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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이탈리아

[이탈리아 아씨시5]로카 마죠레 & 미노레 요새/미네르바 산타 마리아 성당/포로 로마노/Rocca Maggiore/Chiesa di Santa Maria sopra Minerva/Foro Romano

by Helen of Troy 2023. 7. 8.

 

1,000년간 아씨시를 적으로부터 보호해 준 로카 마지오레/Rocca Maggiore 성/요새

 

 

 

로카 마지오레 성은 아씨시의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지도 #9)

로카 마지오레보다 작은 로카 미노레/Rocca Minore는 남쪽에 위치해 있다.(지도 #11)

 

로카 마지오레 성은 11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독일의 프레데릭 1세가 아씨시 지역을 통치하던 시기에

마인츠 교구의 크리스천 대주교가 이곳에 머물렀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중세기부터 1,000여 년간 아씨시 도시를 지키고 있었음을 입증해 준다.


이 성은 당시 어린 프레데릭 2세도 이곳에서 잠시 거주했고,

아씨시의 성 루피노 대성당에서 영세를 받기도 했다.

이 성은 1198년에 아씨시가 다시 교황 이노첸트 3세의 영토로 넘어가면서

큰 손상을 입게 되고, 당시 4살이었던 프레데릭 왕은 피신을 함께 되었다.

이때 성 프란체스코의 나이는 16살이 되던 해였다.


1356년에 아비뇽 주재의 이노첸트 6세가 교황의 세력을 지키기 위해서

이 성의 확장과 재정비 공사가 진행되었다.
1458년에는 타워가 증축되었고, 이 성과 아씨시의 성벽과 잇는 공사가 완공되었다.


오후 내내 내린 비로 생겨난 운무가 성 아래 낮게 걸려 있다.

 

 

 

아씨시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로카 마지오레에서

운무 사이에 로카 미노레 성이 뿌옇게 보인다.

아씨시를 둘러싼 성 안으로 차량이 들어올 수 없어서

성문 바로 밖에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800년이 되었지만, 바라만 봐도 그 위용이 대단해 보인다.

 

 

 

로카 마지오레로 이어지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서...

 

 

 

'Rocca'라는 단어는 '요새'라는 뜻의 단어이고,

"maggiore'라는 단어는 '크다' 혹은 '중요한'이란 뜻을 지녀서

'크고 주요한 요새'라는 의미가 있다.

 

 

 

어둑어둑한 저녁의 조금은 스산한 분위기에 젖어서 천천히 성으로 다가갔다.

 

 

 

무겁지만 목에 걸고 간 캐논 카메라에 담은 우중중한 모습과  달리

삼성 셀폰에 담은 아씨시의 동네 모습은 1,000년간의 평화로운 모습이 싱그러워 보인다.

 

 

 

요새 한 편에 지어진 둥근 탑

 

 

 

그 앞에서 우산을 접어든 남편

 

 

 

아씨시 도시 전체를 에워싼 벽과 이어진 요새

 

 

 

비 내린 후의 아씨시 성 밖의 동네와 포도밭 모습

 

 

 

기괴한 분위기의 로카 마지오레 성

 

 

 

성 옆길을 따라 가 보면

 

 

 

요새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문 닫을 시간이 임박해서 사정해서 5분 정도 안에 들어가서

어렵사리 내부를 엿볼 수 있었다.

 

 

겉보다 더 내부가 견고하게 지어진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지만,

아쉬운 발걸음으로 밖으로 나와야 했다.

이런 상황에 놓이자, 항공사 문제로 하루 늦게 도착한 것이 그저 속상하다.

 

 

 

언덕 저 아래에 1360년경에 아씨시 동남부에 지어진 '로카 미노레'의 모습이 보인다.

 

 

 

다시 언덕 아래로...

 

 

 

성 루피노 광장을 지나서...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와서

체크인할 때에 숙소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세 레스토랑을 찾아 나섰더니

그중 두 군데는 인기가 높기에 이미 예약이 꽉 차서 아쉬웠지만,

다행히 세 번째로 찾아 간 '메디코 에보/Medico Evo" 식당에서

부엌에서 가까운 한 테이블이 남았다고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얼른 앉았다.

 

이탈리아에서는 저녁 식사를 위해서 일반적으로 저녁 7시에 식당문이 열리고,

8시에서 9시에 손님들이 제일 선호하는 시간이라서

다행히도 문을 여는 시간에 도착한 덕분에 운 좋게 테이블을 차지하게 되었다.

 

지하실에 위치한 이 식당 한쪽엔 오스트리아에서 단체로 온 손님 14명이

자축 파티겸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하시고 계셨고,

모든 테이블들이 예약 손님들을 받기 위해서 잘 세트가 되어 있었다.

 

 

식사 전에 손을 닦으려고 화장실에 가는데,

오래된 벽에 걸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역암 소재로 만든 벽: 기원 후 3세기"

그러니까 이 식당은 거의 2,000년 전 공간에 위치한 셈이다.

 

 

식당 주인의 추천으로 주문한 키안티 와인 중 하나인 

'몬테팔코 로쏘/Montefalco Rosso' 와인을 치켜들고

이탈리아 여행의 첫 저녁 식사를 자축했다.

 

(그 후, 이탈리아의 키안티와 토스카나 지역이 자랑하는

다양한 와인 맛을 보았지만, 이 와인이 제일 입에 맞았다.

이걸 그때 알았더라면, 대 여섯 병을 사서 여행 중에 마실 걸 하고

여행 내내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한 최애 와인이었다.)

 

 

아페타이저로 주문한 크로스티니

페스토, 토마토, 마늘 그리고 아리굴라 중 내 입엔 아리굴라 크로스티니가 제일 잘 맞았다.

 

 

 

Primo Piatto/첫 코스로 내가 주문한 버섯 탈리아텔레(Tagliatelle) 파스타

 

 

 

남편이 주문한 트러플 버섯 페스토 피티(Piti) 파스타

 

 

 

이탈리아에서는 아페타이저, 첫 코스, 두 번째 코스 다음에 

야채 요리나 샐러드를 드는데,

이번에도 사장님이 추천해서 주문한 모둠 야채 구이(가지, 호박, 버섯 & 파프리카)는

이 지역에서 재배된 싱싱한 야채와 진한 맛의 올리브 오일과 마늘로 재어서

노릇노릇하게 구운 요리로 정말 움브리아 지역의 최고의 요리를 맛본 것 같았다.

 

 

 

입에 딱 맞는 와인과 음식을 마주 하고 기분이 좋은 남편

 

 

 

약 2 시간을 느긋하게 분위기도 좋고, 음식 맛도 좋고, 

서비스까지 훌륭했던 메디코 에보 식당에서 티라미수 디저트까지 잘 챙겨 먹고

밤 9시경에 식당을 떠났다.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가니, 바로 누오바 성당/Chiesa di Nuova 성당이 보인다.(지도 #8)

이 성당은 원래 14세기에 "성 프란체스코와 아버지의 성당"으로 지어졌으며,

1610년에 스페인의 필립 3세 왕의 의뢰로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한 골목 창에 걸린 화분과 마돈나

 

 

 

근처 작은 공원 내에 있는 Ai Genitori di San Francesco/성 프란체스코의 부모님 동상

 

 

 

밤 9시 반의 코무네 광장과 우물 곁에 사람들로 붐빈다/Piazza del Comune)

 

 

 

코무네 광장 가운데에 위치한 로마 시대에 지어진 미네르바 신전/Tempio di Minerva

프리오리 궁전/Palazzo del Priori 건물이 밤에 더 근사해 보인다.

미네르바 신전은 현재 산타 마리아 성당/Santa Maria sopra Minerva으로,

프리오리 궁전은 시청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늦은 밤 시간이어서 이미 문이 닫혔을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혹시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성당 문이 열려 있었다.

 

미네르바 신전은 기원전 1세기에 미네르바 여신을 기리는 신전으로 시작해서

여섯 개의 아름다운 코린토 양식의 기둥은 원래의 모습을 유지된 상태로

1539년에 바오로 3세 교황의 의뢰로 신전 건물 안에 

'미네르바 신전 위에 세워진 산타 마리아 성당'으로 세워졌다.




밤이 되어서 최소한의 조명으로 실내를 밝히고 있어서

실내가 컴컴했지만, 경건함과 평화로움이 제대로 느껴졌다.

 

 

 

입구와  그 위의 성가대 좌석과 파이프 오르겐

 

 

 

성 프란체스코 성인 동상

 

 

 

성모 마리아 동상에 촛불 하나를 밝히고 잠시 성모경을 바쳤다.

 

 

 

성당 문을 나와서, 광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숙소에 돌아와서

깊고 단 잠에 빠졌다.

 

 

 

다음날 아침에 움브라 호텔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든든히 먹고,

기차 출발 시간까지 약 40분이 남아서...

(2023년 6월 4일)

 

 

 

전날 밤, 너무 어두워서 자세히 못 본 산타 마리아 성당에 다시 찾아가 보니...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화려한 내부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제대는 화사하게 제작된 '동방 박사의 경배'와 '성모승천' 그림으로 꾸며졌다.

 

 

 

성모승천 프레스코 벽화

 

 

 

천장 벽화

 

 

 

그리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로마 시대의 포럼이었던

'포로 로마나/Foro Romana'을 찾았다.

주어진 시간이 고작 15분 밖에 없어서 한 차례 죽 둘러보기로 했다.

 

 

 

 

 

Tribunali del Foro/포럼의 법정

 

 

 

로만 포럼은 시립 박물관도 겸하는데,

기원전 1세기의 고대 로마제국으로 편입된 시기만이 아니라

기원전 3세기 시대에 이 지역에 살았던 에트루스칸 문화까지

망라한 박물관이다.

 

 

고대 로마 시대에 포럼 광장에 있던 모자이크가 바닥에 여전히 보존되었다.

 

 

 

 

 

 

움브리아의 소도시 아씨시는 규모에 비해서

2,000여 년간의 역사와 찬란하고 소중한 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된 

도시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2박으로 예정된 여정이 1박이 되면서 제대로 구경을 못한 채 아씨시를 떠나면서

토스카나 지역에 위치한 몬테풀치아노로 가기 위해서 역에 도착했다.

 

 

 

기차를 기다면서...

 

 

 

Chiusi 역

 

토스카나 와인 생산지인 몬테 풀치아노가 워낙 작고 외진 곳이라서

트렌톨라/Trentola와 큐지/Chiusi에서 기차를 두 번 갈아타야 했다.

 

 

 

몬테 풀치아노로 가는 기차 출발까지 1시간 반이 남아서

역 주위 동네를 걷다 보니, 이 성당에서 주일 미사가 집전되고 있었다.

 

 

약 15분간 머물면서, 함께 성가도 부르면서 미사에 참여했다.

잠시 큐지 동네를 구경하면서

동네 과일 가게에서 싱싱한 체리 토마토, 살구와 체리를 사서

느긋하게 몬테풀치아노행 기차에 올랐다.

 

 

큐지에서 몬테풀치아노로 가는 기차에서...

 

 

드디어 두 번째 목적지인 아주 자그마한 몬테 풀치아노 역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