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Sun Dog을 아시나요?

 

11월 20일 아침 8시 반경  집 뒤 하늘에 나타난 Sun Dog 현상

 

 

막내가 먼저 등교를 하고, 복덩이 아들이 막 출근 한 후에

대문 앞에 배달된 신문을 들고 식탁에 앉아서 우연히 창 밖을 바라보니

지붕 위로 태양이 붉게 떠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여느 아침과 달리 유난히 붉은 태양 주위에

커다란 반지 모양의 무리도 함께 떠 있는 것이 아닌가!!

과거 10년 사이에 세번째 보는 현상인데 아쉽게도 카메라에 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얼른 카메라를 집어 들고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영하 22도의 추운 베란다로 일단 나가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태양의 왼편에 희미하게 또 하나의 해가 눈에 들어 왔다.

점점 밤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태양도 느지막하게 늦게 뜨고, 8시반인데도 여전히 어둑어둑하다.

 

 

하늘은 조금씩 밝아 오고...

 

 

태양도 조금씩 높게 떠 오르고...

 

 

왼편의 작은 태양도 조금씩 길어지고...

 

 

이렇게 아름다운 장관이 없어지기 전에

얼른 무엇인가를 간절히 빌어야 하는데...

무슨 배짱인지 아직도 외투를 걸치지 않고 눈이 덮인 베란다를 들락거리다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지...

 

 

왼편의 불기둥은 점점 높아져 간다...

 

 

드디어 외투와 부츠를 신고 베란다 한쪽으로 다가가니

드디어 붉게 떠 오르는 태양의 양쪽에 두개의 작은 태양의 모습이 제대로 보여서

이 때를 놓칠세라 셔터를 두세번 눌어 대고 건진 귀한 장관...

 

 

신비감이 점점 더해진다.

 

 

그것도 잠시 해가 조금씩 높아지나 주위의 하늘이 밝아지면서 신비한 불기둥의 색감도 조금씩 엷어진다.

 

 

근처 공원에서...

 

 

Sug Dog 현상을 설명하는 도표

햇빛이 22도 각도에서 육각형의 ice crystal을 통해서 굴절되어서 양쪽에 sun dog이 생겨난다.

 

 

썬독(Sun Dog) 은 하늘에 원체 태양과 그 태양 양 쪽에 두개의 추가의 해가 뜬 것처럼 보이는 현상으로

햇빛이 대기권에 있는 얼음 결정체를 통과하면서 굴절되면서 생겨나는데

실제로 제대로 보기에 쉽지만은 않아서 운이 따라야 한다.

이 현상을 보려면 몇가지의 조건이 따라 주어야 하는데

우선 태양이 지평선에서 45도 이하의 각도로 하늘에 떠 있어야 하고,

보는 사람의 눈과 태양이 같은 수평면에 놓여 있어야 하고

그리고 작은 육각형의 얼음 결정체들이 태양에서 가까운 위치에

같은 horizontal plane 에 존재해야만이 썬독 현상이 가능하다.

보통 썬독은 태양 양쪽에 쌍으로 나타나고, 때때로 halo가 동반하기도 하는데,

이는 햇빛이 결정체를 통과하면서 여러방향으로 굴절되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썬독은 Parhelion 이라고 불리우는데,

그 이유는 그리이스 어로 'para; 라는 뜻은 가깝게 인접해 있다는 뜻이고,

'helios' 라는 단어는 태양을 의미하는 복합단어로 태양 주위에 일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이 현상은수천년 전부터 이미 기록으로 남겨졌고, 주로 불길한 징조로 받아드리는 시기도 있었고,

다른 시기와 지역에서는 이 현상을 보는 자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도 믿기도 했다. 

 

이 현상은 얼음 결정체(Ice Crystal)들이 대기에 충분히 존재해야 가능하기에

주로 추운 지방이나, 겨울에 볼 수 있는데,

어제 아침 기온이 영하 22도의  맑은날에 습도가 높은 상태라서

고작 10분간의  신비스럽고, 진귀한 현상을 볼 수 있어서

왠지 올 한해를 잘 마무리 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 살면서 바로 내 코 앞에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무심하게 지나쳐서, 무슨 기회를 놓친지조차 모르기도 하고,

그리고 우리에게 찾아 온 좋은 기회도 나를 위해서 하릴없이 기다려 주지 않고,

늘 준비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행운의 여신이 그 기회를 안겨다 둔다는 생각도 든다. 

 

 

 

구글에서 모셔 온 우리 동네에서 발생한 sun dog 사진

 

 

9시에 높게 떠 오른 태양으로 썬독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창가의 크리스마스 선인장 세그루에서

빈틈없이 수백개의 꽃봉우리가 다투듯이 터지는 걸 보니

곧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인 대림절이 다가 옴을 용케도 알아 채리고

우리들에게 시간을 잘 맞추어서 제대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라고 조용히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