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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우여곡절 끝에 부엌 리모델링과 집 보수공사가 드디어 끝났다!!

by Helen of Troy 2020. 10. 30.

 

개인적으로나 가족이 집에서 제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 부엌이지 싶다.

손님이 오셔도 부엌에서, 명절에도,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도

거의 부엌에서 맛난 음식을 차려서 먹으면서 기념하기도 해서

자연히 추억도 많은 곳이기도 하다.

 

원래는 이 소중한 부엌을 새롭게 리모델링 공사와

집 안과 밖 전체 페인팅 공사와 바닥 청소, 드라이브웨이 공사를

내년이나 후년에 할 계획을 세워 두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코로나 판데믹 사태가 발생해서

늘 2달간 떠나던 여행도 못 가고,

로키로 가족여행도 제대로 못 가게 되어서 

그 계획을 앞당겨서 올해 8월 말을 타깃 데이트로 잡고,

3월 말부터 카비넷 회사, 카운터탑 회사, 가전제품, 조명,

페인트 회사, 청소회사, 타일, 전기시공자, 배관공 등등

다양한 회사와 사람들을  방문하고 섭외하기 시작해서

각 분야마다  지인들의 추천을 받거나 인터넷 상으로 평판이 좋은 회사를 검색하고,

원하는 디자인에 대해서 조언도 얻고, 평균 세 군데의 견적을 받아낸 후

공사 스케줄을 구체적으로 잡기 시작했다.

 

우선 집 내부에 어떤 방에 어떤 색의 페인트를 칠할지,

집 외부의 대문과 차고, fence(담) 색상부터 정해야 했는데,

말 그대로 수백개의 조그만 네모에 담긴 비슷비슷한 색상들 중에서

넓은 공간의 벽과 대문, 담에 칠할 색상을 골라야 했다.

하지만 찜해 둔 색상이 과연 실제로 어떻게 보일지는 오로지 상상에 맡겨야 했는데,

페인트 작업 내내 내심 엄청 불안해하다가 

다행히도 칠한 후의 모습이 원래 기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그제야 발을 뻗고 편히 잘 수 있었다.

 

부엌 리모델링도 도시에서 평이 좋은 네 군데의 캐비닛 회사를 물색해서

정한 회사의 디자인/미케팅 담당자를 만나서 서너 번의 회의를 거쳐서

그동안 머리로만 그려 오던 부엌 디자인이 도면으로 완성이 되었다. 

정확한 도면이 완성되려면,  미리 설치할 새 가전제품들부터

미리 정해서 구매한 후, 그 칫수에 맞게 정확하게 맞는 고객맞춤형 캐비넷이 제작된다.

 

이렇게 약 한달만에 이론적으로는 괜찮은 부엌 도면이 제대로 잘 나오긴 했지만,

이 또한 페인트 작업처럼 설치 후 실제적으로 어떻게 보일지 상상에 의존하다 보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부엌 캐비넷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완성되어도 미국 본사에 주문하면, 주문 날부터 8주 후에나 배달된다.

 

그래서 캐비넷 배달 시기에 맞추어서 부엌 공사를 9월 초순에 시작하기로 하고

그 시기에 맞추어서 다른  연관된 업체들과 접촉해서  필요한 작업 스케줄을 짜 두었다.

그런데, 공사를 시작하기 불과 2 주일 전 8월 24일에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많이 다쳐서

회복하는 기간 동안 모든 일상이 잠정적으로 올 스톱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

부득이하게 관련된 모든 업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스케줄을 3주 연기해야 했다.

이렇게 계획에 없이 3주가 연기되어서, 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엉뚱한 데서 강력한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번에 그동안 써 오던 가전제품들을 새로 다 장만했는데,

냉장고(삼성)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독일 제품 밀러(Miele) 브랜드로 구입했다.

캐나다에서 밀러 제품의 주요 창고는 몬트리올, 토론토, 밴쿠버에 있어서

평소엔 주문을 하면 창고에 재고가 있으면, 2주가 걸리고,

창고에 없다 하더라도 4주 안에 배달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코비드-19 사태로 전반적으로 모든 배달이 지연된 데다가

독일에서 제작된 제품들은 배로 운반해서, 몬트리올 항구를 통해서 캐나다 전역으로 배송되는데,

하필 8월 초부터 항구 직원들이 6주 동안  파업을 하는 바람에,

원래 배달 날짜였던 9월 중순에서 11월 초순이나 돼야지 배달이 된다는 연락에

아연실색해서 밀러 고객센터에 매일 전화를 붙들고 항의도 하고, 애원도 했지만

한 술 더 떠서 정확한 배달 날짜도 알려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만 해서 속을 태웠다.

환불을 하고 다른 브랜드로 사고 싶어도, 이미 제작된 캐비넷 치수에 맞다는 보장이 없기에

환불할 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한 대답만 믿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

가전 제품가게에 가서 부랴부랴 미국 브랜드인 Wolf 제품을 알아보니

마침 원하는 제품의 치수가 몇 mm 차이밖에 나지 않아서 기꺼이 바로 주문을 하려고 했더니,

다음날 돌아온 답은 워낙 고가의 제품들은 재고로 두지 않고, 주문받은 후,

미국에서 발송을 하는 것이 통례여서 이 또한 원하는 제품의 배달 시기가

두 달 후인 11월 중순이라고 해서 또 한 번 낙담을 했다.

 

제품의 높은 고객만족도에 비해서 너무도 성의 없는 서비스에 너무도 기분이 상해서,

밀러와 주문 취소를 원하자, 오랫동안 관계를 맺은 가전제품 회사의 CEO가 자기가 직접 나서서 

서부 캐나다 고객담당 책임자와 직접 통화를 해서 해결을 볼 테니, 

2-3일 정도  기다려 달라는 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다렸더니, 

고객담당 책임자가 직접 우리에게 전화해서, 일단 정중하게 사과를 한 후

자기 권한을 충분히 사용해서, 2주 후인 9월 28일에 배달을 해 주겠노라는 확답을 주었다.

그래서 독일에서 배로 온 제품들이 몬트리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3,600 km 떨어진 우리 도시까지 트럭으로 배송된 가전제품들이 거실 한가운데

3주 동안 떡 버티고 서 있게 되면서 가전제품 대란이 일단락되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시공 스케줄을 다시 꿰어 맞추어서

드디어 10월 1일과 2일 그리고 5일에  예전 부엌의 캐비넷, 가전제품, 카운터탑,

타일 등을 떼어내는 작업을 맡은 시공자 패트릭과 직원이 와서 철거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10월 6일

 

예전 캐비넷과 가전제품이 사라진 텅 빈 부엌에

미국에서 배송된 캐비넷들이 배달되었다.

 

 

 

 

10월 7일

 

캐비넷 설치를 맡은 에릭 아저씨가

아침 9시에 도착해서 작업을 시작했다.

 

 

키도 훤칠하시고, 미남이시고 호인형인 에릭 아저씨는

나이를 물어보지 않아서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언뜻 봐도, 최소 60대 중반은 되어 보이는데도,

40년 넘은 연륜이 있는 캐비넷 장인답게 

혼자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노련한 솜씨로 캐비넷을 하나씩 설치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멋져 보였다.

 

 

 

오후 5시 반에 에릭 아저씨가 퇴근한 후의 모습

 

 

 

 

 

10월 8일

 

다음날도 정확히 9시에 집에 도착해서

전날처럼, 여유 있게 남의 도움 전혀 없이도

노익장을 발휘해서 아일랜드 캐비넷을 설치했다.

 

 

 

오후 6시까지 열심히 일을 끝낸 후...

 

 

 

 

10월 10일

 

보통 주방은 이틀이면 설치가 끝나는데,

아무래도 부엌 크기도 크고, 특히 아일랜드가 커서 하루가 더 걸리는 작업인데

10월 9일은 아내와 지방여행을 미리 계획해서 

10월 10일에 다시 오셔서

캐비넷 손잡이 설치 등 자질구레한 끝마무리 작업까지 모두 마친 후

자신의 많은 도구와 공구를 챙겨 들고,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3일 동안 작업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에릭의 아버지가 에스토니아 출신인데,

에스토니아에 거주하는 사촌들처럼

자기도 오랫동안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견고하고 질 좋은 캐비넷을 만들고 싶은 것이

은퇴 후 그의 소박한 꿈이라는 이야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같은 날 오후에, countertop/카운터탑 제작회사 직원이 와서

이미 설치된 아일랜드와 캐비넷, 그리고 cooktop와 싱크대 치수에 맞추어서

 template/주형을 뜨러 와서 1시간 정도 작업을 했다.

이 템플릿에 의거해서 카운터가 깎고 다듬어져서,

미리 계획한 대로 15일에 설치하러 온다면서 떠났다.

 

10월 9-12일은 추수감사절 연휴인데

부엌이 없다는 아주 확실한 이유로

50년 만에 처음으로 건너뛰었다.

 

그런데 15일에 도착한 카운터는 주문한 두 개가 아니라

그들도 캘거리에서 무슨 연유인지 달랑 하나만 도착해서

일단 아일랜드 카운터부터 깎아서 먼저 설치해주었다.

 

10월 16에 원래 계획대로 패트릭과 그의 친구이자 plumber인 데렉이 와서

 카운터가 없는 cooktop을 제외하고,

냉장고와 싱크, Faucet, 그리고 식기 세척기와 분쇄기를 연결해 주어서

다행히 물이 콸콸 흐르는 싱크대가 생겨서 제일 반가웠고,

냉장고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편해지게 되었다.

 

 

 

 

 

10월 20일

 

카운터 탑 둘 다 설치 완료!

 

 

 

덕분에 조리할 수 있는 쿡탑도 설치되었다.

3주 만에 무슨 요리부터 할까?

 

같은 날 오후에 조명회사 직원 둘이 와서

부엌의 새로운 램프 등을 설치도 했다.

 

 

 

 

 

10월 21일

 

패트릭이 back-splash 타일 설치와 전기 공사를 했다.

 

 

 

New Back-splash & New Miele 36"-Countertop

 

 

 

 

10월 23일

 

 back-splash의 Grout와 실리콘으로 마무리 작업과

  쿡탑 위에 hood-fan을 설치했고,

그동안 속을 썩여 온 더블 오븐을 위해서 필요한 200-Watt 선을

 간신히 지하층에서 끌어 오는 작업까지 마치고, 드디어 다블-오븐까지  설치했다.

 

 

10월 24일 에는 부엌 근처 부분만 빼고 집 전체 페인팅을 맡았던

앨빈과 젊은 조수가 와서 부엌과 pantry, 세탁실 벽을깔끔하게 마저 칠도 해주고,

공사중에 다이닝룸과 입구에 생긴 자자구리하게 여러 상처들을 메꾸고 덧칠까지 해 주었다.

카운터 탑을 깎고 남은 약 1,000불에 달하는 1.4 미터x 90 cm 카운터 피스를

무엇에 쓸까 고민 중이었는데, 당장 사용할 데도 없고, 1년 보관료가 $300이라고 해서

보답으로 그에게 넘겨 주었더니, 너무 좋아한다.

 

 

 

 

10월 27일

 

아침에 캐비넷 회사에서 오른쪽 캐비넷 바로 아래에 valence 설치와

마지막 점검까지 해 주고 떠났다.

 

 

 

두 달 동안 고심 끝에 고르고 골라서 구입한 램프들이 달려있다.

공사 후, 우리집을 방문한 이들 모두가 새로 생긴 부엌이 멋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램프도 무척 맘에 든다고 해서 나도 그동안 맘고생한 보람이 느껴진다.

정작 본인들은 대대적인 공사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늘 생각만 해 왔는데

우리들의 용기와 인내심에 박수를 쳐 주었다.

 

 

 

 

 

 

아일랜드는 전보다 넓이가 24cm가 더 넓어졌고,

길이는 예전과 같이 328 cm이며,

재질은 캠브리아 회사의 quartz 소재이다.

싱크는 널널하게 36"(90 cm) 사이즈로 설치해서 편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말끔하게 드디어 완공된 부엌

 

 

그리고 오늘까지 3일동안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던 부엌 살림을 정리하고,

새로 생긴 공간에 챙겨 넣는 작업을 드디어 오늘 끝냈다.

 

하지만 여전히 제 자리를 못 찾은 그림과 사진 액자들이 벽에 포개져서

기대고 있는데,  이것은 이제부터 천천히 걸든가

아예 미니말리스트를 흉내내서 그냥 두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