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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스크랩 유감....

by Helen of Troy 2010. 6. 2.

근래에 들어 와서 정확히 무슨 연유인지는 잘 몰라도

내 블로그의 조회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반갑고 기쁘기보다는 점점 부담과 압박감으로 다가 온다.

거기다가 소수이지만 몰상식한 블로거들 때문에

블로깅 자체에 대한 견해도 부정적으로 느껴지고

회의마저 일어서 이 블로그가 마치 애물단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공간은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과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 시, 여행, 요리와 책 이야기를 

무심코 지나치기 보다는 그때마다 기록으로 남기는 곳이기도 하고,

나 혼자만 공유하기 보다는

많은 블로거들과 그 기록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초상권의 문제의 요소가 없다면

포스팅의 대부분이 모두에게 공개하고 스크랩도 허용하게 설정을 해 두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부족한 내 글이 공감이 가기도 하고 맘에 들었는지 스크랩을 해 갔다.

처음에는 어설프기짝이 없는 내 글을 누군가가 스크랩을  해 간다는 자체가 신기하기만 하고,

솔직히 부족한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 뿌듯함도 잠시, 방문하신 블로그의 발자취를 따라 가끔 블로그에  방문을 하곤 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스크랩 기능을 악이용하는 얌체 블로거들의 처사에 무척 화가 났었다. 

기억하고 계시는 블로거도 계시겠지만, 

토씨 하나도 바꾸지도 않은 내 글들이 남의 글로 둔갑을 해서 버젓이 남의 방에 올라 와 있는 걸 발견하고는

참 씁슬했던 경험을 글로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었다.

 

올해 들어 와서 조회수가 반영하듯히 방문자 수가 늘어 가면서 

자연히 스크랩 회수도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블로그 대문 페이지나 그날의 통계지수 페이지에 가 보면

누가 어떤 글을 스크랩 해 갔는지 알수 있게  되어 있어서

첫 해는 그런 기능이 있는지조차 몰랐지만 근래에 들어 와서는

될 수 있으면 누가 내 글을 어떻게 퍼 갔는지 체크를 해 오고 있었다.

 

스크랩을 해 가는 사람들 중 약 50% 정도는 내 글을 말 그대로 스크랩해서 블로그에 옮겨 놓은 케이스이고

약 25%는 스크랩을 해 갔다고 통계지수에는 나와 있어도 그 블로그에 클릭이 가능해서 가 보면

어디에다 스크랩해 간 내 글을 꽁꽁 숨겨  두었는지 알 도리가 없는 케이스에 속하고,

나머지 25%는 통계지수에는 명시되어 있지만(그러나 글목록 차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클릭조차 되지 않아서 누가 스크랩을 해 간지도 알수도 없을 뿐 아니라

내 글들이 어떻게 사용되지는 더더군다나 모르는 케이스에 속한다.

 

스크랩을 하는 사람 중에 메모를 남기는 사람은 전체 5%도 안 될 정도로 아주 미미하다.

내가 그동안 살아 온 방식에 의하면 남의 글을 스크랩 해 가면 아주 짧게나마 메모를 남기는 것이

당연한 예의라고 생각 해 왔기에 솔직히 참 씁쓸하고 착찹함을 금할 수 없다.

메모를 남기지 않고 모셔 가도 내 글임을 인정하고 그대로 올려 주신 분들에게는 약간의 서운함은 있어도

그나마 양호한 케이스에 속하기에 그냥 그려려니 하고 편하게 받아 들이기로 했다.

 

문제는 나머지 반을 차지하는 부류인데,

유감스럽게도 요 근래에도 내 글을 퍼 가서 마치 자기의 글인양 올린 사건이 수차례에 걸쳐서 생겼다.

물론 링크가 되어서 가 볼 수 있는 블로그나 카페는 직접 내가 확인을 해서 무슨 조치라도 할 수 있지만

링크조차 되는 않는 나머지 25%에 달하는 향방이 묘연한 내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 상태인 셈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주옥같은 명시와 좋은 글을 될 수 있으면 많은 블로거들과 공유하려는 순진한 생각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서투르고 매끄럽지 않은 나의 한글 실력으로 가능한 제대로 시의 뜻을 전하고자

바쁜 일상에서도 사전을 들쳐 가면서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적절한 단어 하나 하나를 선정하느라 내 나름대로 많이 고심한 후에 다듬고 다듬어서,

글에 걸맞는 음악까지 선별 한 후에서야  올린 글을

단 한번의 클릭으로 간단하게 자기의 것으로 슬쩍 해 가는 몰상식한 사태를 접할 때마다

우선 화가 나고, 그 분노는 인간사이의 지켜야 할 믿음과 예의를 잃어버린 탓에

허탈감과 무력감에 빠지게 만든다.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 와서 이제는 없이는 못 살 정도로 되어 버린 인터넷의 세상에서

당연히 따르는 필요악 중에 하나인 이 사태를 덤덤히 감수해면서까지 수고 할만한 가치가 과연 있을까요?

내가 외국에서 오래 산 탓에 한국의 실정에 어두워서 필요 이상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요?

현재 나의 임시 보관함에는 200개의 가까운 글들이 저장되어 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번역을 하기도 하고, 이미 번역이 된 글을 다시 수정을 거듭하면서

정식 등록 때까지 대기 중에 있다.

이런 나의 수고가 요즘에 들어서 참 부질없다는 생각에 이 글들이 과연 빛을 볼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앞으로 이 공간을 어떻게 꾸려 나갈지 한번 짚어 보는 시간이 필요한 때가 온 것 같다.

여러 블로거님들의 의견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