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에서 분위기를 바꾸어서
잠시 아름답고 웅장한 자스퍼의 로키산맥으로...
8월 한여름에도 쌀쌀한 컬럼비아 빙하에서...
있는 옷을 다 껴 입었는데도 추워서 웃는지 우는지 나도 분간이 안 간다.
(2013년 8월 7일)
2013년 8월에 동생가족과 함께 자스퍼 국립공원을 방문해서
3일간 머물렀던 Bed & Breakfast 숙소를 떠나기 전, 차에 짐을 실는 동안
차에 싣고갔던 자전거를 조카 녀석이 신나게 타고 있다.
이날의 목적지인 컬럼비아 빙하로..
자스퍼 시내에서 93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약 100 km 달려서
유명한 컬럼비아 빙하(Columbia Icefields)로 이동...
로키산맥의 일부를 자치하고 있는 자스퍼 국립공원은 캐나다 서부의 알버타 주 서쪽 끝에 위치해 있고
역시 잘 알려진 밴프 국립공원은 자스퍼의 바로 남쪽에 위치해 있다.
자스퍼 국립공원의 면적은 10,878 km²로 남한면적의 약 1/10에 해당한다.
93번 국도를 타고 바로 앞에 동생네가 타고 가는 차를 쫓아가면서...
얼마 전에 고속도로에서 신나게 달리다가 앞에 가는 차에서 튕긴 작은 돌이 날라서
내 차 앞면 유리에 부닥치면서 바로 금이 짝 가 버린 차 앞유리.
좀 볼성 사납긴 해도 다행히 비도 새지 않고 멀쩡해서 잘 몰고 다닌다.
좀 더 심하게 망가지면 그때 가서 유리를 갈려고 기다리는 중인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참고로 알버타 주에서는 긴겨울에 눈이 많이 오기에
도로에 모래와 작은돌과 약간의 소금을 배합된 것을 길에 자주 뿌리는데
재수가 없으면 이런 돌이 자주 날라 오기에 차 앞 유리에 곰보자국 몇개 정도는 보통이다.)
험난한 로키산맥의 날씨는 언제나 변화무쌍하기 일쑤인데,
이날도 예외는 아니어서, 떠날때는 그렇게 덥고 화창하더니,
점점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덮여 오고 강한 바람까지 불어댄다.
이 자리에서 감히 실토를 하자면, 이 사진들은 오른 손으로 운전을 하면서
왼손으로 카메라를 앞으로 들이대고 그냥 눌러서 운좋게 나온 사진이다.
(그러고 보니 그 사이에 검게 보이는 chip(기스)가 생겨났다.)
컬럼비아 빙하에 도착해 보니 그동안 자주 와서 눈에 익은
안드로메다산(Mt. Andromeda) 봉우리들이 반갑다.
한국이나 외국에서 손님이 오시면 으례히 밴프와 자스퍼로 모셔오기도 하고,
매년 가족여행도 한두번 다녀가서 이번이 어림잡아 이곳에 스무번째이지만
올때마다 날씨도 다르고, 계절도 다르고, 빙하의 모습도 달라서 늘 새롭기만 해서 다행스럽다.
세계 유적지로 지정되었다는 안내문..
컬럼비아 빙하는 한때는 캐다사 서부 전역을 뒤덮은 거대한 빙하의 잔재물로
로키산맥에서 제일 규모가 큰 빙하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스퍼 로키에 위치한 최고봉 산 3/4이 이 빙하 주위에 들어 서 있는데,
덕분에 태평양에서 불어 오는 습한 바람의 습기를 이 주위에 머물게 해서
일년에 평균 7 미터의 많은 눈이 이 지역에 내린다.
결과적으로 내린 눈이 짧은 여름에 녹는 눈보다 더 많기에 지속적으로 눈이 점점 쌓여가기 마련이다.
이런 현상이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쌓여가는 눈은 그 무게로 점점 어름으로 변하고
그 면적도 점점 넓어지면서 빙하가 만들어지게 된다.
빙하는 한마디로 물 대신에 눈과 어름이 천천히 흐르는 강이라고 할수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축적되는 어름보다 녹는 양이 많아져서
과거 125년간 원래 빙하의 부피의 반이 사라졌고,
빙하의 앞부분인 toe가 약 1,5 km 뒤로 물러나면서
수만년이상 빙하 아래에 깔려있던 지면이 점점 들어나고 있기도 하다.
해발 3450 미터에 달하는 안드로메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짧은 로키의 여름에 녹아내린 빙하로 작은 개울이 졸졸 흐른다.
오른쪽에 있는 빙하로 가까이 가기 위해서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나도 이 대열에 끼어서 빙하로...
빙하에 가까워지면서 점점 기온도 떨어진다.
이 춥고 돌로 덮이 척박한 곳에서도 야생화가 곱게 피어있다.
빙하가 움직이면서 위에서부터 운반 해온 돌과 자갈, 나무들이
빙하가 녹으면서 힘을 약해지면서 양쪽에 내려놓아서 생겨난 지형인 모레인(moraine)을 설명한 그림
그리고 1885년부터 60% 이상의 빙하의 부피가 사라졌고,
그 부피는 3억5천만 m3 에 달한다.
빙하 사이에 좁지만 아주 깊게 갈라진 곳을 Crevass라고 하는데
매년 이 크레바스 사이로 떨어져서 사망한 사람들이 발생한다.
특히 눈이 내려서 그 위를 덮으면, 보이지 않아서 더 위험하다.
바로 이곳이 1992년에 빙하의 toe 가 있던 지점을 알리는 팻말이 서 있다.
이렇게 과거의 빙하의 끝자락 위치를 알리는 팻말이 이어진다.
드디어 컬럼비아 빙하가 한 눈에 들어왔다.
조금 더 가까이 가 보니
빙하의 끝부분을 가로 질러서 녹아내린 물이 강을 되어서 흐르고 있다.
1학년 4학년되는 조카 녀석들 때문에 여기까지만 오기로 했는데...
빙하 위로 걸어가는 모습에 내친 김에 우리 부부는 저기까지 가 보기로 의기투합하고...
일단 얼음이 녹아서 차디 찬 물이 흐르는 강을 건널 곳을 찾아서 일단 왼편으로 이동..
빙하 바로 앞쪽의 강의 폭은 제법 넓어서 건너기엔 역부족
사람들이 몰린 곳으로 가던 중에 lateral Maraine 이 높게 형성되어있다.
3500 미터의 안드로메다 봉우리엔 한여름에도 여전히 만년설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
드디로 강 폭이 좁은 곳이 보여서 일단 여기를 건너서...
수차례 여기를 다녀 갔지만 일행들의 사진을 찍어 주느라 정작 나의 인증샷이 없던 터라
남편 옆구리를 찔러서 일단 이 지점에서 한장을 확보해 두고...
여기서도 한장 더...
바람이 몹씨 불어서 완전 제멋대로 놀지만 포즈는 잡아본다.
빙하가 서서히 움직이면서 빙하 아래에 딸려가는 돌과 자갈이 지나가면서
이 바위에 평행으로 빙하 특유의 선 자국( striations) 을 새겨 두었다.
이 바위에도 striations,,,
이 개울을 건널 마땅한 곳이 저 멀리 보인다.
고맙게도 누군가가 나무를 걸쳐 두었다.
재가 먼저 건너고 완전히 따뜻하게 껴 입고 무장한 남편이 뒤따라서...
우리도 어렵사리 드디어 빙하 위로 올라 왔다.
지금 봐도 강풍에 날라 갈 것 같고, 엄청 춥지만, 기분은 엄청 좋기만 하다.
계속해서 컬럼비아 빙하 2편으로