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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눈길을 걸어서...

by Helen of Troy 2009. 2. 24.

지난 토요일 밤에는

이민 온지 5년정도 된 부부가 의논할 일이 있어서 집으로 오시겠단다.

그동안 오일 붐으로 대거 work permit를 받고 우리 도시로 일을 하러

많은 한국 기술자 분들과 가족들이 오셨는데

나빠지는 경기로 두세달 전부터 직장에서 해고내지는

lay-off 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셔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아무래도 우리부부가 외국에서 산지가 워낙 오래 되고

둘 다 학교에서 가르치다 보니

자연히 이민자들이 많이 겪는 비슷한 문제로 상담을

하시고자 하는 분들이 이렇게 찾아 오시곤 한다.

 

오신 부부와 술을 함께 마시면서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하다가

요즘 불안해진 경제 사정에다가

특히 자식 교육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신듯

결코 쉽지않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 놓으셔서

함께 아파하고 고민하면서 성의껏 advice를 해 드리다보니

새벽 2시가 되어서 가셨다.

 

덕분에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미사 시간을 그만 놓쳐 버렸다.

마침 기온도 영하 1도라서 푸근하기도 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햇빛이 너무도 좋아서

눈이 녹아서 질퍽하기 전에 밖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손까지 잡고 나가는 모습에

질겁을 하면서 도망쳐 버린 막내를 집에 두고

아직도 집주위를 하얗게 덮인 눈을 뽀드득 밟으면서

한시간 반동안 산보를 즐기고 돌아왔다.

 

 

멀리서 한 가족이 썰매를 탄다..

 

사진을 찍느라 뒤로 처지고, 남편은 저만치 가고..

 

 사람 발자국, 개 발자국, 토끼 발자국, 스키, 자전거 흔적들이 골고루..

 

 오늘따라 하늘이 무척 푸르다.

 

누군가 cross-country ski를 타면서 지나가고.

실제로 저렇게 잘 뻗은 다리를 가졌으면 참 근사할텐데...

 

 저렇게 아무도 안 지나간 곳을 보면 일단 들어가서

발자국을 남겨야 직성이 풀린다..

 

 snow-shoes도 신고 다니기도 하고..

 

 

이 사진들은 지난번 크리스마스때 선물 받은

간편하고 작은 디지탈 카메라로 처음 찍어 보았다.

자동적으로 날짜도 찍혀 나오고... (too late to remove, I was t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