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일간의 캘거리 남쪽에 위치한 워터튼 국립공원으로
오랜만에 가족여행을 다녀온 제자인 소냐가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왔다.
캐나다의 국립공원은 Day trip 일 경우에는 무료이지만,
1박 이상을 머무르게 되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처럼 자주 로키의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겐
아예 가족이 1년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일 년 치 가족패스를 사는 것이 편하다.
우리 가족은 7월-8월에 세 번 로키로 가족 여행을 다녀오면서,
국립공원 1년치 가족 방문 패스를 이미 구입한 터라,
이 가족 패스를 기꺼이 앤에게 빌려 주었다.
2주 전에 7개월만에 처음으로 친구 집에 초대되어서
저녁 식사를 함께 나누었던 앤과 피터가 소냐의 부모이다.
내가 빌려 준 패스를 잘 사용했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고,
소냐 편에 앤의 텃밭에서 키우는 다양한 허브로 만든 예쁜 부케를 보내왔다.
부케에 담긴 허브는 앤이 일부러 사이먼 & 가펑클이 불러서 크게 히트한
'스카보로 페어/Scarborough Fair'의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허브를 차례로 나열해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만든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유튜브에 올라 온 감미로운 선율과
환상적인 화음, 그리고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노랫말이 담긴
이 노래를 찾아서 귀에 익은 멜로디를 들으면서
허브마다 독특한 향을 하나씩 천천히 음미해 보았다.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Parsley, Sage, Rosemary and Thyme.
(위에서부터, 파슬리, 세이지, 로즈매리 & 타임 허브
그리고 덤으로 배즐/Basil과 딜/Dill 이 같이 따라왔다.)
막 정원에서 허브를 따와서인지,
각 허브에 향기가 진하게 집 안을 기분 좋게 채워 준다.
그래서 싱싱할 때에 파스타 소스 재료로 바로 사용할 생각을 접고,
일단 유리컵에 하나씩 담아서 창가에 가지런히 두고
창가를 쳐다볼 때마다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련다.
내게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텃밭에서 딴 허브들을 예쁘게 부케를 만들어 준
사려 깊은 친구 앤 덕분에
세상이 조금 밝아 보이고,
가슴을 누르고 있던 묵직하던 그 무엇이 조금은 가벼워져서
어수선한 세상을 살아갈 한 줄기의 희망이 보인다.
Thanks, Anne for lifting my weary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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