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손 뜨게질로 만든 따스하고 화사한 판초
겨울이 일찍 찾아드는 우리 동네의 11월은 완연한 겨울철 날씨이다.
낮이 짧아지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밤은 길어지는 요즘에
따스한 벽난로 옆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뜨게질 하다 보면 긴 밤도 덜 지루하고 길게 느껴진다.
지난 번 9월 초에 소재와 색상별로 수백개의 털실을 정리 해 두었더니
만들고자 하는 소품을 위해서 원하는 털실을 찾기에 무척 수월해져서
며칠간 걸려서 그많은 털실을 깔끔하게 정리한 보람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번에 만들어 본 판초는, 목도리와 목토시 보다는 좀 길고 넓게 만들어서
아래에 아무 옷을 입을 수도 있고, 사이즈에 구애받지 않기도 하고,
쉽게 걸칠 수 있게 만들어 보았다.
판초 소재로 사용된 Universal Yarns 회사 제품인 Classic Worsted Tapestry
아크릴과 모가 반반씩 썪인 혼방실로 손빨래가 가능하다.
판초에 사용된 위의 털실이 조금 모자라서 다른 소품을 만들고 남은
이 실을 사용해서 목부분을 만들어서 겨우 마무리를 했다.
이 판초는 도안을 보고 만든 것이 아니라
눈대중으로 콧수를 정하고 아래부분에서 시작해서 직사각형 모양으로 떠 나가다가
목 부분에 가서 목이 들어 갈 만큼 오픈을 해 두었다.
판초의 양쪽 아래에 단추 4개를 달아서 아래부분을 이었다.
판초의 아래 부분은 역시 3년 전에 목도리를 만들고 남은 짜투리 털실과
코바늘을 사용해서 반원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미리 이런 디자인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기 보다는 판초를 떠 가면서
그때마다 즉흥적으로 떠오른 디자인으로 만들다 보니
자세하게 몇코로 시작하고 어느 부분에서 어떤 뜨게질 방법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사용한 털실의 양을 내 자신도 잘 기억이 안 나서
같은 판초를 만들고 싶어도 자신이 없다.
예상보다 필요한 털실이 많이 들어가서
하는 수없이 얼마 전에 목도리를 만들고 남은 같은 소재지만 색상만 다른 털실을 사용해서
목부분과 어깨 부분을 마무리 했다.
사용할 털실이 생겨서 목부분은 turtle neck 처럼 길게 떠서
목부분을 따스하게 만들었다.
털실 자체가 핑크, 보라, 노랑, 하양, 오렌지, 갈색등 무지개 색상이 골고루 포함되어서
화사하면서도 간단하게 특이한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는 소재이다.
판초의 아래 부분도 메인 털실이 모자라서 궁여지책으로 비슷한 색감이지만
소재가 아주 특이한 짜투리 털실을 코바늘로 조개껍질 (scallop)모양으로 마무리를 해서
길이도 늘이고, 디자인 변형을 가져 보았다.
판초의 뒷 모습...
다시 앞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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