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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나누고 싶은 글

가을 오후에 기억해낸 잃어버리고 사는 것들

by Helen of Troy 2008. 9. 19.

오늘도 날씨가 아침부터 좋아서 기분까지 밝아진다.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학교가 파한 시간인 2시 반부터

저녁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밤 늦게까지 일을해서

빨리 준비해서 저녁을 먹으려면 미리미리 음식을 다 장만해 놓는다.

그래서 오늘의 저녁 메뉴인 grilled chicken(통닭)과 potato wedges(애들 메뉴)을 준비하면서 두부조림까지 해 놓고 추석 명절을 보내다보니

좀 손이 덜 간 화초에 물도 주고 가위로 좀 다듬어 주고 일단 급한 청소를 해 놓고 무조건 집뒤에 있는 호수와 그 뒤로 조그만 강이 있는 곳으로 달려나갔다. 

 

60%의 단풍이 벌써 낙엽으로 떨어져서 땅바닥에 딩굴고 있는  산책길을 나 혼자 조용하게 걸으니 아무리 도시안에 공원이지만 깊은 산속에 와서 걷고 있는지 착각할 정도다.  마냥 끝없이 걷고 싶었지만 목요일은 막내의 학교가 12시 15분에 끝나서 데리러 가야 해서 아쉬움을 안고 막내의 학교로 향했다. 막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바로 점심을 간단히 먹고 1시에 있는 바이올린 레슨을 받으러 갔다. 

 

바이올린 선생님 동네는 약 35년전에 지어진 집이라 오래된 나무도 많아서 운치가 참 좋은 동네인데 오늘따라 높게 줄지어 있는 나무들의 단풍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원래 계획은 레슨 받는 동안은 가까운 수퍼에 가서 장을 보려고 했지만

선생님 집앞에 차를 세워놓고 바로 길건너에 멋진 공원도 있고 산책길이 있는 곳으로 뛰다시피 내려갔다.  역시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날 만큼 앞이 탁 트여서 시원하게 파아란 하늘과 단풍을 바라보면서 시냇물을 따라서 좀 걷다가 호젓하게 있는 벤치에 앉아서 가방에 항상 들고 다니는 책을 읽기도 하고 가을인 만큼 사색도 하면서  가을 오후 1시간 반을 소중하게 보냈다.

 

다음주부터는 바로 10도 정도 기온이 떨어지면서 비도 온다는데

그러면 아마도 오늘 본 단풍은 다 떨어져서 삐죽이 앙상한 가지만

남을 것같아서 레슨 시간이 되어서 발걸음을 돌리면서

몇번을 뒤돌아 보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막내 학교 앞길에서...

저 멀리 시내의 고층빌딩도 보인다.

 

 선생님 집앞의 사과나무...

사과가 제법 탐스럽게 열렸다.

 

 

 선생님 집에서 길 반대쪽에 있는 탁 트인 공원.

 

 

 이 벤치에 앉아서 혼자 센티멘탈 감상에 젖어들기도..

 

 독서와 사색이 절로 되는 분위기다..

 

 

 

그리고 얼마전에 읽은 글귀가 생각나서.........

 

 

 

 

♤ 잃어버리고 사는 것들 ♤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히 화를 낸다

 


가진 것은 몇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말은 너무 많이 하고

사랑은 적게 하며

거짓말은 너무 자주 한다.

 


생활비를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고


인생을 사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다.


외계를

정복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자,분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한다.

 


유혹은 더 늘었지만,

열정은 더 줄어들었다.


키는 커졌지만

인품은 왜소해지고


이익은 더 많이 추구하지만

관계는 더 나빠졌다.


여가 시간은 늘어났어도

마음의 평화는 줄어들었다

 


더 빨라진 고속 철도

더 편리한 일회용 용품들

더 많은 광고 전단


그리고 더 줄어든 양심

그리고 더 느끼기 어려워진 행복...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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