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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프랑스

[프랑스프로방스 배이송 2] 오래된 중세의 견고한 성곽 동네에서 Vaison la Romaine Provence, France

by Helen of Troy 2013. 6. 12.

 

 

14세기에 지어진 종탑(Belfry Tower)

 

 

배이송 라 로메인 마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 전으로 돌아 간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곳이다.

도시의 이름인  Vaison-la-Romaine 이 말해 주듯이 이 도시는 로마제국 당시에 로마인들(로마의 시민권을 가진자들)에게

도시의 위치와 좋은 기후로 중요한 도시였음을 이 도시에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로마시대의 유적들,

특히 당시에 건축된 많은 공공건물이 이를  입증 해 주고 있다.

 

배이송의 또 다른 매력은 1000여년 전 중세의 도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그때 당시와  별로 달라지지 않은  동네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점이다.

 

 

1세기 로마시대에 건축된 이 다리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이 다리의 디자인은 하나의 아치형식의 다리이며

다리의 길이는 17.2 미터, 그리고 폭은 약 9미터로

아래에 흐르는 우베즈강 (River Ouveze) 을 이어주는 오래된 다리를 건너면

중세의 배이송 동네가 나온다.

 

툴루즈의 귀족들(the Counts of Troulouse) 사이에 생긴 오랜 분쟁으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13세기에 다리 반대편에 위치한 높은 언덕에 커다란 성이 지어지자,

다리 아래 강 주위의 평지에 살던 주민들이 그들이 살고 있는 곳보다

보다 안전한 성 안으로 이주해서 살기 시작했다.

 

이렇게 성안으로 이주해서 살던 이들은 19세기까지 이곳에서 거주하다가

19세기부터 전 유럽에 번진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일자리를 따라서 성 아래로 다시 이주해서 살기 시작했다.

 

중세의 도시 배이송엔 이렇듯 많은 보물들이 잘 보존된 곳으로

오래된 종탑도 여전히 서 있고, 500-900년 된 아름다운 중세의 맨션도 같은 자리에 있고,

돌로 다음어진 좁은 골목길도 그대로  남아 있다. 

 

비교적 짧은 다리를 건너자마자 뒤로 돌아보면...

 

 

그늘 아래에 핑크빛 테이블와 빨간 의자, 그리고 화사한 꽃들 사이에 테이블이

가지런히 놓여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식당 바로 뒤엔 중세에 견고하게 지어진 맨션에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거의 1500 cc 이하의 작은 차들이 성벽 아래에 올망졸망 주차되어 있다.

아마도 이 주차된 차들만 없다면 1000년 전 중세인지 언제인지 전혀 알 수 없으리라.

 

 

매일 오후의 날씨는 30도가 넘어서 어디를 가도 그늘이 고마운 곳이다.

 

 

프로방스 어디를 가도 자주 눈에 뜨이는 은은한 향의 라일락 꽃이 여기에도 지천에 널려 있다.

 

 

우베즈 강 반대편에 보이는 오래된 동네의 모습

 

 

크레이프와 아이스크림을 주로 파는 예쁜 카페가 오른편에 있어서 기웃거려보니

가게 앞 창문에 파노라마 전망이 보이는 테라스가 있다고 해서

더위도 피하고, 원조 크레이프도 맛을 볼 겸 안으로 들어 가 보았다.

 

 

과연 테라스에 나가 보니 180도 파노라마 view에 아래는 우베즈 강이 흐르고,

파란 하늘이 그득한 테라스의 테이블에 앉아서

맛도 좋고, 질도 좋지만 값은 저렴한 이 동네에서 오래 전부터 자랑하는 불란서 백포도주를

1 리터를 주문해서 시원한 와인을 마시면서 중세의 동네의 느긋한 일상을 흉내 내 보았다.

 

 

버터향이 고소한 얇은 크레이프 안에 여러가지 과일과 초콜렛이 든 crepe이입에 들어가자 마자 살살 녹는다.

 

아침을 호텔에서 푸짐하게 먹기도 했고,

아직 점심을 먹기에 이른 시간이라서 커다란 크레이프도 반 정도 밖에 먹지 못하고

주문한 와인도 반도 마시지 못해서

주인의 딸인 고등학생인 예쁘장하고 순하게 생긴 웨이트레스에게 남은 와인을

성곽길을 한바퀴 돌고 온 후에 다시 와서 마시고 싶으니 잠시 냉장고에 보관 해 달라고

불어반 영어반으로 얘기를 했더니

생글생글 웃으면서 oui, oui, 라고 하더니

조금 있다가 위에 보이는 오렌지 쥬스 병에 남은 와인을 따라서 뚜껑을 닫아서

식당을 나서는 우리들에게 건네 주는 것이 아닌가...

 

이상한 동양부부가 와서 마시다 남은 와인을 싸 달라고 한 격이 되었으니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뻔해서 처음엔 무척 당황해 하다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다 함께 크게 웃으면서 싸 준 와인을 남편의 가방에 넣고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가면서 홀짝 홀짝 마시면서 가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았다.

 

 

몇집 건너서도 달콤하고 차거운 아이스크림과 크레이크 가게에 손님들이 붐빈다.

 

 

날씨가 더워서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수도가 자주 눈에 띄인다.

이곳부터는 차통행은 금지되고, 자전거와 발로 걸어서만올라 갈 수 있다.

 

 

성곽이 꽤 높고 가파르기에 오랫동안 비교적 안전하게 주민들이 살 수 있었다.

분쟁이 없는 요즘엔 그저 한적하고 평화스럽기만 하다.

 

 

수도 건너편에 피자집과 갤러리가 있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오래된 성과 주위 동네를 잘 구경 한 후에

위에 보이는 피자집에 다시 와서 저녁을 잘 먹은 곳이다.

 

 

계속 언덕길을 올라 가니,

프로방스의 특유의 파스텔 톤의 창문이 보이는 식당과 카페가 눈에 들어 온다.

 

 

인테리어 잡지에서만 보던 아름다운 모습에 발길이 절로 멈춘다.

 

 

잠시라도 프로방스 풍이 그득한 이곳에서 잠시 쉬고 싶어서 성벽 바로 아래에 있어서

그늘진 시원한 곳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시원한 아이스 티 한잔을 아껴 가면서 천천히 마시면서 한동안 머물렀다.

 

 

우베즈 강 건너편에 들어 선 오래된 건물들이 보인다.

오래되어서 허름하고 낡아 보이지만

건물 내부는 정기적인 보수와 리모델링을 해서 새집같이 산뜻한데다가

건물 뒤에 바로 우베즈 강이 흐르고 있어서 백만불짜리 멋진 전망이 있어서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는 상당히 아름답고 분위기가 끝내주는 근사한 집들이다.

 

가운데 노란 천막이 쳐진 곳이 유명한 식당인데

다음날 저녁에 천막이 있는 테라스에 앉아서 석양을 보면서 저녁을 먹은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암벽엔 전쟁터에서 전사한 이지방 출신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비와 동상이 있다.

세계 2차대전을 비롯해서 1차 대전등 크고 작은 전쟁에서 목숨을 받친 군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계속해서 좁고 오래된 길을 올라가니 여기에도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 나오고

그들이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에 딱 좋다.

 

 

오래된 길 한 가운데로 매끄럽게 만들어 놓아서

이곳을 찾는 많은 바이커들에게 배려를 한 흔적이 보인다.

 

 

1000년 전에 잦은 전쟁을 피해서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해서

여전히 이곳에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사람들의 편의를 도와주는  아무런 현대적인 이기와 시설이 없는 이곳에서 살다 보면

비만과 거리가 멀고 건강하게 살 것 같다.

굳게 닫힌 저 문 뒤에 어떤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무척 궁금하다.

어디를 가도 현대의 문명이기들 홍수에 사는 우리들보다는

아무래도 예전처럼 느긋하고, 관조하는 삶을 살거라는 추측을 해 본다.

 

 

이렇게 조용하고 좁고 오래된 길에 혼자 우두커니 한동안 서 있으니

어디선가 말굽소리를 따각따각 울리면서, 투구를 쓰고 긴 창을 든 흑기사가 어디서 불쑥 튀어 나올것만 같다.

 

 

현재 온도는 34도에 육박해서 그늘도 오늘은 덥다.

 

 

분수가 곳곳에 있어서 더위를 식혀준다.

 

 

이곳이 둘째날과 세째날에 머물기로 한 호텔이 나왔다.

오래된 중세의 맨션을 호텔로 리모델링을 한 아주 특색이 있는 건물이다.

 

 

 

호텔의 프론트 바로 옆에 있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lounge...

 

 

 

어디를 둘러 봐도 수백년이 넘는 앤틱이 잘 배치되어 있다.

 

 

프론트에서 우리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오래된 계단...

성안의 면적이 한정이 되어서 집 크기도 한정이 있고, 층계도 나선형으로 좁게 지어졌는데

수백년 사용해서 돌로 만든 층계가 닳아서 어디를 봐도 직선은 없고 다 곡선인 층계위를

무거운 짐 가방을 들고 조심스레 올라갔다.

 

우리가 보통 연상하는 호텔을 포함함 건물은 1층, 2층, 3층,등마다   편편한 복도가 있는 곳인데

이 호텔은 나선을 타고 빙빙 돌아 올라 가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오른편에 방이 하나씩 있는

아주 재미난 구조의 호텔이다.

 

 

수백년 된 맨션이지만 오래된 가구만 제외하고는 다 5년 안에 보수공사를 거쳐서 산뜻하다.

 

 

호텔 방에 있는 전망이 좋은 창문을 통해서 강 아래의 배이송 도시가 내려다 보인다.

 

 

배이송 도시를 둘러싼 높은 산들이 저 멀리에 보이기도...

 

 

목을 길게 빼고 호텔 옆방쪽으로 바라다 보니 갑자기 내가

중세의 영주가 사는 견고한 성 안에 갇혀 사는 라푼젤이나

천일의 앤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중세 분위기가 농후하다.

 

 

 

커메라를 줌해서 땡겨 보니 아래에 커다란 주차장이 있고,

그 주위에, 시청, 우체국, 관광 안내소, 박물관등 공공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잘 보인다.

 

 

 

일단 더위에 흘린 땀을 씻기 위해서 시원하게 샤워를 한 다음에 호텔 테라스로 내려 가보니

역시 이곳도 우베즈 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식사를 할 수 있게 테이블이 놓여져 있다.

 

 

내 두손에  들지 않을 정도로 화사한 핑크빛의 커다란 수국을 포함해서 아름다운 정원도 테라스에 있어서

그야말로 프로방스 분위기를 끝내주는 곳이다.

 

 

강렬한 태양을 피해서 머리 위엔 늘 이렇게 접고 펼 수 있는 blind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고

저 밑에 주차장 근처에는 아예 차거운 스프레이도 뿜어 주기도 한다.

 

 

다음날 일찌감치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려고 이곳을 다시 찾으니...

호텔 식당에서 갓 구운 각종 페이스리는 물론, 치즈, 요거트, 과일, 채소들이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다이어트고 뭐고 아무 생각없이 양껏 천천히 포식을 했다.

 

 

 

 

 

 

 

 밥도 잘 먹고, 샤워를 한 후에 기운을 되찾아서

다시 이쁜 이곳을 지나서

언덕 꼭대기에 있는 오래된 성으로 향했다.

 

 

 왼쪽 집 대문이 마침 열려서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집 안을 훔쳐 보았는데

잘 가꾸어진 정원 가운데에 고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작지만 고풍스런 집이 있다.

 

 

 시원한 물이 있는 분수 옆에서 나도 기념촬영....

아이들처머 아예 신발을 벗고 다리를 분수 물에 담구어 보기도...

아무도 없으니 뭐라는 사람도 없으니 뭐..

 

 

 이렇게 가파른 길을 걸어 올라가도 힘들고 더운데

이 길을 자전거로 자유자재로 오르는 중년과 노년들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감히 흉내도 못 낼 것 같다.

 

만개한  무궁화  꽃이 고즈넉한 길을 향기를 풍기고 있다.

오래된 대문 뒤가 여전히 궁금하다.

 

 

 오랜만에 길 위를 걷는 한 가족을 만나니 무척 반갑다.

십년지기 친구처럼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잠시 그늘에 서서 서로의 여행얘기를 주고 받았다.

 

 

 길바닥도, 벽도, 딱딱하고 차거운 느낌의 돌로 둘러 쌓였지만

사방 천지에 푸른 나무와 화사한 꽃들이 만발해서 그나마 부드러워 보이는 동네

 

 

 아담한 꽃집에서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은은한 보라색 라벤다  꽃을 재료로 소품을 만들고 계신다.

 

 

 향이 좋은 라벤다 한묶음을 사려다가 내려 오는 길에 사려고 맘을 먹었는데

내려오다 보니 아쉽게도 이미 문이 잠겨 버렸다.

 

 

 유럽의 오래된 동네만 가면 잊지않고 꼭 카메라에 담는 것이 그동네의 명소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가서 다양한 디자인의 대문들이다.

왠지 사람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상징하는 대문에서 그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집주인의 개인 취향을 체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인 castle 이 가까워지고...

 

 

 

 

 

계속해서 언덕위에 오래된 성(Castle) 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