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빠져나간 Alma의 저녁 바닷가 모습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뉴브런스윅 주는 서쪽으로는 미국의 메인주와 경계하고,
북서쪽으로는 캐나다의 퀘백주와 이웃하고 있으며
펀디만(Bay of Fundy)은 뉴브런스윅주와 노바스코샤 주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아주 넓은 대서양바다에서 펀디만의 폭이 갑자기 좁아져서
세계에서 제일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심한 현상을 낳게 했다.
펀디만 북쪽 해안에 위치한 알마(Alma)
저녁 7시쯤 도착한 알마에서 예약해 둔 숙소에 짐을 푼 다음에 밖으로 나와보니 길 건너편에 위치한
Captain's Inn 숙소와 아기자기한 동네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알마에서 머문 파크랜드 인(Parkland Inn) 안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가서 허기진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이 고장의 유명한 특별메뉴인 럽스터차우더(lobster chowder)가 상상외로 푸짐하고 맛이 있어서
저녁으로 달게 먹었다.
저녁도 먹어서 소화도 시킬겸, 여름날이어서 8시가 가까워도 아직도 훤한 날씨라서 알마 동네를 둘러보기로 했다.
아담한 도시에 걸맞는 자그마한 우체국을 지나서...
숲이 우거진 동네길로 들어서자 저녁 하늘에 무지개가 우리를 반겨준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은 작은 동네 언덕길을 올라서 바닷쪽을 돌아보니
썰물시간이라서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모습이 들어온다.
언덕 위로 올라 갈수록 오래되고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 집들의 형태가 길에서 조금씩 보인다.
여름별장용으로 보이는 집들과 주민들이 사는 집들이 사이좋게 들어서 있다.
한시간 전까지도 비구름이 그득한 하늘엔 파란 하늘에 탐스러운 뭉게구름과
더위를 식혀주는 바다바람으로 산보하기에 아주 상쾌하기만 하다.
40분간 언덕에 있는 동네를 돌면서 산보를 마친 후에 다시 바닷가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바닷물은계속해서 빠져나가서 갯뻘이 선명하게 보인다.
숙소 바로 옆에 위치한 작은 포구로 다가가서 보니
점점 빠져 나가자 정박해 둔 배들이 갯뻘위에 생뚱맞게 늘어 서 있다.
수위가 낮아지니 육지위에 갖혀버린 배들이 pier높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이렇게 묶인 고기배들은 밀물시간인 내일 새벽까지 별수없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렀기에 펀디만에 위치한 많은 도시와 마을들은 늘 그날의 밀물썰물 시간을 잘 알아두어야 한단다.
알마 동네 사이에 있는 작은 이 강은 아주 특이하게 강물의 흐르는 방향이 하루에 네번씩 바뀐다.
지금처럼 썰물일때는 물이 바다로 흘러 나가고 있고, 밀물이 들어오는 내일 새벽이 되면 물이 육지로 흘러 들어간다.
호텔 바로 뒷편에 위치한 바닷가엔 바닷물이 빠져서 서서히 갯뻘로 둔갑하고 있다.
바닷가에서 강의 상류쪽에 위치한 이 작은 포구에도 역시 배들이 육지에 걸터 앉아서 편히 쉬고 있다.
샌들을 신고 크고 작은 돌로 이루어진 갯뻘을 조심스레 걸어 나가 보았다.
해변 깊숙이 찼던 물이 이렇게 도랑이 되어서 졸졸거리며 바다로 빠져 나가고 있다.
제법 물살이 세게 바다로 흘러가고 있어서, 잠시 이 도랑의 어디쯤에서 건너갈까 망설여진다.
남편도 저 아래쪽에서 썰물 시내를 건널 장소를 물색하더니...
알맞은 곳에 놓인 돌들을 딛고 징검다리 삼아서 좀 근사하게 건너려던 우리의 계획을 곧 버리고
바다로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도랑에서 제일 폭이 좁고 물이 얕은 곳을 택해서 그냥 이렇게 건넜다.
둘 다 질척거리는 샌들이 미끄럽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돌과 조개껍질들이 널려 있는 갯뻘 위를 걸어서 바다쪽으로 걸어 나가 보았다.
가깝게 보였던 바다가 점점 빠져가는 썰물로 우리를 놀리듯이 점점 멀리 달아나고 있다.
저녁 8시 40분: 해도 서서히 서쪽하늘로 기울고 있는 해변은 사방에서 바다로 빠져 나가는
물소리만 졸졸거리는 소리만 크게 들린다.
썰물로 점점 넓어져가는 갯뻘을 우리는 뒤뚱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 본다.
걸어 온 갯벌을 잠시 뒤돌아 보니, 저녁 식사 후에 언덕위로 올라가 본 동네도 보이고
호텔 옆에 작은 포구에 갖힌 배들이 어두워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보인다.
서쪽 밤하늘로 서서히 지는 바다와 하늘...
발란스를 잡으려고 팔을 벌리고 천천히 바닷가로 가서 발을 담구려고 다가가지만 생각보다 쉽게 거리고 좁혀지지 않는다.
이젠 갯뻘엔 우리 둘만 덩그러니 남았다.
제법 폭이 큰 이 도랑에서는 아주 많은 양의 물이 바다쪽으로 빠른 속도로 흘러 나가고 있고,
날도 점점 어두워지기도 해서 건너가기를 포기하고, 다시 포구쪽으로 발을 돌렸다.
중간 지점에서 조개가족들이 사이좋게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정다워 보였다.
갯뻘을 벗어나서 발을 대충 씻을 후에 포구 뒤에 있는 해산물 식당겸 금방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작은 수산시장이 있어서 잠시 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육지로 깊숙이 들어 온 이곳 역시 평상시엔 물이 가득찬 강이지만 지금은 이렇게 바닥이 다 보일 정도로
물이 빠져 나가서 조금은 을씨년스럽다.
바다, 산, 그리고 강 사이에 있는 언덕위에 호젓한 저 하얀 집엔 누가 살까?
오른편엔 마치 주차장에 주차해 둔 것처럼 배들이 높은 곳에 주차(선?) 되어 있다.
강을 돌아서 이곳으로 걸아 가 보니 지금은 빼도박도 못하지만
밀물이 들어 올 때를 대비해서 이렇게 단단히 고정을 시켜 두었다.
바다에서 카약타기, 카누타기, 낚시등을 제공하는 건물이 눈에 들어 온다.
가까이 다가가니 잡지 표지에 등장해도 좋을만큼 이지방의 건축양식과 생활이 멋지게 잘 반영한 집이다.
저녁 9시반쯤이 되어서 바다가 바로 보이는 방이 있는 숙소에 돌아 오니 한꺼번에 피로가 몰려온다.
그러고 보니 아침 7시부터 거의 15시간동안 길에서 돌아 다녔으니 당연하고도 남았다.
그런데도 올빼미인 나는 평소대로 밤 12시가 넘어서야 꿈나라로 갔다.
다음날 새벽에...
호텔 직원에게 밀물시간이 새벽 4시가 지나서 시작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밀물로 찬 바닷가를 보고 싶어서 불과 몇시간을 자고 새벽 5시 전에 일어나서
아직도 세상 모르게 자는 남편이 깰까 봐 살그머니 방을 빠져 나가서 바로 옆에 있는 포구가 나가 보았다.
신통하게 포구엔 바닷물이 밀려 들고 있다.
갯뻘 바닥에 갖힌 배들도 이제는 평화스럽게 물 위에 떠 있다.
숙소 뒤에 바닷가도 빠른 속도로 밀려드는 밀물로 어제 밤에 걸었던 자갈이 그득한 갯뻘은 온데간데 사라져 버리고
평범한 해변으로 둔갑했다.
일출과 함께 밀려 든 바닷물로 발이 생긴 이배의 주인은 바다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숙소 바로 맞은편에 있는 식당겸 잡화상인 Harbour View Market & Coffee shop 에서
작은 촌동네답게 푸근하고 친절한 서비스와 착한 가격으로 푸짐한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아담한 식당앞에서...
한 손님이 식당 앞에 주차한 차 위엔 카약과 카누가,
그리고 뒤엔 자전거가 매달여 있다.
우리도 바로 이렇게 이곳을 구경하고 즐기고 싶은데....
무척 아쉽고 부럽다.
호텔로 다시 돌아오니 다시 썰물시간이 되어서 물이 빠져 나가는 모습이 창 뒤로 보인다.
우리가 묵었던 전망이 좋은 숙소를 뒤고 하고 다리 하나만 건너서 위치한
펀디 국립공원으로 차를 몰고 떠났다.
펀디 국립공원에서 하이킹을 다녀 온 후에...
다시 숙소에 돌아 오니 포구 옆에 이렇게 다음 밀물 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오전에 빠졌던 물이 다시 밀려오기 시작한다.
우리의 대단한 지구는 우주의 이치대로 이렇게 절로 알아서 자연의 리듬을 타고 제 임무를 해내고 있다.
이 동네를 둘러 본 중에 제일로 맘에 드는 언덕 위에 하얀집 아래 해변에도 다시 밀물이 밀려든다.
이렇게 육지로 흘러 들어서 반대로 흐르는 강을 이루고...
다시 활기를 찾은 포구...
알마를 떠나기 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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