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요일은 남편의 특별한 생일이다.
생일 주인공이 음식 세 가지와 생일 케이크를 주문하는 것이
거의 30년 된 우리 집 전통이다.
토요일까지 출장이라서 일단 음식 주문이 다 도착하지 않았지만
케이크는 물어보지 않아도 20년 넘게 고수해 온 케이크는 확실했다.
나는 집에 잘 사용하는 식재료인 파, 양파, 마늘, 토마토 등
그리고 김치가 떨어지면, 그냥 불안하다.
그래서 이들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미리 구입하거나
시간을 내서 밤 중이라도 김치를 담아 둔다.
2주 전에 냉장고에 있는 마지막 김치병을 열은 후,
거의 반 이상을 독감에 직방인 김치 콩나물 국을 끓이느라
사용한 후, 떨어지지 전에 김치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2월 마지막 주는
공연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독감으로 몸도 아팠고,
이번 주는 그 여파로 며칠을 약 기운으로 버티다가
어저께부터, 겨우 주위를 볼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어제는 대충 밀린 집안도 정리하고, 1주일 전에
배추가 평소보다 약 1/3 가격에 나와서
일단 가격도 싸고 품질도 좋아서 평소보다 많이
알이 통통하게 배긴 배추 여섯 포기를 사 두었던 것으로
우선 배추를 절여 두었다.
그런데 배추를 절이다 보니, 워낙 배추 속이 실했던지
늘 사용하던 커다란 그릇이 모자랄 정도로 양이 많았다.
내친김에 밤늦게 담으려다가, 힘이 붙여서 물에 씻어서
물만 빼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아침 사순절 첫 금요일 미사 성가 봉사를 다녀온 후
갖은양념을 넣고 배추를 버무렸더니
커다란 병으로 여섯 병 하고 반 병이 나왔다.
김치 냉장고도 따로 없어서
pantry에 있는 보조 냉장고에 있는 것을 꺼내고
억지로 구겨 넣어 두었더니
그냥 바라만 봐도 흐뭇하고 든든했다.
한 병은 따로 내놓고, 일요일까지 잘 익으면,
남편의 최애 음식 중 하나인 녹두 빈대떡을 부칠까 한다.
남편이 20년 이상 주문하는 Tunnel of Fudge 케이크...
요즘 북미에 코코아 파우더 품귀 현상이 일어나서
미리미리 코코아 파우더를 사재기해 두었다.
이제 케이크 만드는 일은 두 딸들에게 넘겨주어서
나도 이제 얻어먹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김치가 넉넉하니,
남편 생일상은 물론,
한동안 지인이나 이웃이 불쑥 찾아와도
김치찌개, 김치전, 만두, 김치 막국수,
수육김치, 김치 잡채, 김치 파스타 등
뚝딱 만들어서 대접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푸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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