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7일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피렌체의 오래된 도시의 메인 거리, 칼짜이울리 길/Via de Calzaiuoli
하루 종일 걸아 다녔더니, 배도 고프고, 목도 말라서...
그 길 오른편에 위치한 이탈리아 젤라토 아이스크림 가게이자
초콜렛 가게로 잘 알려진 벵키/Venchi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내의 벽을 따라 녹은 초콜렛이 흘러내기는 덕분에
가게 내는 좋은 초콜렛 냄새로 그득하다.
가게 다른 한 편은 각종 초콜렛과 캔디들이
손님의 눈과, 코, 그리고 입을 유혹하고 있다.
셀폰을 보니 오늘 이미 16,000보를 걸었다고 하니
편하게 3 scoop 아이스크림을 꾹꾹 담아서 게걸스럽게 먹었다.
총천연색으로 단장을 한 다양한 소품들이 진열된 가게 앞에서...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된 시계들
오르산미켈레 성당/Orsanmichele Church
오르산미켈레 성당/Orsanmichele Church
오르산 미켈레 성당 자리는 원래 8세기에
성 미카엘 설교장소 목적으로 지어졌다가
1239년에 철거되고 나서, 곡류를 저장하는
건물/로지아(Loggia)로 지어졌다.
얼마 후 상업적인 이 건물은 건물 내부의 기둥에
성모 마리아가 출현되는 등 기적이 발생하면서
종교적인 목적으로도 사용되게 되었다.
1304년에 화재로 큰 손상을 입게 되자 1337년에
실크 조합이 의뢰해서 새로운 로지아 건물을 지어졌다.
기둥에 출현했던 성모 마리아의 이미지가 희미해지자
같은 자리에 1346년에 다디/Daddi가 제작한
'마돈나와 아기 예수' 작품으로 대체되었다.
1348년에 피렌체에 발생한 흑사병 시기에 발생한 다수의 기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병마에서 회복하면서
이 성모와 아기 예수상을 흠숭하는 이들이 증가하자
확장공사가 이루어지면서,
지금처럼 후기 고딕 양식의 정교하게 꾸며진 창과
스테인드 글라스로 들어선 아름다운 성당 건물이
1404년에 완공되었다.
스테인드 글라스 보수작업이 수 년째 진행되면서
잠정적으로 성당과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들이
근처에 있는 바르젤로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었다.
피렌체 공화국은 14세기부터
활발한 무역, 제조업 그리고 금융산업으로
상공업계의 중산층이 크게 증가하면서
당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왕에게 주어진 권한보다는
오히려 조합과 그 멤버들이 실질적인 권력을 차지하게 되었다.
부와 권력을 가진 각 조합/guilds들이
성당 외벽에 위치한 이동 제단/Tabernacle에 설치될
그들의 수호신 제작을 당시 최고의 조각가들에게 의뢰해서
각 niche에 설치되었다.
이 성당의 보수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성당 내부의 조각작품들과 그림들이
근처에 위치한 바르젤로 국립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Saint Luke/성 루카
by Giambologna/쟘볼로냐, 1601
Giudici e Notai/판사와 공증인들의 조합 수호신
Christ and Doubting Thomas/그리스도와 의심 많은 토마스
by Verrocchio/베로키오, 1467-83
Tribunale di Mercanzia/상인들의 조합 수호신
Saint John the Baptist /세례자 성요한
by Ghiberti/기베르티
Arte di Calimala/의류 상인들의 조합 수호신
1414-16
John the Evangelist/복음사가 성 요한
by Baccio da Montelupo/바쵸 다 몬텔루포
Arte della Seta/실크업계 조합의 수호신
1513-1515
Madonna della Rosa/장미의 마돈나
by Govanni di Piero Tedesco/죠반니 디 피에로 테데스코
Medici e Speziali/의사와 약사 조합의 수호신
1399
Saint Jacob/성 제이콥(제임스)
by Nicolò di Piero Lamberti/니콜로 디 피에로 람베르티
Arte dei Pellicciai/모피업 조합의 수호신
by 1410
Saint Mark/성 마르코
by Donatello/도나텔로
Arte dei Linaiuoli e Rigattieri/마직제조자들과 행상인 조합의 수호신
1411
Saint Eligius/성 엘리지오
by Nanni di Banco/난니 디 방코
Arte dei Maniscalchi/대장장이 조합의 수호신
1411-15
Saint Stephan/성 스테파노
by Ghiberti/기베르티
Arte della Lana/모직 제조업 조합의 수호신
1428
Saint Matthew/성 마태오
by Ghiberti/기베르티
Arte del Cambio/은행업 조합의 수호신
1419-20
Saint George/성 죠지
by Donatello/도나텔로
Arte dei Corazzai/무기제조업 조합의 수호신
1416
Four Crowned Saints group/네 성인들
by Nanni di Banco/난니 디 방코
Maestri di Pietra e Legname/목공과 석공 조합의 수호신들
1408
Saint Philip/성 필립
by Nanni di Banco/난니 디 방코
Arte dei Calzaiuoli/신발제조업 조합의 수호신
1412-14
Saint Peter/성 베드로
by Donatello/도나텔로
Arte dei Beccai/정육업 조합의 수호신
1415
Luca della Robbia/루카 델라 로비아
성당 앞 파사드에 걸린 석공과 목공 조합의 문양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서 안타깝게 입장이 불가능하기에
성당 내부 사진은 구글에서 모셔왔습니다.
Tabernacle/제대
by Andrea Orcagna/안드레아 오르카냐
c. 1359
St. Anne Altar/성 안나 제대
Madonna/마돈나
by Bernardo Daddi/베르나르도 다디
c. 1346
시뇨리아 광장/Piazza della Signoria
시뇨리아 광장에 위치한 베키오 궁전, 로지아(오른편)
베키오 궁전 반대편에 위치한 '제네랄리' 빌딩
광장에 위치한 은행과 음식점
Fontana del Nettuno/넵튠(포세이돈: 해왕성) 분수
이 분수는 1537-1569년 사이에 피렌체의 대공작이었던
코지모 메디치가 1559년에 거행된 그의 아들 프란체스코와
오스트리아의 요안나 공작녀와의 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해서
반디넬리/Baccio Bandinelli에게 분수 제작을 의뢰했다.
분수 디자인은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 묘사되었는데,
이는 코지모의 대단한 권력과 신혼부부의 역사적인 결합을 보여주며,
1560-74년에 사이에 제작되었다.
이 분수는 수 백 년에 걸쳐서 입은 파손과 방치로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다가,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진행되어서
2019년에 오리지널의 모습대로 말끔하게 새 단장했다.
Judith and Holofernes/홀로페르네스를 죽이는 유딧
by Donatello/도나텔로(복제품)
미켈란젤로 작의 '데이비드'(왼쪽)과 반디넬리 작의 '헤라클레스와 카쿠스'
Hercules and Cacus/헤라클레스와 카쿠스
by Baccio Bandinelli/바쵸 반디넬리
란치 로지아/Loggia del Lanzi
시뇨리아 광장에 위치한 '란치 로지아'
이 건물의 정식 이름은 'loggia della Signoria/시뇨리아 로지아'였다가
1527년에 독일 용병 출신 경호원들(이탈리아어: Lanzichenecchi)이
로마로 이동 중에 이곳에서 주둔한 후로,
란치 로지아로 불리게 되었다.
이 건물은 1376-1382년에 후기 고딕양식으로 지어져서
피렌체 공화국의 다양한 공식적인 행사를 거행할 때에
참석자들이 앉는 곳으로 사용되면서
피렌체 공화국의 심벌로 자리 잡게 되었다.
로지아의 파사드/ façade는 세 개의 아치와
그 위에 갓디/Agnolo Gaddi가 제작한
4 개의 육엽(六葉) 장식/trefoils로 이루어졌다.
로지아의 조각상들
Leone di sinistra/왼편에 위치한 사자상
by Flaminio Vacca, 1598
15세기 후반부터 메디치 가문의 요청에 따라서 당시의 최고의
조각가들이 걸작품들을 제작되어서 로지아에 설치되면서,
세계 최초의 야외 조각상 갤러리가 되었다.
로지아 가운데에 위치한 두 점의 사자상들은 피렌체의 심벌로
소중한 예술품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Leone di destra, originale antico
오른편에 위치한 사자상, 로마시대
1494년에 피렌체 시민들이 피렌체를 150여 년간을 통치하던
메디치 가문을 추방된 후에야 조각상 설치 작업이 되었으며,
이 사건을 기념하고자, 제일 먼저 메디치 가문이 살던 궁전에 있던
도나텔로가 제작한 '유딧과 홀로페르네스' 작품을
베키오 궁전 앞에 있는 이 로지아로 옮겼다.
한 나약한 여인이 폭군의 목을 베는 장면을 묘사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메디치 가문의 통치가 끝났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Perseus with the Severed Head of Medusa
메두사의 베인 목을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by Benvenuto Cellini
하지만 메디치 가문은 얼마 후 피렌체로 돌아와 권력을 되찾게 되면서
코지모는 첼리니에게 메두사의 목을 벤 페르세우스의 작품을 의뢰했다.
첼리니는 이 작품의 주물 작업을 9년 후에 완성했는데,
그리스의 신화적인 영웅 페르세우스가 오른손은 칼을 쥐고 있으며,
그의 왼 손은 피가 흐르고 있는 메두사의 머리를 높이 쳐들고 있고,
그의 발은 메두사의 몸뚱이를 짓밟고 서 있다.
로지아의 작품 중 대리석이 아니라 유일하게
청동 소재의 이 작품은 메디치가 메두사의 잘린 목처럼 피렌체 공화국의 몰락과
분란의 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담긴 작품이다.
Rape of the Sabines/Abduction of a Sabine Woman
사빈족 여인의 납치
by Giambologna, 1579-1583, marble
높이가 4 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작품은
코지모의 아들 프란체스코가 의뢰해서 제작된 것으로,
한 명 이상의 주인공들을 주제로 한 초기 작품이며,
모든 방향에서 주인공들 모두를 감상할 수 있는 형태의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완벽하지 않은 한 덩이의 거대한 대리석으로
세 명의 주인공들이 정교하게 제작된 점으로
조각가로서의 쟘볼로냐의 탁월한 재능을 엿볼 수 있다.
이 작업을 위해서 피렌체로 들여온 돌덩이 중에
가장 컸다고 한다.
참고로, 이미 소개했듯이, 이 작품의 석고상은 이미 제작되어서
아카데미아 갤러리에 전시되었으며,
이는 고대 로마의 첫 승전을 묘사한 작품이기도 하다.
Menelaus holds the body of Patroclus
파트로클루스의 시신을 들고 있는 메넬라우스
an ancient Roman statue/고대 로마시대, 대리석
The Rape of Polyxena/Pyrrhus and Polyxena
파이러스와 폴릭세나
by Pio Fedi, 1860
Hercules fighting the Centaur Nessus
반인반마 네수스와 싸우는 헤라클레스
by Giambologna, 1599, marble
4 개의 Trefoils/육엽(六葉) 장식
로지아 파사드 위에 설치된 4 개의 중요한 미덕을 묘사한 알레고리 중,
Fortitude/용기의 여신이 기둥, 방패와 사자와 함께 묘사되었다.
by Agnolo Gaddi/아뇰로 갓디
Temperance/중용
중용의 미덕 여신이 물을 용기에 따르고 있다.
by Agnolo Gaddi
Justice/정의
이 알레고리의 여신이 들고 있던 정의의 저울은 떨어져 나갔다.
by Agnolo Gaddi
PRUDENCE/신중과 검약
알레고리의 여신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
by Agnolo Gaddi
c.1380
올해 피렌체 방문이 세 번째인데,
12년 전 두 번째 방문 때 후기를 미처 정리하지 못한 채 두었던 것을
뒤늦게 정리하면서 재미 삼아 옮겨 보았다.
12년 전 2011년 7월 2일의 시뇨리아 광장
숙소 주인의 추천으로 시뇨리아 광장 바로 뒤에 위치한
4대째 운영해 온 아담한 식당을 찾았다.
당시 50대 초반이지만 지금 보니 풋풋하기만 하다.
지금은 식당 이름도 잊었지만,
그날 우리가 좋아하는 해산물 파스타와 함께
맛 좋은 토스카니 와인 두 병을 기분 좋게 마신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저녁을 잘 먹고 시뇨리아 광장 쪽으로 느릿느릿 걸어갔더니
로지아 쪽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와서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운 좋게 그날 밤 9시 반에 유명한 지휘자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피렌체 오케스트라와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의 공연 무대가 열리기 전에
총연습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부르게 먹은 저녁을 소화도 시킬 겸 아르노 강가를 잠시 거닐다가
공연 시간에 맞추어서 다시 시뇨리아 광장으로 오니
이미 많은 청중들이 광장을 그득 메우고 있었다.
베르디의 신포니아 작품을 지휘하는 메타
두 베르디의 곡을 연주한 후, 청중들의 박수에 답하는 메타와 오케스트라 단원들
이어서 유명한 차이코브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바딤 레핀
멋진 협주곡 연주 후 수석 바이올린 주자와 악수를 하는 레핀
광장을 그득 메운 청중들이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이 공연의 마지막 레퍼토리인
차이코브스키의 '1812 서곡'을 연주하는 모습
시뇨리아 광장에서 열린 무료 야외 공연을 마친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는 메타와 피렌체 오케스트라
라지오 뒤편에서 함께 공연한 피렌체 합창단원들도 인사를 받고 있다.
밤 11시 즈음에 공연이 끝난 후 로지아와 베키오 궁전 앞의 모습
지금 보니, 베키오 궁전이 보수공사 중이라서
입장이 불가능해서 낙담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한 여름밤의 꿈같은 멋진 공연을 감상한 청중들
이탈리아에서 보통 저녁 식사 시간이 8시 이후를 고려해서인지
공연 시간이 밤 9시 30분이라는 것이 납득이 된다.
로지아 반대편에 위치한 식당의 야외 테이블에서
편하게 공연을 감상한 운 좋은 관객들...
밤 11시 반의 피렌체의 밤거리
아르노 강의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 다리 위에서
르네상스 시대부터 베키오 다리 위에 운집해 있는 보석상들의 문은 이미 닫혔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오가고 있다.
숙소 근처에서 한 화가가 초상화를 그리고 있고..
건너편에서는 거리 미술가가 파스텔로 길바닥 위에서 작품을 그리고 있다.
밤 11시 50분인데도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는 시뇨리아 광장 주변
계속해서 피렌체 21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