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 Enrage 의 바다와 등대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뉴브런윅 주의 남부에 위치한 펀디만의 아름다운 호프웰 바위 공원에서
서쪽에 위치한 케이프 인레이지(Cape Enrage)롤 향했다.
펀디만의 명소 Hopewell Rocks에서 남서쪽에 위치한 케이프 인레이지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목적지인 케치프 인레이지 직전에 위치한 돌이 그득한 해변에 잠시 차를 세웠다.
긴 여름의 오후라서 5시 반의 여름해는 파란 하늘 위에 아직도 높게 떠 있다.
이곳에서 잠시 걸어서 구경을 하는 중에 플로리다에서 아담한 RV를 타고 약 2000 km를 운전해서
느긋하게 미국과 캐나다의 동부 지방을 3주째 차로 여행중인 부부를 만났다.
60대 중반의 나이로 보이는 부부는 오랫동안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는 베테랑답게
여행다운 여행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우리부부에게 커피를 나누어 마시면서 자잘구리하게 조언을 보태주었다.
케이프 인레이지 입구에 안내표시판...
Cape Enrage 등대지기에 관한 글이 적혀있다.
첫 등대지기인 매티유 그리브씨(Mathew Grieve)시작해서
마지막 등대지기인 노엘 쥬스타슨(Noel Justason)가 1988년에 은퇴로 영원히 사라졌다.
등대지기의 일은 홀로 가족과 뚝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해서 고독하고 힘든 직업이었다.
험난한 바다에서 근처를 지나가는 배와 선원들을 안전하게 안내 해 주기 위해서
주 7일을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해야했다......
1840년에 지어진 이 등대는 계속되는 바다의 풍화작용으로 세번이나 육지쪽으로 옮겨졌다.
등대 초기에는 석탄을 때워서 작동하는 증기엔진으로 작동을 했고,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갑자기 삽시간에 먹구름으로 그득 차 들어오고 있다.
마치 거대한 괴물의 무지막지한 발이 무서운 속도로 다가 온다.
따라서 거센 바다바람도 함께 불어닥치고...
거대한 폭풍괴물은 반대편 하늘로 순식간에 번지고...
불과 15분 전만 하더라도 말짱하던 하늘과 바다가 아무런 경고도 조짐도 없이
갑자기 시시각각 달라지는 파도, 구름, 바람이 걱정도 되고, 당황했지만
이왕 차를 몰고 먼 길을 돌아서 여기까지 왔기에 계획보다 빠른 시간내에 이 곳을 구경하기로 하고
우선 유명한 등대로 이어지는 보드워크를 뛰다시피 달려갔다.
바람이 점점 더 거세어지고, 하늘도 점점 어두어진다.
15초 간격으로 어두어지는 하늘과 바다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마침 밀물시간마저 맞물려서 거센 바다바람과 함께 더 빠른 속도로 바닷물이 육지고 밀려온다.
5:53 pm
거센 바람에도 굳건히 등을 밝히고 있다.
평소에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지만 오늘은 우리 부부만 이 넓은 바닷가에 홀로 남았다.
5:54 pm
점점 거세고 높은 파도가 쉬지않고 육지로 빠르게 밀려든다.
거센 바람에 금방이라도 날라 갈 것 같지만 눈 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은 정말로 장관이다.
바람에 날라갈까 난간을 꼭 잡고
광풍이 불어 닥쳐도 카메라 앞에선 일단 이를 들어내고 크게 웃어본다.
거대한 괴물이 마치 광풍에 미친듯이 춤을 추는 바다와 하늘...
머리는 빨리 주차장으로 발을 옮기라고 종용을 하는데도,
이제는 장대비까지 내리치는 하늘과 바다가 무섭게 흔들리는 모습에 우리는 넋을 잃고 보느라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세찬 바다바람에 금방이라도 끊어질듯 전선이 큰소리를 내고 흔들린다.
5:57 pm
불과 15분 안에 무시무시한 속도로 폭풍이 몰아치더니
같은 빠른 속도로 이곳을 빠져 나가면서 구름사이로 파란 하늘이 빼꼼히 보였다.
조금씩 옅어지는 구름과 아직도 거세게 밀물이 들어오는 바다 사이에
의연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등대...
금방이라도 바다에 내동이칠것처럼 거센 바람이 조금씩 잠잠해지자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 차분해지고 평정을 찾아갔다.
바닷가에 위태롭게 서 있는 소나무가 평소보다 아주 푸르게 보인다.
잠시나마 무섭게 내리는 장댓비 덕에 이렇게 푸르게 잘 자라나보다.
주차장으로 옮기는 발길이 점점 느려지다가 뭔가 미진해서 다시 등대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등대가 잘 보이는 곳까지 천천히 걸어가서 한동안 서 있다가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주차장 가까이서 쳐다 본 하늘도 그냥 가기에 미진한지 한동안 머물러 있다.
바람은 순해졌지만 계속 비가 내려서 차 안으로 피신한 후에
이곳 장소이름인 cape Enrage 와 너무나도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진 모습을 잘 보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차를 몰았다.
다음 마을인 워터사이드(Waterside)로 가는 길에서도 내내 짙은 구름과 비가 우리와 함께 동행을 한다.
그곳에 좋은 와이너리가 있다고 해서 목이라도 축이고 가려고....
바다를 끼고 난 도로는 차 한대만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좁지만
양편에 빽빽하게 들어 선 나무 사이로 구불구불한 도로상에서
날렵한 스포츠카를 타고 카레이싱을 하듯이 운전대를 계속 이리저리 돌리면서 빠르게 달리는 맛도 꽤 좋았다.
어쨌든 이 길엔 우리 둘 뿐이니 맘놓고 신나게 달려 보았다.
이렇게 쭉 울라가다가도...
쭈욱 내려가기도 하고...
화가 고호의 그림에서 볼법한 하늘과 숲이 있는 배경에 포장도 되지 않은 길로 또 올라가고....
이럴때는 automatic gear 보다는 stick shift 가 있는 차가 참 스릴이 있는데....
시계 반대방향으로 질주도 하고...
저 아래 Waterside 동네가 보인다.
지도엔 분명히 표기된 정식 마을인데 고작 몇채의 농가만 보이는 한적한 시골동네이다.
고호의 움직이는 하늘에서 맥베스에서 나오는 마녀들이 춤을 추는 듯 하다가도...
반대편 하늘은 마녀대신 천사들이 날라다닐것 같은 평화롭고 청명한 하늘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방문하고자 했던 Waterside Winery는 안타깝게도 우리가 도착하기 15분 전에 문을 닫았다.
허탈한 가슴을 안고 다시 차에 올라서 하는수없이 물병에 담긴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서
다음 목적지인 Alma로 차를 몰았다.
다시 비구름이 모여들자 다시 하늘이 점점 어두워졌다.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비록 개인집처럼 작을지라도 한두개의 교회가 늘 거리변에 있다.
하얀벽의 검은 지붕의 양식으로 지어진 교회가 세차게 뿌리는 빗방울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왠지 고향같이 푸근하다.
20분 정도 알마(Alma)방향으로 가는 길에서...
펀디만의 북쪽해안에 위치한 작고 아름다운 알마..
케이프 인레이지를 떠난지 약 45분후인 7시경에 목적지인 알마에 도착했다.
알마에서 머무를 숙소....
객실 뒤가 바로 펀디만 해변이 있다.
숙소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한 산뜻하고 정겹게 분위기의 Captain's Inn이 눈에 들어오고,
바로 옆에는 얼추 눈짐작으로 50년쯤 된 오래된 건물 안에 커피샵과 잡화상 건물이 보인다.
그 앞에 세워 둔 작은 차도 못지않게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어서 알마와 바로 인근에 있는 펀디 국립공원으로===>>>
music: Par Les Soirs Bleus D'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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