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추석 저녁에....
올해는 일찌감치 추석이 다가왔다.
매달 보름이면 보는 보름달이지만, 한가위 보름에 보는 달은 괜시리 더 특별나게 다가 온다.
마침 하늘이 맑아서 둥그런 보름달이 집 위로 난 커다란 창을 통해서 멀리 지평선에서 솟아 오를 때부터 지켜 보면서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지인들을 위해서 소원 하나씩 조용히 두손 모아서 빌어 보았다.
추석 날, 내가 좋아하는 시를 오랜만에 천천히 감상 하면서...
The Harvest Moon by Ted Hughes Theflame-red moon, the harvest moon, Rolls along the hills, gently bouncing, A vast balloon, Till it takes off, and sinks upward To lie on the bottom of the sky, like a gold doubloon. The harvest moon has come, Booming softly through heaven, like a bassoon. And the earth replies all night, like a deep drum. So people can't sleep, So they go out where elms and oak trees keep A kneeling vigil, in a religious hush. The harvest moon has come! And all the moonlit cows and all the sheep Stare up at her petrified, while she swells Filling heaven, as if red hot, and sailing Closer and closer like the end of the world. Till the gold fields of stiff wheat Cry 'We are ripe, reap us!' and the rivers Sweat from the melting h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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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보름달 by 테드 휴즈 번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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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저자인 Edward James Hughes (Aug 17 - Oct 28, 1998) 씨는
영국의 시인이자 동화작가로 우리에게 테드 휴즈로 알려져 있다.
세계의 평론가들은 그를 20세기가 낳은 최고의 시인으로 손꼽을 정도로
그의 시는 널리 알려져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생전에 영국의 시인으로서는 가장 명예로운
원로시인 (Poet Laureate)로 추대되기도 했다.
역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 여류시인인 실비아 플라쓰 (Sylvia Plath)가
영국에 유학 중에 그를 만나서 1956년에 결혼해서
실비아 플라쓰씨가 1963년에 자살 할 때까지 부부로 살기도 했는데
혹자들은 그가 실비아를 자살로 몰아 넣었다고 보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의 마지막 시집인 Birthday Letters (1998)에
평범하지 않고 순탄하지 않았던 그들의 관계가 언급되어 있다.
2008년에 타임지가 선정한 1945년 전후에 영향력있고 사랑받는 영국시인 50 리스트에서
4위로 선정되어서 그의 인지도가 높음을 시사 해 준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서 추석이 빨리 찾아 들어서인지 추석 분위기가 나지도 않을 뿐더러
한국방문에서 돌아 온지 불과 며칠 후라서 아직 여독도 풀리지 않고, 밀린 집안일이 널려 있어서
살짝 넘어 가려고 맘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주말에 막내가 그래도 한국의 큰 명절인데 옆에서 도와 줄테니 우리가 좋아하는 잡채라도 만들어 달라고
애교섞인 한마디에 그래도 구색은 갖추어 보려고 집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잡채 한 접시와
마침 집에 재료가 있어서 추석이면 빼 놓을 수 없는 송편을 만들어서 간단히 구색을 맞추어서
올해 추석을 지냈다.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 명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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