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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정겨운 Canada Geese 가족들....

by Helen of Troy 2009. 6. 5.

우리집 바로 뒤에는 커다란 인공호수가 있다.

동쪽으로 탁 트인 거실 창으로 맑은날 아침이면 지평선 위로 불게 해뜨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그 호수가 내려다 보여서 창가에 앉아 있는 시간을 참 좋아한다.

그 호수 뒤에는 자작나무와 아스펜 나무의 숲이 있어서

사시 사철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 호수 주위와 자작나무 숲으로 산보길이 있어서 요즘같이 날씨가 좋고

밤 10시 넘어도 훤한 긴 낮시간 덕으로 저녁시간부터 밤 11시까지

더러는 개를 앞세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젊은 부부들은 유모차를 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산보를 즐긴다.

 

우리 부부도 시간이 나는대로 두딸들의 놀림에도 아랑곳 없이 정답게 손까지 잡고

산보를 나가곤한다.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져서 밤1 10시 반까지 껌껌하지 않아서

9시가 넘게 일이 끝나는 나와 남편은  곧장 호수가로 발을 옮긴다.

4월초부터 따뜻한 남쪽으로 겨울을 나고 다시 돌아 온 캐나다 거위(Canada Geese)들이

이 호수에서 유유히 물을 가르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중에도 두쌍의 거위는 아예 정식으로 새로 생긴 이 호수에 정착을 하기고 맘을 먹었는지

금슬좋은 모습을 자주 보기도 하고 지붕위에서 시끄러울 정도로 큰소리로 우는 소리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2주 전 어둑어둑 할때 여느때처럼 나간 산보길에

작고 귀엽고 보들보들하게 생긴 털의

거위 새끼들(goslings)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서 작은 탄성을 지르면서

살금 살금 가까이 다가 가 보았다.

엄마 거위밑에서 세마리의 새끼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고 1 미터 떨어져서 아빠 거위가

주위를 걔속 보초를 서듯 한자리에 서서 꼼짝않고 서 있었다.

더 가까이 다가가면 금방이라도 꽥꽥거리면서 달려올 태세이다.

 

그 후로 새끼들은 볼때마다 조금씩 커 가면서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서 뭘 먹는지는 몰라도 잠시도 쉬지않고 부리를 땅에 대고

계속 먹고만 있다. 며칠을 산보를 하다가도 이 정겨운 거위 가족을 보면

아예 20분 정도 풀밭에 편히 앉아서 넋을 놓고 보다가 온다.

첨에는 경계를 하던 부모 거위도 5 미터까지 가까이 가도 모른척 한다.

 

어제는 맘먹고 아예 똑딱이 카메라를 주머니에 넣고 산보를 나가서

이렇게 귀여운 거위 가족을 담아 보았다.

 

 

 거위 가족 일번의 모습이다 

밤 9시가 넘어서 어둑어둑해진 저녁에 아빠 거위가 세마리의 새끼를 한눈도 팔지 않고 돌보고 있다.



 


 


 쉬지않고 땅에 부리를 박고 계속 먹어댄다.

 

 


새끼들은 계속 먹고 아빠는 계속 저러고  서 있고......



 바로 옆에 어미 거위도 함께 감시를...

 


10미터 떨여져서 ...

 거위 가족 2번의 엄마이다.    자세히 보면 거위 맡에 새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어미가 일어나자 그 밑에 역시 세마리의 새끼들이 또 땅에 대고 먹기 시작한다.

왼쪽에는 2번 가족의 아빠다..

 


 내가 너무 가까이 간 탓인지 어미가 아가들을 데리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빠가 앞장 서고 뒤 따라가는 엄마 사이에서 세마리가 계속 먹으면서 이동을 한다.

 


 


 아빠를 졸졸 따라서 일렬로 호수위로....   (거위들도 산보인가??)

 


 그러자 그 옆에 있던 1번 가족도 온 식구가 호수로 산보를 간다..

 


 새끼 두마리는 사이에 한놈은 제일 뒤에..

 


 10시에 가까워서 많이 어두워진 호수에 두 거위가족들이 함께 물살을 가르면서 조용한 봄 밤을 즐긴다.

 


 기특하게 항상 옆도 안 보고 부모 거위뒤만 딱 달라 붙어서 잘도 헤엄친다.

 


 


 

이렇듯 두 엄마 아빠 거위가  3주 내내 새끼들에게서 한눈도 안 팔고 항상 지켜주고, 먹여 주고, 보듬어 주고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밀어 주는 거위 부모들이 새삼 참 대견하고 경이롭기만 하다. 

그 모습에서 긴 세월을 우리들에게 쏟아부어 주셨던 부모님의 사랑과 희생이 오버랩 되어서 다가왔다.

 

부디 몇달간 거위 가족 모두 다 무사하게 여름을 잘 나서 튼튼해진 몸으로

가을에 남쪽나라로 떠날 수 있기를 매일 짧게 기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