성당이다.

왼쪽 벽은 오랜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갈라진 모습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다가가니, 그래도 무게를 잘 지탱하고 있다.




장난감같이 귀여운 작은 차 앞에서...




좀 출출했는데, 거리에 부드럽고 달콤함 크레프를 바로 구워서 파는 곳에서

바나나와 딸기가 들어간 크레프와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나니,

더위와 허기가 가신다.




프로방스에서 재배하는 라벤더를 포함해서 다양한 꽃잎으로 만든

상품들을 파는 기념품 가게에서 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한 바퀴를 돌고, 빠르게 가게를 빠져 나왔다.




중세의 기사들이 살 법한 저 집에는 지금 누가 살고 있을까?




길에서 강이 흐르는 곳으로 내려 와서...




로마시대에 지어진 오래된 다리와 주위의 모습은 중세기에 저녁풍경이라는 착각을 불러 온다.




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검게 타고 피곤한 발을

시원한 강물에 담구어 보았다.




맑고 얕은 강물에서 물놀이를 하는 동네 아이들...




그리고 땀에 절어서 후줄근한 나...




나도 훌훌 벗고 저 아이들처럼 물에 뛰어 들고 싶기만...




6시 30분 즈음에 다시 로마시대의 다리로 올라와서...




왼편 강둑에 위치한 길을 따라서 숙소가 있는 쪽으로 가다가 

전날 점심을 먹던 테이블을 지나서...





언덕길에 위치한 이탈리언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 대신에...





에어콘이 들어오는 시원한 실내로 들어가서 찬 얼음물과

일단 프로방스 지역의 맛난 포도주를 주문해서 목을 축였다.




주문한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에 잠시 밖에 나와서, 

오래된 동네가 훤희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에서...




식당 앞에 놓인 야외 테이블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 놀고

편히 식사들 하는 가족의 모습에서 삶의 여유가 전해진다.




내가 주문한 프로방스 스타일 피자와 남편이 시킨 해물 스파게티

파스타와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보다 훨씬 맛이 좋은 이탈리아 음식을

베이종에서 맛을 본 것이 큰 행운이었다.




식사를 잘 마치고...





오래된 식당의 창가를 바라 보면서 뜨거운 에스프레스 한잔을 마시는 기분도 괜찮다.




2020년 월드컵 축구 경기를 식당내에 설치된 티비를 통해서

다른 손님들과 그리고 식당 주인과 웨이터들과 함께 즐겁게 시청했다.




저녁 8시가 넘어가자 어둑어둑해진 우베즈 강가






불룩한 배가 꺼질 때까지 잠시 산책을 계속하면서...




 

프로방스의 좁은 언덕 길은 언제나 묘한 향수에 젖게 해 준다.









첫날과 이틀날을 묵은 동네의 중심가 광장은 역시 활기에 넘친다.




여기도 식당 곳곳에 걸린 티비에서 중계하는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면서 식사를 한다.








숙소 앞의 오래된 시계탑도 따뜻한 불빛이 비추인 골목길을 걸으면서

어디선가 말을 쓴 기사가 툭 튀어 나올 것 같다.




오래된 중세의 성을 개조한 호텔의 가든 식당, 그리고 시계탑





다음 날 아침, 같은 정원에서


아침 7시에 다양한 갓 구운 페이스트리 바구니와 함께 

정원 가운데에 있는 식당에서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하면서...




뒤에 시계탑과 우베즈 강이 흐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