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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가을 첫날에 사스카추언 강가를 거닐면서...

by Helen of Troy 2012. 9. 23.

 

 

 

가을 첫날에  북 사스카추언 강(North Saskatchewan River)

 

 

오늘은 가을의 첫날이다.

우리 동네 가을 날씨답지않게 여름처럼 덥기까지 하고

하늘은 눈이 시럽도록 푸르러서 집안에 있기엔 너무도 멋진 날씨라서

가을을 맞이할 겸 일을 마치지마자 바로 집 가까이에 있는 사스카추언 강가로 달려 갔다.

 

노스 (북)사스카추언 강은 약 1300 km에 달하는 긴 강으로서

수원지는 해발 1800 미터에 달하는 로키 산맥에 있는 325 sq. km 거대한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의

사스카추언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로 시작해서 남동쪽으로 흘러서

밴프 국립공원을 지나서 유서깊은 Rocky Mountain House(로키 마운튼 하우스)를 거쳐서

동북쪽으로 흘러서 에드몬튼에 도착한다.

 

 

차를 주차해 두고 강을 따라서 시에서 만든 산책로 입구로 가늘 길..

며칠 사이에 단풍이 제법 들었다.

 

 

긴 강을 따라서 양쪽 강변에 있는 산책로로 들어가는 입구..

나무가지가 낮게 드리워져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했다.

 

 

산책로 겸 자전거 길로도 샤용되는 오솔길로 들어서니

제법 낙엽이 길 양쪽에 쌓여 있어서 가을 분위기가 느껴진다.

 

 

산책로 중간 중간에 우거진 수풀 사이로 아름다운 사스카추언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노스 사스카추언 강은 로키에서 북동쪽으로 흘러서 도시를 중간을 가로질러서 흐른다.

굽이 굽이 흐르는 강 주위엔 22개의 시립 공원이 죽 들어 서 있고,

그리고 이렇게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좋은 산책로와 트레일이 있다.

 

 

거울같이 맑고 깨끗한 강이 너무도 잔잔해서 마치 고여있는 호수같다.

 

그저 고요하기만 한 이 강은

로키의 차거운 빙하가 녹아내린  물로 시작해서

약 450 km를 북동쪽으로 흘러서 도시를 중심으로 가로 질러서

 동쪽에 위치한 사스카추언 주로 약 850 km 계속해서 흘러 들어가다가

Saskatchewan River Forks 지점에서

역시 로키에서 시작해서 흘러 들어 온 사우스(남) 사스카추언 강과 만나서 합류를 한다.

 

강의 이름도 남 북을 뺀 사스카추언 강으로 바뀌어지고

동쪽으로 550 km 계속 흘러서 매니토바 주의 토빈 호수(Tobin Lake)를

거쳐서 거대한 위니펙 호수(Lake Winnipeg)로 흘러서

장장 약 1900 km의 여정을 마친다.

 

바람도 없이 잔잔한 강의 물결에 타고

1799년부터 당시 인기있고 값이 나가는 모피를 얻고자

이 긴 강을  처음 이곳을 탐험한 유럽인들이 그러했듯이

나도 카누를 저어서 하류까지 느긋하게 가 보고 싶어진다.

 

 

이리 저리 구경을 하면서 천천히 달리는 나를 제치고

내 앞을 쏜살같이 강변길을 질주한다.

 

 

수줍게 처음으로 볼을 붉히는 소녀같이 단풍이 들은 나무에서

바람에 따라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사이로 천천히 자전거를 타면서

가을을 느껴본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천천히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꾹꾹 밟아 본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보지 않은 길" 을 연상하게 하는 길에서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의 끝에

어떤 미지의 세계가 있을지 탐험가처럼 찾아가고 싶어진다.

 

 

꾸불꾸불한 산책로는 끝없이 눈 앞에 계속 미지의 세계로 나를 안내 해 주어서

스릴이 있어서  페달을 밟는 다리에 힘이 붙는다.

 

 

끊임없이 지저귀는 새소리와

바람에 따라서 나무잎이 서로 비비는 소리가 참 듣기 좋다.

 

 

가끔씩 다람쥐들이 자전거 앞으로 갑자기 툭 툭 튀어 나와서

혼자서 무드에 젖어서 가는 나를 놀라게 한다.

 

 

가끔씩 까마귀 떼들의 소란으로

한적하고 조용한 오후의 정적을 간간히 깨기도 한다.

 

 

고개를 문득 들고 보니 제법 황금빛 단풍을 입은 나무들과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 온다.

 

 

안 그래도 더운데 경사진 길을 올라가려니 땀이 등을 적신다.

 

 

잠시 쉬고 목을 축이면서 잠시 나무에 기대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길 오른편에 나무가 잠시 없어지자 산책길 오른편에 흐르는 강이 다시 눈에 들어 온다.

 

 

상류쪽으로...

 

 

강을 따라서 탁 트인 길위에 딩구는 사각거리는 낙엽위로

자전거 바퀴는 조용히 느긋하게 굴러가고...

 

 

벌써 여섯번째 추월을 당했네...

 

 

맑은 강 물이 흐르는 반대편에는 언덕까지 올라가는 목조 계단이 보인다.

 

 

울 동네에 위치한 트레일 표지판...

 

 

표지판을 조금 지나면 운치는 없지만 자전거 타기엔 편한 포장된 트레일로 이어진다.

 

 

두 친구들이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누면서 걸어가면서 환하게 인사를 건넨다.

 

 

늘 울 동네 쪽으로 난 트레일만 다니면서 강 건너편을 10년 이상 멀리서 바라다만 보았는데

얼마 전에 새로 생긴 다리를 건너서 처음으로 강의 반대편으로 건너 가 보았다.

 

 

Fort Edmonton Footbridge 다리 입구에 2010년 11월에 완공이 되었다는

기념판이 붙어 있다.

 

 

Suspension Bridge의 아름다운 곡선과 직선이 잘 조화된 아담한 다리를 천천히  걸어 본다.

 

 

하류쪽으로...

 

 

반대편 강변

 

로키에서 450 km를 흘러 온 상류쪽으로..

 

 

얼마 전에 갑자기 많이 내린 폭우로 강변의 모래가 많이 씻겨져 내려 갔다.

그래도 여름같은 더운 날씨에 강가로 나와서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인다.

 

 

드디어 처음으로 새다리를 통해서 강북으로 건너서 강변으로 걸어 내려 갔다.

 

 

새로운 곳의 새로운 풍경이 사뭇 아름답고 궁금해서

페달을 빨리 밟아 보았다.

 

반대편 산책로는 늘 다니던 강남의 길보다

넓직하고 반반해서 툭 트인 시야로 강이 보여서 색다른 분위기를 준다.

 

 

강남과 달리 강변의 경사도 완만하고, 모래도 해변처럼 보드랍고 깨끗해서 

멀리 바다까지 가지않고도  우거진 숲 전체를 보면서 해변 분위기를 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이곳의 길은 탁 트여서 전망은 좋지만 그늘이 없어서 줄줄 흐르는 땀을 자주 닦아야했다.

 

 

 

 

누군가가 강가에 가부좌를 하고 명상을 즐기나보다.

 

 

아까 반대편에서 본 계단까지 도달했다.

 

 

이 계단도 다리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는지 제법 산뜻하다.

자전거를 한쪽에 세워두고 물 한병을 단숨에 다 마시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위로 올라 가면서 강이 모습이 다르게 비추어진다.

 

 

오르는 계단 사이에 수줍게 핀 야생화...

 

 

계속해서 올라가면서...

강물빛이 푸른빛에 가까운 비치색으로 가을 오후 햇살에 반짝인다.

 

 

헉헉대고 가파른 계단 꼭대기에 올라서 숨을 고르고 내려다 보니 

사스카추언 강, 그리고 양쪽의 우거진 숲,  그 강을 이어주는 고마운 다리 전체를 한 눈에 들어와서

과연 여기까지 잘 올라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자, 내려가자..

 

 

마지막으로 잠시 강을 바라 보곤...

 

 

다시 되돌아 가다 보니

이렇게 두갈래 길이 나왔다.

어디로 갈까 잠시 망설이면서

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떨구치지 못하고 미지의 세계를 상상하면서

잠시....

지나 온 내 발자취를 돌보기 좋은 이 가을에

Robert Frost 의 시The Road Not Taken 을 잠시 음미 해 본다.

 

 

 

The Road Not Taken

 

by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marked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황금빛의 숲속에서 두 갈래 길에 선 나,

유감스럽게도 홀로 길을 떠난 나그네이기에

두 길 다 가 볼수가 없구나

하나의 길이 덤불로 덮여서 굽어지는 지점까지

멀리 오래 서서 바라 보았지;

 

그리고 나는 엇비슷하게 보이는 다른 길로 들어 섰지,

아마도 풀이 보기 좋게 우거졌고 사람의 흔적이 적은

그 길이 내 마음에 들었나 보다.

하지만 두 길 다 지나간 사람들의 잦은 발길로

비슷하게 닳은 길이었으리라.

 

그날 아침따라 두 길 다 똑같이

아직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낙엽으로 덮여 있다.

오, 나는 첫번 길을 후일에 가 보기로 다짐했지!

그러나 한번 선택된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기에

그 길을 다시 되돌아 가기란 불가능하리라.

 

먼 훗날 어디선가 나는

깊은 한숨을 지으면서 이렇게 이야기 하겠지;

숲 속에서 두 갈래 길의 기로에 선 나는,

남들이 덜 지나간 길을 택했노라고,

따라서 내 삶 역시 아주 달라졌노라고.

 

 

 

 

번역: Helen of Troy

 

 

 

30분간 처음 와 본 강북을 따라서 있는 산책로를 달려보고는...

 

 

다리를 다시 건너서 눈에 익은 강남쪽으로 넘어왔다.

강남이라는 말에 뜬금없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왜 이 다리에서 머리에 떠 올렸는지 피식 웃고 말았다.

 

 

강남쪽의 설익은 단풍...

 

 

다시 내가 좋아하는 이쪽편의 길을 이번에는 덜 한눈을 팔고 제법 빨리 달려 본다.

 

 

내가 즐겨 앉는 이 벤치에서 잠시 땀을 닦고 길게 누워 보았다.

 

 

 

 

고목 사이에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이어진다.

 

 

이 길에 한국처럼 노란 은행나무를 상상 해 본다.

 

여름과 가을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숲...

 

 

온갖 생명을 지탱해 주는 대단한 대지도 아름답네...

 

 

추석 때때옷을 걸쳐 입은 나무 한그루...

 

 

나무 그늘에 세워 둔 차가 있는 주자창으로 ...

 

 

3시간 반동안 오늘 첫 방문한 가을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 아름다운 계절에

좀 더 사람답게 살자고 다짐을 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MUSIC: sINGING cOSMOS

SUNG BY SUMY JO

FROM HELEN'S CD 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