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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한국방문 4] 용평에서 만난 친구...

by Helen of Troy 2011. 9. 10.

 

 용평에서 화창한 오후에 느긋하게 담소를 나누는 세 모자....

 

 

무더운 여름 날씨이기도 하고,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아서 늘 그리운 바다로 가고 싶은 차에

아이들 고모가 우리 식구를 위해서 막 새로 구입한 새 차를 선뜻 건내 주셔서

마치 날개를 달은 양

한국에 도착해서 맞는 첫 주말에 한국방문 때마다 들리는

강원도 용평으로 차를 몰고 일찌감치 동해바다로 떠났다.

 

나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낯설은 곳에도 불구하고

길눈이 밝은 편이고,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것도 아주 즐기는데다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시들지않는 나의 호기심과 모험심이 발동해서

평소내 성격대로 겁도 없이 조금은 무모할 정도로 간단하게 생각하고 

나는 곳잘 차를 렌트해서 찾아간 장소를 구석구석 잽싸게 잘 돌아다니곤 한다.

물론 시행착오도 범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예상하지 않은 곳으로 빠져서 뜻밖에 좋은 구경과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별로 큰 부담없이 잘도 돌아다니는 나도

41년간의 외국생활로 지리가 어두운 복잡한 서울에서의 운전은

마치 외줄을 타고 위태스럽게 곡예를 하듯이 가슴 졸이면서 운전을 했지만

다행히도 처음 사용해 보는 네비게이터의 안내로 그나마 목적지까지 바로 잘 찾아 들어갔다.

 

올해 여름 내내 100년만에 많이 내린 비도 마침 그쳤고,

여행 내내 맑은 날씨가 계속 되어서 억수로 운이 좋기도 했고,

학교들이 개학한 후라서 고속도로를 비롯해서 해변가나 산길이 한적해서

느긋하고 여유를 가지고 관광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에 머문 숙소는 새로 지어서 무척 쾌적하고 넓직한 공간과 인테리어로 단장된 멋진 콘도로

지내기에 안락하고 조용해서 휴식처로 아주 적격이었다.

 

용평에 도착한 다음날, 

멀리 부산에서 블친구 혜원님이 용감하게도(무모한가?)  공부를 제쳐두고, 고3, 고1 에 다니는 두 아들을 데리고

여섯시간동안 운전을 해서 용평까지  우리를 찾아와 주었다.

작년 12월 말에 미니와 혜원님이 이미 캐나다 우리집을 다녀가서

구면인 우리는 8개월만에 반갑게 용평에서 재회를 한 셈이다.

 

숙소를 떠나서 함께 산책에 나섰다.

 

우선 앞에 가는 막내를 시켜서 인증샷부터 하나 담고...

 

멋진 산으로 둘려 쌓이고, 호텔과 콘도 사이로 느릿느릿하게 강도 흐르는 길을 따라서 발을 옮겼다.

 

몇달 전에 캐나다에서 장만한 새 카메라로 멋진 풍광을 담느라 바쁜 미니...

그새 사진 찍는 폼은 나아졌는데 여전히 카메라 끈을 목에 매지 않네...   저러다가 물에 빠뜨리지나 말아야할텐데...

 

고독을 즐기면서 분위기 잔뜩 잡고  꽃길을 걸어가는 아름다운 가을의 여인...

 

체구도 자그마한 엄마에게서 어떻게 저렇게 잘 생기고 기럭지가 긴 아들이 나왔는지...

분명히 DNA의 돌연변이리라...

 

큰 애는 파란 하늘을 하릴없이 올려다 보고,

막내는 그 언니를 살금살금 카메라에 담고,

애들의 아빠는 두 딸을 대견하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나는 세 부녀를 멀리 떨어져서 한껴번에 모아서 찰칵~~

 

파란 하늘과 흰구름도 멋지고,

골프장의 잔디도 푹신하고 햇빛에 영롱하고,

졸졸 흐르는 시내는 우리의 마음을 정화 시켜주는 배경으로

멋진 포즈를 잡아 본 헬렌...

(허걱!! 그런데 저 도발적인 포즈는 좀 거시기하네...)

 

백만불짜리 미소를 날리는 여인네들...

 

두형제는 외모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반듯하고 우애가 깊어서 옆에서 보기가 참 좋다.

 

그리고 둘 다 내가 보기엔 평소에 별로 잘 챙겨주시도 않은 엄마에게 절대 순종에 지극정성으로 잘 한다.

복도 많은 엄마에게 이 참에 비결을 제대로 배워야겠다.

앞으로 결혼하고 각자 가정을 꾸리더라도 늘 저렇게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기를....

 

개학을 한 후라서 어린이들이 즐기는 waterpark 도 한산하기만 하고,

성수기에는 골퍼들이 장사진을 이루던 골프장도 싱그러운 잔디 위에 나른하게 물이 떨어지고 있어도

미리 준비해온 수영복도 있는데도 아무도 수영을 하고 싶다거나

웬만한 사람은 다 친다는 골프도 쳐 본 적이 없어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도전 해 보고 싶은 유혹을 참고

그냥 한참 바라다 보기만... 

 

1 시간 반 내내 우리 일행 외에 사람 그림자도 안 보이는 한적한 이곳 전체를 아예 전세를 내고 노래까지 불러재끼면서 용평을 휘젓고 다녔다. 

 

사람 대신 나비와 벌, 잠자리와 매미가 함께 해 주어서 그나마 덜 무료했다.

 

 

차마저 다니지 않은 한적한 도로 위로 유유작작하게 제각 지참하고 온 카메라에 주위를 담으면서 숙소로 다시...

 

오후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서 그늘쪽으로 일렬로 행진도 하면서...

 

숙소 앞에서 단체 사진 하나

 

사진사를 바꾸어서 단체사진 둘...

 

자리를 바꾸어서 단체사진 셋...

 

대문 앞을 작은 정원에 심겨진 단풍나무에는

벌써 가을이 오고 있다.

 

여름 밤 늦도록 땅콩과 육포를 안주로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밀린 이야기도 하고,

강원도의 향토음식인 막국수, 곤드래밥, 오삼불고기와 황태구이를 먹으면서

8개월만에 다시 만난 우리는 이렇게 함께 하면서 정을 다졌다.

 

아이들은 등교, 엄마는 출근을 앞 두어서 서둘러서 부산으로 다시 내려갔지만

이틀 후에 부산에서 다시 만날 기약이 있기에 웃으면서 작별했다. 

 

 

 

꼬리:

어제 밤에 캐나다 집으로 무사히 잘 돌아 와서

바로 다음날인 오늘 아침에 두 딸과 아들은 이미 1주일 전에 시작한 학교로,

나는 새학기를 맞아서 새로운 각오로 일을 시작하면서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명절 잘 맞이하시고

휘영청 보름달을 보고 두손모아 기원한 일들이 순탄하게 잘 풀리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