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정원에서

화창한 날에 조경공사를 마친 정원에서

by Helen of Troy 2008. 8. 17.

2년을 기다린 끝에 아담한 정원이 드디어

옆집 사이에 담을 올리면서 약 10일전에 드디어 완성이 됐다.

새집으로 이사 온지도 2년반이 되었는데도

정원이 완성되기 전에 오랫동안

집주위에 먼지와 진흙 그리고 잡초들이 자라고 있어서인지

도무지 내집같지 않게 살아오다가

원하는 모양새로 아담한 마당이 생겨서

이제서야 정을 부치고 싶은 집이 생긴 것 같아서 흐뭇하다.

 

또 한가지 느낀것은

새삼스레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고 간사하다는 것이다

먼저 살던 집에서는 지금 집보다 마당도 훨씬 크고

잔디가 깔린 면적이 80%가 되고,

키워서 먹는 채소가 열두세가지가 되다보니

거의 매일 나가서 손톱사이가 매일 시꺼멓도록

많은 시간과 땀을 투자했었다.

 

그러다가 이사를 온 후

두 해동안 정원일을 쉰후에 다신 시작한 일들이

예전보다 1/4밖에 안되는데도 왜 이렇게 해야 할일들이

많아진것 같기도 하고 힘도 더 드는지 처음엔 밖에 나가기가 싫기까지 했다.

전에 마당과 집안에 화분이 많을때는 여행을 오래가게 돼면

남에게 부탁을 해야해서 여행을 떠나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 놓고 가다가

두해동안 그런 걱정없이 맘놓고 여행과 출장을 다녀갔다가

새삼스레 정원에 맞추어서 스케줄을 잡으려니

새로 덤으로 일이 추가된것 같아서 거추장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좀 더 마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잊고 살았던 정원일의 즐거움과 행복을 서서히 되찾아 기기 시작해서

100여가지의 꽃나무를 첫해부터 말려 죽이는 사태까지는 면한것 같으다.

 

정원일을 하다 보면 몇가지가 참 좋은데;

첫째, 거의 무에서(씨앗하나, 뿌리조각)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뿌듯함.

둘째,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니 육체적 건강에 좋고(아직도 나는 열심히 따로 운동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냥 매일 몸을 움직여서 바쁘다보니) 물을 주고 잡초를 주다보면

맘이 참 맑아지고 간단해져서 정신건강에는 더 좋아서 어려울때일수록 밭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러다보면 어렵게만 보이는 일이 대수롭게 다가올때가 많았다.

세째는 내가 노력한만큼 심고, 가꾼대로 정직하게 내게 돌아온다는 간단한 진리가

복잡한 세상을 살면서 참 좋다.  혼자 짝사랑하다가 열병을 앓는 일은 없으니..

마지막으로 집안에만 있다보면 이웃을 만나서 얘기를 할 기회가 없는데

마당에 나가서 일을 하거나 거기서 졸졸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있으면 산보를 하러 왔다갔다하는 이웃들과 자연스레 정원이야기로

시작해서 그냥 사는 얘기를 하면서 가까워져서 또 좋다.

 

지난주에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져서

빨리 달아나는 여름을 탓하는 걸 누가 들었는지

그저께부터 3일째 31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이다.

그래서 아예 막내와 같이 수영복같이 간단히 입고

스크링클러를 틀어 놓고 물을 주면서 물놀이를 하면서

더위를 식혔다. (물론 션한 맥주와 레몬에이드를 마셔대면서)

 

처음에 심었을때는 초라하고 볼품이 없더니

한달만에 이렇게 찬란하게 이쁜 꽃들이 피어나는 마당을 보면서

자연과 이를 창조하신 조물주의 위대함이 대단함을 다시금 깨닫기도 하고

나 자신도 나이를 먹으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향기가 담긴 이쁜꽃으로

거듭나고 싶어진다.

 

 

 

 

 

 

 

 

 

 

 

 

 

 

 

 

 

 

 

 

 

 

 

 

 

 

 

 

참고로 위에 꽃들은 우리동네의 혹독한 추위에도 견디는

다년생꽃이라서 일년생꽃보다는 꽃들이 덜 화려하지만

매년 다시 심지 않아도 되기에 손이 훨씬 덜 가고 값도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